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재혼의 조건??

dolis 작성일 18.04.08 09: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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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아홉살 먹은 돌싱 입니다.

아이는 없고 4억 3천 짜리 융자 없는 순수 자산의 아파트가 한채 있고

뭐 중형차 한데 연봉은 4천 5백 정도 됩니다.

사실 좋은 조건 이라고는 할수 없죠

저도 압니다.

 

얼마전에 저랑 동갑인 개인병원 간호사랑 (간호사? 간호조무사? 확실한건 모르겠습니다. 상고 출신에 대학은

안나왔다고 해서... 그래도 간호사가 될수 있나? 워 여하튼...) 선을 봤습니다.

우리둘은 뭐 말도 잘통하고, 둘다 조건같은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거 같기도 하고 뭐

이 정도면 큰 문제 없겠다 싶기도 해서, 분위기가 아주 달달 했습니다.

저한테 왠지 모를 후광이 보여서 우리둘의 인연기 깊을거 같다라는 말까지 했었으니 아주 달달했죠?ㅋㅋ

둘이 동갑이고 보수적이고, 외롭고...ㅋ 말이 안통할수가 없었죠,

근데 문제는 조건이었습니다.

 

우리 집안은 철강 사업을 합니다.

아버지 께서 4형제 이신데 이분들이 힘을 합쳐서 지금까지(50여년) 하고 계십니다.

연매출130~140억정도 되고 직원수는 30~40 여명 됩니다.

둘째 큰아버지께서 실제 오너 이시고 넷째인 우리 아버지는 상무 이사로 계십니다.

뭐 제꺼는 아닙니다만 아버지 73세 이신데 건강하시고 아직도 연봉1억넘게 받으시고, 영등포에 네동짜리 상가도 한채 있고

저보다 훨씬 막강한 경제력을 아직도 당연하게 갖고 있으십니다.

저도 철강업쪽에 있지만 사돈에 팔촌까지 다 들어가 있는 아버지 회사에 있고 싶지 않아서 다른곳에서 기술을 연마해

아예 관련없는 같은 직종의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예!! 저 공돌이 입니다.

지방 4년제 대학 다녔고 석사3학기때 교수와 불화가 생겨서 때려치고 운좋게 공무원 시험에 한번에 합격해서

공무원 생활2년반 하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뭐할까 찾던중 나 역시 우리집안의 아들이라 아버지와 같은 일에 관심이

가서 지금 십년째 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만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온몸에 쇳가루 맞으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프로그래밍 하면 기계가 직접 가공하는 시스템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뭐 공무원 보다는 나쁘지 않은 연봉에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좋은건 자기 기술이 확실한 우리같은

숙련공들에겐 사장들도 일단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좋고,(우리 열받고 좃같아서 확 나가버리면 몇억짜리

장비 몇대가 언제가 될지 모를때까지 서버립니다. 이때 회사 사장이 하루에 감당해야 할 손해가 대당 최소 70~80 정도

되고 이것이 한,두달 길어지면 사장들 몇천은 금방 까먹어 버립니다. 이 일을 하려는 사람이 너무 없고, 그중에 괜찮은

숙련공을 뽑는 것은 정말 몇달을 기다려야 하는 일입니다.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도 사람 나가고 석달만에 겨우 저를

뽑은 겁니다.) 이직이 너무나 간편해서 워크넷에 개인 이력서

한번 올려놓으면 하루에 열개가 넘는 업체에서 당장이라도 와서 일좀 해달라고 난리가 납니다.

난 지난 십년동안 내집업에 엄청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고 내직업이 창피한적이 없었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잠깐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서 담배라도 하나 피고 있으면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기름 범벅이 되있는

우리들을 보면 좀 뭐랄까... 가난하고 못배운 사람이, 박봉의 힘들고 위험한 3D 없종에 종사하는 그런 불쌍하게 보는

시선을 느낄수 있어서 기분이 나쁘기는 합니다.

 

얘기를 처음으로 다시 돌려서 우리는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둘다 급한 나이이기도 하고 둘다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얼렁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 꾸리기를

희망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겨우 두번 만났고 아직 서로에게 결혼을 전제로 잘 만나 보자는 제안을 하기도 전에 여자쪽에서 슬슬 태클이 들어

왔습니다. 딸만 넷인집의 셋째딸....우와~~말들이 정말 절라게 많이 나오더군요

그중에 가장 기분이 나빴던건 우리쪽일에 대해서 잘알지도 못하는 그여자의 형부라는 사람들이 저를 거짓말 쟁이로

몰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위에서 말씀드린 제 연봉은 보너스 포함하지 않은 연봉입니다.

항상 일정하지는 않습니다만 평균 연200%정도 보너스가 나옵니다.

설, 휴가, 추석 연말 50%씩 주시더라구요 이거 합치면 대략 오천 정도 됩니다.

제나이에 많은 연봉은 아니지만 뭐 그냥 그다지 창피하지도 않습니다.

그랬더니 형부들이 말도 안된다는둥, 그런일 하는 주제에 무슨 연봉이 그렇게 되냐는둥, 아버지 사업도 거짓말

일거라는 둥...(아버지 사업은 주선자 쪽에서 흘린 정보지, 저는 어디가서 아버지 사업한단 얘기는 일절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맞선녀도 저한테 대 놓고 말하더라구요 제 연봉에 대해서 거짓말 했다구, 그냥 아버지 사업 이어받을수는

없는 거냐고...공돌이 싫다고....ㅋㅋㅋ

너무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서 일단 그럴필요도 없었는데 제가 발끈한 나머지 저번달 급여명세서를 보내줬습니다.

이러면 믿겠냐고...

그랬더니 이제 제 직업 가지고 다른 일 하라고 하더라구요

선보고 두 번 만난 여자때문에 이직을 생각할만큼 제 직업이 형편없지 않습니다.

또한 뭐 나쁜 말입니다만 그집 부모님 충남 보령에서 더들어가는(웅천인가??) 시골살다가

자식들이 다 서울에 있어서 땅팔고 서울 올라와서 지금 아파트 경비선다고 하더라구요

직업에 귀천은 없습니다.

노동은 신성한 거죠 하지만 아파트 경비에게 무시받을만큼 우리집안이 대를 이어 하는일이 형편없지는 않습니다.

몇대째 의사인 집안, 몇대째 법관인 집안, 그럼 몇대째 엔지이어인 집안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톡을 보냈습니다.

우리 불필요한 감정 소모하지 말고 여기까지만 합시다 하고요...

참...공허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둘이 너무 좋았었는데...

매일 새벽까지 카톡하면서 정말 올만에 가슴 설레였는데...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도 제가 많이 좋지 않은 조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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