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여친이 딱 한번 있었는데요

밀렵꾼 작성일 17.08.30 01: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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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알 사람이 여기에 아무도 없으니까 써봅니다.

 

 

3년 만났던 여친

 

대화랑 성격과 정서적인것이 너무 맞아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서로 결혼까지 생각 있었는데요.

 

지난 4월에 벚꽃이 화려하게 핀 어느날 헤어졌어요. 

 

사유는 집안 반대를 못 이겨서요.

 

조금만 설득하고 버텨볼까 했지만 그 친구와 달리 제가 가는 길이 현재 가시밭길이라 제가 그날로 보냈어요.

 

이별하면서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꼭 연락해달라고 뒷말을 남기던거 제가 그 이후에 연락을 한번도 안했고요. 

 

헤어지고 가끔 연락하고 싶을때가 충동적으로 와도 꾹 참았어요. 

 

제가 그 친구의 곁에서 흔적조차 안남기고 사라지는것이 그 친구가 행복한 길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아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참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저희가 어떻게 헤어진지도 모르고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잘 되서 널 놓친 여친에게 복수하자!'

 

그 사람들이야 저를 위로해주고자 그런 말을 했겠지요.  

 

그렇게 말해주면 내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런데 잘 되는건 좋아도 복수하고 싶진 않아요.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친구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요.

 

나랑은 끝났지만 나보다 정말 좋은 남자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친구니까요. 

 

저랑 만났던 그 3년도 불안정적인 저를 아무 이유없이 지지하고 견뎌준 고마운 친구예요.

 

 

 

사실 이별 후 기분도 그렇고 점점 추락하더라구요. 

 

이렇다보니 마음도 약해져 그냥 다 포기하고 죽을까도 생각을 해봤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죽는건 못하겠더라구요.

 

죽으면서 '이렇게 패배자로 끝나구나...' 그 생각이 저를 지배할 생각을 하면 너무너무 화가나서 못하겠더라구요.

 

그 기분 때문에라도 죽는다는 선택지는 영원히 지웠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정말 패배하고 싶지 않아요. 

 

 

이제 정말 길이 하나밖에 없어요.

 

그 가시밭길을 뚫느냐 못 뚫느냐

 

저도 사람이라 그 친구랑 재회하든 또 다른 사랑을 하든 새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싶죠. 

 

하지만 그 마음은 뒷전으로 가고 나를 여기까지 내몰은 상황과 치열하게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네요.

 

정말 제 삶에서 이렇게 현실이라는 놈과 정면으로 싸우고 싶어요.

 

물론 결과가 제가 패배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전쟁터에서 죽을지언정 한번 죽어라고 싸워보고 싶어요.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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