쿨한 척 했습니다.

lord9 작성일 12.08.03 10: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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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눈팅만 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로그인 하여 글을 남깁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생긴지 3년 남짓한 중소기업 생산직에서 2년 조금 넘게 근무하고 있지요.

이곳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 눈에 띄는 여자가 한사람 있었습니다.

나이는 저와 동갑. 작은 키에 그다지 예쁘다고 볼 수 없는 얼굴이었지만 비율이 좋고 피부가 뽀얗고, 화려하진 않지만

센스있게 옷을 입는 여자였습니다.

주변을 통해 그녀의 뒷조사를 해보니

6살 짜리 애가 있는 이혼녀라며 다들 말리더군요. 하지만 전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독신주의자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조금씩 그녀와 가까워졌고 약 3개월 후 부터 사귀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부족한 저를 인정해 줘서 약간 진급도 하였고, 그녀와 가끔 싸우기는 했지만

제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 고치더군요. 그리고 즐거운 연애를 했습니다.(참고로 연애 초기에 저는 그녀의

호구였으며 저는 그 부분에 대하여 차분하게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부분들을 고쳤습니다)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앞으로 결혼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혀 왔으며,

(위의 다툼과는 아무 상관 없는 부분입니다)

저도 독신주의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재밌게 연애만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올해 초 저는 제가 근무하던 A부서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그녀는 B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겨우 12명 정도가 근무하는 부서였지만 특수한 설비를 다루는 부서였고 관리자가 되면서(말단이지만) 실무에서는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저희 A부서는 두개로 나뉩니다. A-1과 A-2으로 나뉘며(사용하는 설비의 특성이 크게 다릅니다)

A-1부서는 7명  A-2부서는 5명입니다. 그동안 관리자는 A-1부서에서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되는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으로 A-2부서 출신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어린분들은 아마 '실무능력은 뛰

어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진급을 할 수 없는 입장'을 많이 경험 해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 상황을

많이 겪어 봤는데 그 반대의 상황을 경험한다는 것은 참으로 애매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희부서 최연장자입니다)

저에겐 조금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A-2부서의 업무는 제 후임들에게 맡기고 저는 A-1근무자들을 챙기고 그쪽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저는 A-1근무자들과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되었

습니다. 하지만 A-2근무자 들이 저에게 반감을 가질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저는 A-2근무자들에 기대가 커서

의도하지 않게 그들에게 함부로 대한 부분이 있었니다)

 

A-2 근무자들은 다음의 5명이었습니다.(경력순 나열입니다)

 

1 : 30세. 젊은 시절 운동을 했던 친구로 의리있고 남자다움. 믿음직하여 필자가 A-2부서를 총괄해 주기를 부탁함.

 

2 : 29세.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성실함. 하지만 필자의 실수로 A-2직원들을 함부로 대한 부분에 반감이 큼.

 

3 : 27세. (여) 필자의 여자친구의 절친으로 B부서의 업무에 환멸을 느껴(B부서는 전부 여직원으로 구성되며

             여성들 특유의 뒷담화가 매우 심함) A-2부서로 전직. 필자와는 매우 친근한 사이였으나 필자의 실수로

             인해 필자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음.

 

4 : 31세. 개성이 강한 신입사원.

 

5 : 25세. 역시 개성이 강한 신입사원.

 

 

4와 5인 신입사원들은 저에대하여 편견 같은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사원들인 1, 2, 3 은 저에게 크게 실망을 한 상태였으며 저는 그들과 다시 소통 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 1과 3은 다시 저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아직도 2는 저에게 대한 마음을 굳게

닫고 있었으나, 공과 사를 잘 구분하는 2에게 전 큰 불만이 없었습니다. 다만 천천히 이 친구의 마음을 열어가자는

생각만 있었습니다.

 

나름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2와 소통이 되지 않는 부분은 천천히 해결 할 생각이었으며, A-1과 A-2부서가 화합하여

잘 지낼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찜찜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7월 중순경 부터 여자친구의 태도가 이상해 진것이었습니다.

저는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나 집안에 무언가 말하기 힘든 문제가 발생 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휴가를 가기 전 마지막 근무날 인 7월 28일 퇴근길 차안에서 저는 그녀에게서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아야

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알게 된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마음이 많이 커졌다. 그동안 생각지 않고 있던

결혼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저와 그녀는 어차피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만남이었으니 언젠가는 끝날 것을 알고있었습니다.

 

저는 쿨하게 대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 그렇게 힘들어 하지 말고 진작 내게 말하지 그랬냐. 널 쿨하게 보내주겠다.

부담갖지 마라'

 

 

그리고 지옥같은 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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