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이 수다 한번 떨어요.

풍그미 작성일 23.08.26 20:08:58 수정일 23.08.27 01: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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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희 엄마하고 얼만에 횟집에서 둘이서 같이 회를 먹는데 옆자리에 제 삼촌뻘 되는 아저씨가 혼자서 술 드시면서 저희를 쭉 쳐다보더니(조금 신경쓰였는데 괜히 시비 붙을까봐 걍 그런갑하다보고 엄마랑 회나 먹고 있었네요) 갑자기 뜬금없이 저희 엄마한테 말을 거네요.

 

첨에는 저희 엄마하한테 인사하고 제가 아들이냐고 물어보더니 엄마한테 제 나이 물어보고   갑자기 저한테 장가는 갔냐고 물어보고 직업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봐서

제가 그냥 총각이고 일한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가 확실히 말하라고 했네요.

그래서 제가 퉁명스레 첨보는 타인한테 뭘 그런걸 물어보냐고 했네요.

 

알고 보니까 본인이 30대 초중반 딸이 둘이나 있다는데 둘다 시집 안 갔다고 그니까 혼자서 술먹고 부모 마음 다 똑같다고 옆에 저하고 엄마는 딱 봐도 저는 총각에 엄마하고 같이 외식하는 걸로 보여서 말 걸은거 같더군요.

 

저희 엄마도  걍 농담삼아서 아들 중매 시켜달라고 해서  저는 정색하면서 옆에서 첨 보는 사람한테 그런소리 하는거 아니라고 했네요.

 

그 아저씨도 저 호구조사 한거보면은 술먹고 하는 소리지만 자기 딸 시집못가서 속상하니까 그랬나보네요.

 

그 아저씨가 딱 보니까 술먹고 맨정신아닌 상태로 저한테 본인딸 만나볼수 없냐 본인딸 어디 작은회사 사장??인가 한대고 인물도 괜찬다고 하더라구여.  

 

웃긴게 저는 따님들이 그렇게 괜찬고 예쁘다면 남자들이 안채가고 뭐했어요 그래버렸네요.  

제가 저 소개받을 자격도 없고 제가 잘났으면 진작에 장가갔다고 했고 요즘 세상이 부모님이 그러신다고 서로 이어지는 세상도 아니라고 했네요.

제가 그 아저씨한테 그래도 요즘은 다들 늦게 가고 여자는 그래도 남자보다는 가기는 쉽다고??  

따님들도 인연 만나면 다들 가니까 걱정하시지 말라고 해버렸네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저한테 웃긴게 제가 애인 있는거 같다고 하네요.  악 이런 ㅋㅋ 켁

 

아직도 총각인 저 걱정하는 엄마처럼 아저씨 마음도 비슷한거 같다고 했네요.

 

그 아저씨도 뭐 술먹고 맨정신 아닌 상태로 말 건거고 그니까 술깨면 그 아저씨 내가 언제 그랬냐 속으로 내가 미쳤지" 그럴수도 있는거구 그냥 이렇게 제가 거절아닌 거절을 했네요.

 

몇십분후 그 아저씨 저희 엄마하고 저한테  인사하고 나가시더라구요.

 

나중에는 제가 횟집사장한테 저 아저씨 혼자와서 모르는 사람한테 말 잘거냐고 물어봤더니 본인들 횟집 처음 온 사람이라 하더라군요.  

뭐 그렇다면 딴데 가서도 술먹고 속상하고 맨정신 아니면 저같은 일행한테 말걸겠다 생각드네요. ㅎㅎ

 

근대 병신 같이 가만 생각해보니까 제가 현재 직업도 변변치는 않은데 만약 제가 어느정도 기반 갖춘 직업이라도 있었다면 그냥 안되면 말고 라는 심정으로 소개해달라고 했을걸 이미 떠난 기차 켁 이런 이런

맘이 들더라구요.  

 

그냥 좋게 생각하면 올해에  만으로 40대가 되어가는데 딱 봐도 얼굴이 확 폭삭 늙었다 생각했는데 진짜 늙어보이고 개 못생기고 맘에 안들게 생겼고 인상도 안 좋게 보였다   생각하면  

아무리 그 아저씨가 속상하고 혼자서 술먹으면서 맨정신 아닌 상태라도 그런 농담은 안할까 생각도 드네요.

 

걍 가만 생각해보니까 떠난기차 병신같이 놓친거 같기도 하고 좋게 생각하면 기분나쁘지는 않은 일인거 같기도 하네요.

 

이상 노총각 쓸데 없는 수다였습니다. 너무 나쁜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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