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배우자와 배우자의 가족을 험담하는게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인가요?

지렁이콧구멍 작성일 20.06.03 15: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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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괜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본걸까요

 

저랑 와이프는 같은회사에서 맞벌이 하고 있고 와이프는 복직한지 한 9개월 됬네요.

집에서 시간만 나면 누군가랑 카톡을 그렇게 열심히 하길래

어제 와이프가 잘때 와이프 카톡을 한번 열어봤습니다.

비밀번호 걸어놨지만 뻔해서 그냥 풀리더라구요. 

 

친하게 지내는 애엄마가 한명있는데

저랑 싸운날이면 그렇게 제 욕을 했더라구요.

ㅅ발, 개ㅅㄲ, ㅁㅊㅅㄲ 등등...

 

저는 결혼 후 3년동안 그 누구한테도 와이프 흉본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와이프 살림 개떡같이 합니다.

요리는 애 이유식 먹일때 잠깐 하고 지 먹고싶은거 아니면 거의 하지도 않구요.

요즘은 어린이집에서 아침, 점심, 저녁 다 먹이고 오니 주방에는 거의 얼씬도 안합니다.

 

냉장고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지가 좋아하는거 아니면 썩어서 제가 처리할때까지는 손도 안댑니다.

뭐 사먹거나 제품 포장지 같은 쓰레기 나오면 그냥 식탁위에 올려두는데 언제 치우나 한번 지켜봤지만

3일이 지나도 4일이 지나도 그대로있길래 잔소리하면서 치우기를 수십번 했습니다.

방이 3개에 거실이 있는데 곳곳에 기저귀가 널려있습니다. 

저도 애 기저귀 갈아주고 버리러 가는거 귀찮은거 이해는 합니다. 저는 그래서 적어도 쓰레기통 근처에 던져놓고

그 근처갈일 있으면 주워다 버리는데 얘는.... 

결혼하고 나서 음식물쓰레기 버려본적 단 한번도 없구요.

애보는거랑 애 옷 빨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집안일을 제가 하고있습니다.

애 옷빨래하는것도 꼭 지가 원하는 세제를 써야만 해서 그럼 애빨래는 니가 알아서 해라 라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데 다 적자니 너무 길어질거 같네요.

 

와이프는 나이가 지금 26 저는 32입니다.

어린신부 데려왔으니 내가 잘해야지라고는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많이 참고 그 누구한테도 흉본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카톡보면서 참 많은 생각 들었습니다.

 

근데 차마 부모님 욕보이는건 정말이지 못참겠어요....

 

지금 아이가 24개월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매년 외가댁에 가서 김장을 하세요. 친척들 모두 모여서.

모두 모인다고 해봐야 3~5가구정도입니다.

아이가 12개월 때 쯤 한번 내려오라고  말을 꺼내셔서 

지금 애가 너무 어리고 차타는것도 싫어하고 장거리라 안될것같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그럼 나중에 좀 더 크면 한번 내려와라고 하셨어요.

매년 김장하시지만 결혼전에도 저는 딱 한번 갔었습니다.

가서 배추 자르고 힘든일 없이 그냥 잡일만 했구요.

그래서 매년 오라는건 아니고 귀한 손녀 한번 자랑하고싶어서 오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 성격상 와이프한테 일 시킬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전화통화하는 동안 옆에 와이프도 있었습니다.

그날 했던 카톡내용을 보니

 

"

시발 뭔 김장이야

어머님 김치 일년에 한포기 얻어먹을걸

많아야 두포기?

울엄마한테 김치 다 얻어먹는데

에어컨도 없는집에 왜오라한겨

아 다 맘에 안들어

난 왜 오빠네 가는게 다 맘에 안들지

ㅋㅋㅋㅋ ㅈ나 심보가 꼬엿나봄

"

이렇게 카톡을했네요.

또 저랑 싸운날이면 군데군데 보이는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따질라 그랬다. 아들을 이따구로 키웠냐" 등등

 

 

저희 부모님은 시월드의 시자도 모르시는 분들입니다.

저희 부부한테 이래라 저래라 일절 없으시고

아버지가 애기 보고싶다고 아들집 한번 가자고 어머니한테 그러면

요즘은 그러면 애들 싫어해서 안된다고 뭐라 하신분이고

평소에는 제가 전화 안하면 전화도 안하세요. 

며느리한테도 전화는 일절 안하시는데

와이프 생일이면 축하한다고 용돈도 30만원씩 보내주시고

그런데 와이프는 부모님 생신날 전화한통 안했습니다. 부담스럽다고... 그래서 서로 아무것도 안하기로 합의했네요.

 

명절날이면 음식하는것도 각 집에서 나눠서 해서 가져 오고

솔직히 저희집은 큰집인데 과일만 준비합니다.

 

어른들은 그분들이 살아온 세대가 있으니 이해하고 넘어가고 

또래의 사촌형제 전부 6명이 남자고 제가 장손이라 나서서 직접 일합니다. 

제기 닦고 음식 나르고 설거지 하고 음복 준비하고 등등 동생들은 따라서 같이 도와주구요.

 

3월에 코로나 막 터졌을 때 어린이집 휴원하게 되면서 어머니 하시는일 잠깐 쉬시고 

2주일 동안 올라와서 애봐주시기도 했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핸드폰도 오래됬고 해서 바꿔드릴려고 했는데 극구 사양하시길래

집에 돌아가시는 길에 50만원 계좌로 보내드렸습니다.

근데 얼마전 어린이날이라 선물사주라고 50만원도 그대로 보내셨네요.

 

일 안나가는 주부 아줌마들끼리 모여서 남편욕에 시댁 욕을 그렇게 한다고 하던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되는 걸까요?

 

제가 너무 순진한 걸까요? 카톡을 보는 동안 심장이 쿵쿵 거리고 계속 생각이나 잠도 제대로 못잤네요.

아침에 출근할때 잘 다녀와라고 하는거 대답도 안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왜 연예인들이 악플때문에 자살하는지 조금은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하루종일 그 생각에 일도 손에 잘 안잡히고...

타인도 아니고 내 가족이 나와 내 부모를 욕보이고 흉보는걸 직접 보다니...

 

마음같아서는 오늘 집에가서 얘기하고 대판 싸우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얘기를 좀 해보고싶은데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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