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짱공유 오랜만이네요. 항상 연애문제로 힘들때마다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자 찾아왔는데 오늘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글이 조금 길 것 같은데 잘 읽어주시고 값진 조언을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일단 그애는 저보다 2살어리고 저의 제일 친한 이성친구의 여동생입니다. 현재 저는 25살, 그애는 23살이구요.
친구에 대해 짧게 말하자면 어릴때부터 친했고 10년이 넘도록 저를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그런 그애의 동생이었기에 마찬가지로 어린시절부터 제 동생처럼 생각하며 대해주고 지내왔습니다.
우리는 수년간을 정말 가깝게 지내온 사이였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이 붙어다닌다고 엮어대던 친구들도 나중엔 정말 남매같다고 말할 정도였죠. 그렇게 가까이 지내면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도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친구를 통해 걔를 알게된 8년정도의 시간동안 말이죠.
그런데 얘를 오래 만나면서 느낀건 애가 참 언니와 다르게 철부지 같은면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중심적이기도 하고 생각이 많이 어렸죠. 때로는 매정하게 느낄때도 많았구요. 그렇지만 저는 오히려 오빠의 마음으로 그런 그녀를 더 보듬어주고 챙겨주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쭈욱 친하게 지내다가 지금은 저는 학교를 다니고 있고 그녀는 버스로 약 40분거리에 있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자주 만났고 많게는 일주일에 4,5번 못봐도 일주일에 1번정돈 무조건 만나서 밥을 먹기도했고 영화를 보기도했고 술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약간의 스킨십정도는 자연스럽게 하고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무리 친한 이성친구라도 스킨십은 함부로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걔 역시도 아무리 친한 이성친구라도 어깨를 가볍게 툭 친다거나 하는 정도만 허용하는애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다닐정도로 가까워져버린거죠.
얘기가 자꾸 길어질거같아 바로 전개시켜버리자면 저는 갑자기 그애가 좋아졌습니다. 정확하겐 갑자기 좋아졌다기보단 언제부턴가 좋아했는데 그 감정을 느끼게 된거죠.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혼란이 큰 시간중 하나였을겁니다. 하지만 이미 좋아진거 혼자 마음앓고 있지말고 고백은 해버리자고 마음을 먹었죠. 솔직히 거절당할거 같았고 거절당할까 무서웠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편한 남매같은 사이.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요.
차마 말꺼내기가 힘들어 하루하루 미루다가 집에 데려다주던 길에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막 웃더군요. 저도 웃었습니다. 하지만 진짜라고 하자 상황이 조금 진지해졌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1시간정도 걸으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알게된 의외의 사실이 얘도 1년정도전에 잠깐이지만 이런 감정을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정말 오빠처럼 느낄 정도로 편한사이고 그 이상의 관계가 된다하더라도 자기가 성격상 잘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내가 좋으면 고백을 받고 싫으면 거절하라고 했습니다. 조금 고민하는가 싶더니 결국 제 고백을 받아줬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했지만 시작과 동시에.....아니 일주일만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확신이 안선다는군요. 처음에는 누구보다 편한사이고 저를 누구보다 괜찮은 남자라 생각해서 고백을 받았지만 막상 사귀고나서 보니 오히려 사귀기전에 비해 더 어색해지고 불편해졌다고 그러더라구요. 물론 제가 걱정했던 부분이긴 했습니다. 저도 실제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주일동안 만나고 연락하면서 조금 어색하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내온 사이가 있고 시간이 있는데 갑자기 사귄다고해서 확 바껴버릴리 없으니까요. 최소한 한달정돈 이렇게 지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얘는 그걸 못견뎠나 봅니다.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하더군요. 직감적으로 우리는 끝났다는걸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틀 뒤, 물어봤습니다. 생각좀 해봣느냐고. 달라진게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그냥 친한 오빠동생사이인거 같다고. 그렇게 지내온 그 사이를 넘지 못하겠다고 그러더라구요. 쿨한척 하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거절당하면 다신 못볼 생각하고 고백을 했기에 니말 잘알겠고 아쉽지만 잘지내라고 했습니다. 물론 실제론 더 길게 적었지만 짧게 설명하자면요. 그러자 갑자기 당황하더군요. 다시 그전과 같은 관계로 지내는 걸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옆에 남아봤자 서로 불편할테니 그냥 완전히 끝을 보는게 낫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한번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몇년을 친남매처럼 지냈는데 갑자기 사귀는거도 이상하고 이렇게 다시 안보는 사이가 되는 거도 이상하다며 조금 길겠지만 진지하게 만나보면서 생각해볼 시간을 달라길래 저는 바라던 부분이기도 했으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만남을 유지하면서 제가 조금더 진심을 보이고 어필할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기때문이죠.
이때까지만 해도 약간의 희망이 생기는듯 했습니다. 먼저 진지하게 만나보면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건 걔였으니까요. 근데 다음날 돌연 잠수를 타버리더군요. 전화도 안받고 카톡도 3개를 보냈는데 연거푸 십더군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겠거니 하고 그냥 며칠을 기다렸습니다. 그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지옥같고 답답해 미쳐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오늘 새벽에 카톡을 날렸습니다. 먼저 긴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자는게 너였으면서 이렇게 내 연락을 십어버리면 어떡하냐고 하면서 나는 답답해 미치겠으니 무슨말이라도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니 답장이 와있었습니다. 너무 차갑고 매정한 말투로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거 같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앞으로 보지말자고 하면 그렇게 할게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조금 매정하다 느껴왔지만...상황이 조금 납득이 가질 않더군요. 이럴거면 왜 진지하게 만나면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한거고...왜 하루만에 그냥 잠수를 타버리고 왜 기다리는 저를 뒤로하고 지내다가 제가 먼저 연락을 하니 기다렸단듯 저런 말을 한건지...참...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연락이 안되는 시점에서 저는 이미 이별했고 끝났다라는 생각에 마음정리를 해왔지만...그것이 결국 이렇게 현실로 일어나버리니 조금이나마 남았던 희망의끈마저 사라지고...굉장히 힘드네요.
조금 매정하다 느끼긴하지만 딱히 저는 얘를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뭐 그 마음을 채워주지 못한 제가 잘못한거겠죠. 아니면..서로 타이밍이 어긋났거나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답은 나와있는 상태겠죠. 이대로 끝이라는거. 주변에 남아봤자 이미 그전과 같은 사이로 지내기는 힘들거구요. 그래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받아들여야겠지요..ㅠㅠ...
좋아하는 여자와 결국 잘 안됬다는 그것보다는 몇년을 가장 가깝게 지내던 동생을 이렇게 잃게 된다는 것이 제일 힘드네요. 집밖을 나가서 조금만 걸어도 함께 했던 시간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함께 걸었던 길이나 함께 갔던 장소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겠지요? 그 시간이 길지 짧을지도 모르겠고 그 시간동안 얼마나 아플지도 모르겠지만..그냥 어딘가 하소연이라도 하고싶고 위안이라도 얻고 싶은 마음에 쓸데없이 장문의 글을 휘갈겨 써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