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허무함.

개구리물갈퀴 작성일 21.06.10 06:45:47 수정일 21.06.10 06: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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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할 때 쯤 되니 IMF 여파로 취업이 힘들어 대학원으로 도피,

대학원 졸업하니 뭐 별다를 것 없는 상황이라 직원 15명 중소기업 입사,

이직>이직>이직>… 을 거쳐서 지금은 좀 괜춘한 회사에 재직,

애들도 손이 덜가는 나이가 되었고, 첫 연애에 결혼한 동갑내기 애엄마와도 서로 존중하고 친구처럼 잘 지내니 이제는 내가 자리를 좀 잡았구나 하는데, 이제 마흔 중반에 노안이 오네요.

 

아직 노안을 안 겪은 분은 그냥 좀 불편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이 오묘한 느낌이 지금껏  나이 생각을 하지 않았던 저에게 이제 내 몸도 많이 낡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돌이켜보면 월급이 적을 때나 많을 때나 즐기면서 산다는 생각을 못했고, 배우자도 비슷한 사람이라 차 한 대 없이 애들 둘을 키우며 꾸역꾸역 저축만 열심히 해왔습니다.

남들에게 조언할 때는 30대 빡세게 보내라, 돈쓰면서 즐길거 다 즐기면 나중에 후회한다… 합니다만, 요즘 주위의 파릇파릇한 후배들을 보며 그 나이 때 저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참 뭐랄까… 그 나이만의 갬성을 즐기지도 못하고 궁상맞은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지냈던 것 같네요.

당시에는 미래를 위해서 뭔가 열심히 해야한다는 강박으로 살았는데, 지금 보니 정작 나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일이라던가 옷차림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 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생각도 하지 않고 좁은 인간관계에서 복작거리며… 그렇게 잘나갈때 때 추억 하나 없는 40 중반 아저씨가 돼버렸습니다. ㅠㅠ 회사 다닌 것 말고는 내가 뭐하면서 살았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요.

 

노안이 부른 인생 현타… ㅠㅠ

 

돈도 좀 쓰고 즐길 거 즐기는 것도 사는데 꼭 필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지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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