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편, 평범한 아이

조롱혜룡 작성일 24.11.01 22:55:08 수정일 24.11.01 2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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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한민국의 여자들은 평범한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남편감도 매우 평범한데요,

 

우선, 

 

서울권의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요,

부모 노후대책은 되어 있어야 하고요,

30대 초반 기준 연봉은 한 4천에서 5천 사이,

모아둔 돈은 1억정도,

키는 175 이상에,

운동으로 탄탄한 몸매,

친구는 많지만 적당한 교유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정적인 남편,

최소 중견기업 이상의 직장에 근무해야 하고,

얼굴은 호감형(대충 미남은 아니더라도 미남같아 보이는)

게임 별로 안좋아 하고, 

여행도 좋아하면서,

나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남자.

 

 

대충 이정도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평균 월급이 월 250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월급 250을 넘는다면 대충 상위 50%는 든겁니다.

 

평균키를 넘었다면, 키와 월급을 합친다면 대충 상위 25%정도이고요,

 

서울권의 대학은 전체 대학생의 10%정도 되므로, 세개를 합치면 상위 2.5%입니다.

 

여기에 평균 이상의 외모라면 상위 1.25%이고요,

 

수치화 할 수 없는 것들의 평균 이상만 곱해보면, 여자들이 원하는 ‘평범한 남자’ 는 상위 0.1%정도 될까 합니다.

 

 

사실 어렵잖아요.

 

수능이 9등급제라면, 수능 5등급이 평균이고요, 키가 174가 평균입니다.

 

 

진짜 평균만 따져보면, 수능 5등급에 키 174에 월급 250에, 20대 후반기준 모아둔 돈 없고, 길가다가 그냥 보이는 흔남 얼굴에, 중소기업 다니며 월세사는 사람이 ‘평범’ 한겁니다.

 

 

하지만, 드라마나 인스타 등등때문에 평범의 기준이 매우 높아졌고, 여자들이 ‘평범한’ 남자를 찾다보니 상위 10%가 안되는 남자들은 결혼하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아무튼, 결국 그래서 평범하게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 쳐보자고요.

 

 

그러면 아이는 최소 평범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보통 아이 두뇌발달 기준에 따라 생후 6개월이면 앉을 수 있고, 10개월이면 설 수 있으며, 돌이 지나면 아장아장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평범’함을 기준 삼아서 아이가 6개월이 지나도 앉을 수 없으면 ‘발달에 문제 있는거 아닌가?’ 라면서 불안해 합니다.

 

또한 돌이 지나도 혼자 걷지 못하면 ‘문제있는거 아냐?’ 라면서 노심초사를 하고,

 

발달이 빠른 여자아이들 기준 생후 18개월에 기저귀 못떼면 ‘우리 애 문제있는거 아냐?’ 라면서 걱정합니다.

 

 

이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누구누구는 한글을 뗐다더라,’ ‘누구누구는 덧셈을 할 줄 안대’

 

서로 비교질을 일삼습니다.

 

 

아동 발달평균치는, 말 그대로 평균일 뿐이며 발달이 빠를수도 있고 느릴수도 있습니다.

 

느리거나 빠른거 감안해서 평균 기준 상위 10% 또는 하위 90%를 생각해야 하는데, 평균보다 약간 못미치면,

 

‘우리애가 너무 뒤쳐지는데?’ 라면서 언어치료니 무슨 센터니 하면서 돈을 갖다 바칩니다.

 

 

따라서, 비교기준은 주위 친구들 아이, 어린이집 아이 친구가 기준이 되다보니, ‘우리애가 누구누구보다 못하더라’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또래보다 말이 빨라야 하고,

또래보다 걸음마도 빨리 떼야 하며,

덧셈뺄셈도 할 줄 알아야 하며,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인싸’ 아기여야 하며,

선생님들과도 관계가 좋아하 하며,

놀이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여야 하고,

친구들이 ‘오렌지’ 할 때 내 아이는 ‘어륀지’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사실 그런 아이는 상위 1%도 채 못될겁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되지 못하면 쥐잡듯 잡고, 더 비싼 교육을 시켜야 직성이 풀리며, 교육비를 마련해 오지 못한 남편을 원망하기 일쑤입니다.

 

또한 엄마들 모임에 가서는, 다들 누구누구 남편이 얼마를 벌어 줬다는 둥, 말배우는 만 2세 아기에게 영어회화를 주 1회 50만원씩 주니까 ‘어륀지’ 하더라는 둥 서로 비교비교 하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경쟁과 경쟁, 주위 사람들보다 한발자국 빨리 떼어야 ‘평범’ 하다고 느낀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은 죽어납니다..

 

 

그래도 경쟁에서 이긴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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