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화가나서 눈물이 납니다. 제가 이상한걸까요?

llkjs 작성일 16.10.10 02: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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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두달정도 되었습니다. 

사실 2달동안 잊지 못했습니다.

길게 사귀진 않았지만 둘사이에는 많은 일이 있었고 특유의 명랑함과 똑똑하고 사랑스럽지만 침착한 저와는 다르게 허당끼도 많아서 항상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많이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최근에 생일이었던 그녀에게 생일 축하 메세지를 보낸걸로 첫 연락을 했습니다.

흔쾌히 받아주고 가벼운 농담도 하고 끝났어요. 먼저 말을 끊으려해도 계속 이야기해줬구요.

사실 헤어질때 다가오는 생일을 알았지만 다툼으로 인해 어쩔수없이 헤어졌고, 사귈때는 준비한 선물도 있었는데 전해주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생일축하를 마지막으로 제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좋게 받아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젯밤 갑자기 메세지가 왔습니다.

늦게 읽고 답변을 하니 요즘 짜증나고 너무 힘든 일이 있는 와중에 제 알림말을 보고 말을 걸었다고 하네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말도 안해주고.. 걱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얘기는 안해줘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네요.

 

그러다가 오늘 낮에 카페를 들렸더니 정말 우연히도 그녀가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곳이었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타지역에서 오는 친구 만나기전에 시간을 좀 보낼 필요가 있어서 태연하게 인사하고 커피만 마시고 그냥 그렇게 갔습니다.

 

그리고 밤에 집으로 돌아온뒤 메세지가 옵니다. 

오늘 인사 제대로 못한것 같다고. 가벼운 농담도 하네요.

저는 속으로 혹했습니다.

'혹시 얘가 나처럼 아직 나를 못 잊는건가?'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자신이 또 힘들다는 말을 은근슬쩍 꺼내네요.

나의 도움이 필요하구나 싶어서 살살 말하도록 구슬렸습니다.

쉽게 말해주지 않길레 포기하고 제 속마음을 그냥 전달했습니다.


나 : 내가 생일축하 메세지로 먼저 연락한거지만, 너는 왜 나한테 연락한거야?

그녀 : 하두 답답해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울고 싶었어.

나 : 그냥 카톡넘기다가 눈에 걸려서 그런거야?

그녀 : 너가 생일 메세지 보냈을때 알림말보고 너는 힘들때 어떻게 풀었나 싶어서.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해.

나 : (뭔가 할말이 있는데 자꾸 돌리는거 같아서 강경대응 했습니다)솔직히 난 혹시나해서 연락받았어. 그렇게 시덥잖게 나 생각하고 연락한거면 나 안받았을거야. 결과적으로 힘든것도 안가르쳐주고 찔러보면 내가 오해밖에 더 하겠어?


그러자 조금 충격적인 얘기를 합니다.

이날 카톡 내용중에 나랑 헤어지고 난뒤 근황을 말하다가 남자 소개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었는데요...


그녀 : 소개 받은 남자가 나 술마신날 강제로 했어. 내가 나한테 화나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 (생략) 전 남자친구한테 이런 얘기하는거 웃기잖아. 그만 물어봐. 이거 말하면 너가 날 어떻게 생각할것이며, 내가 얼마나 기댈 사람이 없었으면 너한테 연락했겠어. 내가봐도 내가 쓰레기 같은데. 나 졸려. 너도 얼른자.


사귈때마냥 또 자기 얘기하고 피곤하다며 연락을 끊으려 합니다. 머리를 뭔가로 세게 맞은듯 하지만 제가 본 내용이 믿기질 않네요.

왜 제가 본 여자들은 그런것들이 있었어요. 자신을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포장하기 위해 감당 안되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거든요. 사실 제발 그랬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고.

바로 전화를 걸어봅니다. 바로 받고 마치 사귈때마냥 태연한 목소리로 받아줍니다.

만나려고 했지만 저를 보기가 좀 그런지 피곤하다고 나가질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어쩔수없이 일단 메세지 보낸것에 대해 물으며 나는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자기도 그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네요. 그러면서 내가 그저 밉기만 했는데 그런일을 겪고 나를 떠올리니 고맙기도 하고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런 말들이 귀에 들리겠습니까.

전 한참을 말이 없었습니다. 수십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상황을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반이었지만 지금 둘의 관계에서 지나칠순 있지만 이 아이에 대한 믿음이 배신감으로 바뀌어 화를 내고 싶기도 했고, 그 남자놈에 대해 알고 싶기도 했고... 계속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무말도 않고 있다가 할말이 없으면 끊겠다고 합니다.

