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넘게 살면서 주변에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남녀공학이었고 공대에 진학했지만 학과에 여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한번도 연애는 커녕 친하게 지낸 여자사람 조차 없었다.
스스로를 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1 부터 100 까지 줄을 세운다면 99나 100에 속하는 부류의 남자일 것이다.
그렇다고 99나 100에 속하는 여자를 만나기는 싫었다.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비단 나 뿐 아니라 누구라도 호감을 느끼는 이성은 상위그룹에 속한 사람이지 자신이 하위라고 해서 하위그룹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30년간 수백만명의 이성을 지나치면서 그 중 단 한명의 이성도 호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의 인생을 살아왔다.
비루하고 비참한 인생 말이다.
이제 나는 스스로가 자연 도태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이게 30년 넘는 삶에서 내가 얻은 깨닳음이다.
감언이설에 속지마라. 이 세상 누군가 라는 말에 흔들리지 마라.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는 이유를 다른데서 찾지마라.
인간은 쾌락을 위해 개와도 섹스를 할 수 있고 목적만 있다면 사랑없는 결혼도 하는 생물이다.
그런데도 여자친구가 없다면 더 이상 부정하지 말고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나는 여자에게 아무런 매력도 없는 남자 인 것이다.
대다수의 여자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여자에게서다.
안다. 많이 외로울 것이다. 힘들고 괴로울 것이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자괴감에 빠질 것이다.
그럴 때면 한밤에 아무도 없는 산에 올라 저 멀리 달을 보며 조용히 주문을 외우자.
"아나스타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