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에 처음으로 제 사연을 올려봅니다. 한번도 올려본 적이 없었는데 제가 겪을 줄 몰랐네요. ^^;
32살에 한국에서 공기업 다니고 있는데 작년 말에 출장으로 베트남을 간적이 있습니다. 11월쯤이었네요.
외국에서 사용한다던 채팅앱 틴O을 켜보니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매칭이 되더군요. 나이가 25살쯤 되었던(한국나이 26살)
한 여자분의 프로필이 눈에 띄더군요. 그냥 좋아요 누르고 잊어버렸습니다. 돌아가는 날이 되었는데 매칭이 되었다고 알림이 왔네요. 시간은 거의 없고 어차피 장거리 연애는 안하다 주의라서 그냥 잊으려고 했는데 마음이란게 자꾸 짧지만 만나보라고 시키더군요. 비행시간은 5시간 남았고 어차피 할일도 없어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영어를 아주 잘하더군요. 저도 해외담당이라 영어는 가능해서 대화가 수월하게 잘 되었습니다.
이벤트 회사 팀장이라고 하는데 주로 한국 기업의 이벤트 건을 수주한다고 하네요. 롯O에서 하고 있는 이벤트장에 놀러갔습니다. 제가 정말 올줄 몰랐는데 되게 기쁘다면서 바쁜 와중에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했습니다. 동남아스럽지 않은 매우 한국적인 외모의 그녀가 정말 맘에 들더군요. 바쁜 모습을 지켜보다 간다고 인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잊혀지지가 않아 베트남 메신져를 통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제가 충동적으로 금요일에 연차를 내고 2주후에 날아갔습니다. 공항까지 픽업나와줘서 수월하게 시내로 들어갔고 절 위해 연차를 내준 그녀와 하노이 관광을 했습니다. 첫날은 그렇게 헤어지고 롯O호텔에서 숙박했는데 혼자 있으니 엄청 외롭더군요. 꾸욱 참고 다음날 그녀를 또 만났습니다. 둘이서 신나게 영화보고 맛집가고 데이트 하면서 대화를 참 많이 했네요. 이렇게까지 통할 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였고 운명적인 만남을 느꼈습니다. 옷 갈아입으로 호텔방에 갔는데 밖에서 기다리기 뭐했던 그녀를 정중하게 안에서 기다리게 했고...정말 의도치 않은 첫경험(그녀와)을 했습니다. 그런 의도가 아니어서 정말 미안했고 그저 말없이 그녀를 안아줬습니다.
그녀또한 자기가 선택한 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저희의 연애는 시작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작년 11월1일날 시작했으니...9개월이 다 되어가네요. 매달 휴가 내서 벳남을 방문했습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열흘씩 매달 그녀와 휴양지 여행도 가고 하노이에서 여타 커플들과 같이 데이트를 했습니다. 그녀의 친구들과 인사도 하고 회사 사람들하고도 전부 만나서 인사를 했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그녀와 하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지요. 그녀의 부모님께 인삼 선물도 보내드렸고 그녀의 부모님은 절 만나길 원했지요. 시간이 안맞아 뵙지는 못했습니다. 커플링까지 맞춰서 끼고 있습니다 ^^;
아무튼 2주후에 또 하노이로 날아갑니다...근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항상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대화하는 우리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은 상황인데도 뭔가 우쭐했나 봅니다. 시험을 해보고 싶었네요. 예전에 깔았다고 제 계정은 지워서 없던 채팅앱을 다시 깔았습니다. 친구놈한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빌려서 친구인척 했지요. 검색하다보니 한참있다 여친 아이디와 사진이 뜨더군요. 뭐 예전에 올렸놧던 프로필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러려니 했지요. 그러면서도 하면 안되지만 역시나 좋아요를 누르고 나갔습니다. 도둑질 한 사람처럼 두근거리고 제 자신에 대해서 혐오감이 일어났네요.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일주일만에 채팅앱이 울리더군요...설마설마 했습니다. 그녀더군요.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프로필을 하노이에서 회사 다니는 것처럼 써놨는데...인사하면서 물어보더군요...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오기가 생겼습니다.
넌 아닐거라는...그냥 심심해서 했을거라는 등신같은 생각을 했지요. 다른사람인척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간단한 통성명과
하노이에 사는 목적 등등을 물었고 전 단도진입적으로 물었습니다. 기혼이거나 남친 있냐고...빌었습니다....
네...없다고 하네요. 감기에 걸려서 주말내내 골골 거렸던 그녀 한국에서 약까지 보내고 괜찮냐고 안부까지 물으면서 걱정했는데...자기가 감기에 걸렸다면서 수영을 해서 그렇다네요..저한테는 샤워하다가 춥게 자서 걸렸다고 했는데요 ㅎㅎ
갑자기 감정이 식고 머리가 차가워 졌습니다. 결국 대화를 길어졌고 그 와중에도 저한테 사랑한다 보고 싶다고 채팅이 오더군요. 그리고 오늘 저녁 시간에 보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ㅎㅎㅎ 제가 생각해도 얼마나 등신같은지 알겠네요.
지금은 머리속에 아무생각이 없고 커플링 안에 새겨진 우리의 이름 이니셜만 보고 있습니다. 그녀를 알고 칭찬했던 제 죽마고우도 집까지 찾아와서 분노하면서 당장 복수를 하라는데...왜 복수를 해야 하는지 또 왜 감정을 거기다가 소비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슴은 찢어지게 아프로 몸은 무기력한데...곧 만난다고 편지랑 선물까지 준비 했는데...이걸 어찌해야 하는지요? 묻고 싶습니다. 짱공 여러분께...친구는 끝까지 아닌척 하고 오늘 어차피 못나가니 가상의 인물이었던 자기를 이용하여 약속 물먹이고 그녀에게 너 바람둥인거 한국인 커뮤니티에 올리겠다고 말하라고 합니다. 전 아무것도 모른채 하고요...근데 2주남은 기간동안 자신이 없어요...절 사랑한다는 그말, 보고 싶다는 그말이...나올때마다 너무나 두렵고 혐오스럽습니다.
전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내다 예약한 비행기...그냥 즐기자고 생각하고 날아가 그녀를 만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
돌아오는날 공항에서 솔직하게 털어놓고 헤어지자고 하고 싶습니다. 친구는 절대 반대라고 하네요. 오리발 내밀거라고...
어찌되었던 가상의 남자를 만난게 아니니...자기는 결백하다고 할거랍니다. 그게 베트남 여자라고...전 모르겠습니다. 그게 베트남 여자의 특징인지 아님 그냥 사람의 특성인지...솔직히 지금껏 여자 사귀면서 어렵게 사귀지도 않았고 연애도 매우 쉽게 잘 했습니다. 전 맹세코 어장관리 같은건 해본적이 없습니다. 왜냐면 올인했거든요. 만나는 여자마다...
어떻게 하는게 가장 훌륭한 이별일까요? 이제 그녀가 말해줬던 과거와 모든 것들이 다 거짓같습니다. 지금도 저 가상의 남자 외에 다른 남자들이 수두룩 할 것 같아요. 전 그중 하나이겠지요. 복수...예 제 감정이 후련해 진다면 하고 싶습니다.
근데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고 싶지는 않고 그냥 아무말 없이 놔줄려니...처음 국제 연애 하면서 쏟았던 제 감정과 시간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오늘 그녀는 약속장소에 나갔다가 자동적으로 퇴짜를 맞겠지요...-.-;;; 왠지 너무 소심한 복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