끊겠다는 말에 뭔가에 꽂힌듯 저 또한 누가 소개시켜줬다는것도 알았고 그 남자애에 대해서 내가 알아가지고 그 놈을 만나봐야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그러지 말라고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사실 그런 반응에 더 자극이 오더라구요. 내가 너를 사귀기전, 사귀는중에도 , 헤어진 후에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화가 난다고 얘기 했습니다. 그 자식 얘기를 듣는것도 화가 나지만 너에 대해서도 실망감도 생기고 내가 너에 대한 믿음도 있었는데 그것들이 전부 다 흐트러져버렸다고.

전 여자친구 입장에서도 기가 막힐수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제 감정 확실히 전달했고, 이어지는 반응은 역시나 내가 그런 감정을 가질만한 관계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조금 실랑이를 벌이다가 또 전화를 그냥 툭 끊어버립니다.

 

이제 정말 마음까지도 끝이 날때가 온건가.

메세지로 할말만하고 끊는건 여전하다. 빅엿 선사해줘서 고맙다.

라고 보내니 바로 전화합니다.

할말이 더 남았냐고.

그리고 '너가 그 남자애한테 어떻게 할려고 그러는건 아니다. 너는 상관할바가 아니다. 벌써 사과도 받고 끝난 상황이고 나혼자 힘들어서 그렇다. 그냥 너가 지금 화나는거 나한테 다 욕해라.'

최대한 이성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조금 떨어져나가더라구요.

너가 그런일 겪고 힘들다고 나한테 연락하는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자기는 스스로 병신같다고 생각한답니다. 쓰레기 같이 보이는거 다 안다면서.


그러면 안되지만 '맞아. 너 병신같애. 쓰레기같다' 라는 폭언을 날리고.

나도 훈장질 받는거 싫어하지만 너는 진짜 답답하다. 왜그렇게 사냐?

이런식으로도 말하고 서로 또 말꼬리 물고 뜯고 욕했지요.

연애할때는 되도 않는 말도 일일이 다 져주고 했었는데 이때 폭언을 날리면서 물고 뜯을때는 한치에 틈도 없이 말싸움을 이겨버립니다. 결국 또 전화를 끊더라구요.

끝나고도 찌질하게 불쌍하게 살지 말라고 메세지 보냈습니다.

 

 

그냥 아까전에 있었던일들입니다.

이 화나는 감정을 어떤 이유때문이라고 단언하기가 힘듭니다.

내가 얼마나 호구같고 바보같았으면 그런 일 겪은후에 나에게 연락을 했을까 지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힘들었지? 하며 안아줄줄 알았나? 라는 미움의 마음도 있고,

내가 저런 애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나 하는 제 자신에 대한 분노도 있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장 화가 나는건 아까전에 제가 했던 모든 폭언들과 그녀에게 준 상처되는 말들입니다. 그녀에 대한 믿음도 깨지고 이제 제 마음은 미움으로 많이 찼습니다.

술마시면 정신못차리는거 뻔히 알면서 그 나이먹도록 지 몸관리 못하고 강제로 범해지고 힘들다고 울고싶다고 얘기하는거 보면 정말 그냥 친구였으면 제대로 한 소리하고 정신이라도 차리게 해주고 싶은데, 그녀는 제가 사랑하는 여자였습니다. 제가 못 잊은 여자였구요.

그래서 그와중에도 안타까워하고, 잠시나마 위로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그런 바보같은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아직까지도 병신같지만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까전에는 나한테 그런 얘기들을 듣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화나고 아무것도 해줄게 없어서 눈물이 납니다. 차라리 아까 전화했을때 거짓말이였다고 하지.. 아니 진짜 였어도 그와중에도 제가 너무 보고싶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얘기해줬으면 내가 위로라도 해줬을텐데...

이런 생각들을 아직까지 하고 있습니다 병신같이.

 

원래 정이 많아 이 여자친구를 만나기전에도 3년 사귀고 헤어진 여자친구도 있었고 계속 못잊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친구를 만났고 활발하고 상처도 많지만 내색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 반하였고, 그런 와중에 저를 좋아해주어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


그녀는 이제 다시 못보겠지요?

공감받으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저같은 바보가 이 상황에서 할수있는일이 뭐가 있을까요. 

이건 지인들한테도 못할 얘기라서 답답한 마음을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상에 남겨봅니다.

3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에게 큰 상처를 받아 앞으로 연애하면서 그런 상처는 받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가장 크게 힘든 날입니다. 저는 정말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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