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훈련소 입소후 4일만에 3개월 귀가조치 당한 사람입니다..

살리타 작성일 06.01.08 13: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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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1월3일 춘천훈련소에 입소후에 3박4일만에 3개월 귀가조치를

당한 22살의 남자 입니다..

제 병명은 Tic장애(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끙끙대는 소리를 끊임없이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까딱거리는 증상)로 이 병은 정신질환에

해당됩니다..

춘천훈련소 입소후 분대장들이 군기를 잡으려 솔직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빡세게 나오더군요..

하지만 이런것들은 다 참을만 했습니다.군대가 아무리 편해졌다고 해도

어느정도의 욕설과 갈굼은 예상한것이었고 또 102보충대에서의 군기는

맛보기 정도라 생각했었으니깐요..물론 집에서의 안락했던 생활과의

판이했던 차이는 적응이 좀 안되서 눈물이 나올뻔한적도 많이 있었지만요..

그런데 정작 심했던것은 취침전 점호시의 부동자세였습니다...

저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정말 병적으로 팔을 까딱거리거나 고개를 까딱

거려야 하는 행동을 하는데 그걸 분대장이 보더니 얼차려를 줬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자고 일어났더니 저를 불러서 강당으로 데려갔습니다..

불린 이유는 제가 육군적성검사에서 불안정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더군요..

그래서 군의관이 심신적으로 좀 불안한 사람은 상담을 해주겠다 했는데

전날 얼차려받은것을 생각하니 군대에 2년있어서 나아질 꺼란 보장이

없기에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틱증세가 조금 있어서 부동자세때

어려움이 있었다고..하지만 왠만하면 군생활을 하고싶어서 군복무를

하면서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군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싶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군의관이 알겠다고 하더니 다음날 춘천 국군병원에 데려가더군요...

거기서 다른 군의관과 다시 상담을 했는데 그때는 군의관이 뭐 별증상없을것같다고

그래서 부동자세때 좀 어려움이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몇 시간 있다가 저에게 귀향조치 (3개월 후 재검)를 주더군요...

제가 바란것은 군복무를 하면서 고참들에게 갈굼을 받더라도 군병원에

다니던지 아니면 1개월후 다시 입대를 하던지 그런것이였습니다..

하지만 3개월 귀향조치를 받으니까 정말 시간만 축내다 가겠다 싶어서

제발 투입시켜달라고 호소를 했습니다..그러니까 분대장이 안 된다

그러면서 제가 몇번을 얘기하니깐 짜증을 내면서 이것도 엄연한

군법인데 이걸 어길셈이냐고 하면서 나중엔 얼차려까지 주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11시쯤에 귀가조치를 시켰습니다...

정말 억울하더군요...주위 사람들이 훈련소에서 불편한거 있으면

미리 얘기하라고 해서 그대로 한 제가 바보같은 것인지

아니면 제 의견을 얘기했는데도 3개월 귀가판정을 내린 군의관

탓인지......(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제 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자대에 가서 이 병으로 인해 놀림을 받으면 그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미리 얘기하지 않은 저의 잘못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춘천에서 집에 오는 내내 마냥 울었습니다...

내가 지금껏 뭘 하다 온건지...나는 앞으로 언제 군대를 가는거야 되는건지에

대한 막막함 때문에....

집에 도착해서 바로 병무청에 전화를 했는데 역시나 제가 예상했던것과

비슷한 얘기를 해주더군요..

이전의 치료기록없이 정신질환 판정을 받으신 상태라면 아무리 증상이 심해도

3개월후 재검에서 또다시 3개월이나 6개월후로 재검판정 나올 확률이 높다고...

그리고 현역판정을 받아도 군입대 입영이 밀려있기 때문에 최소에 6월 이후에

입영이 될꺼같다고....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제 나이 22살인데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제대 후 대학도 다시 가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것도 많아서

그런것을 감안하면 정말 6월까지 썩히는 시간은 너무 아깝습니다...

전에는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 뭐라도 느끼고 또 사회에서 차별을

당하지 않을꺼란 생각에 군입대를 결심했었는데

이렇게 귀가조치 판정을 당하니 정말 허탈한 느낌뿐이였습니다..

지금은 군대 가기 싫은것이 사실이고 또 된다면 공익판정을 받고싶지만

공익판정 받는것이 더 어렵고 시간도 더 오래끌거같다는 생각에

그냥 다시 입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대한민국 군대라는것은 좃같다는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물론 바보같이 행동했던 제 탓도 있고 우리나의 현실상 나라를 지키는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나라에서는 군대쪽에는 그다지 큰 신경을 쓰는것 같진

않더군요.. 세심한 배려같은게 아직도 전혀 없는것 같습니다...

물론 당연히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는것이지만 그렇다고 저같은 경우같이

애매하다고 해서 무조건 시간끌기만 하는 군대..

과연 저의 소중한 20대 시절의 시간낭비는 누가 책임져 줄까요...

지금은 뭘 어떡해야 될지 내가 어찌해야 되는건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냥 멍하고 답답한 심정뿐입니다..

같이 귀가조치 당한 사람중에서 하는 말이 의사소견서에 완치 판정을 받으면

3개월 내에 다시 재검을 받을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맞는 말인지

또 3개월내에 재검을 받아 현역판정을 받으면 다시 입영신청을 해야되는데

그러면 또 입영신청이 밀린 상태에서 늦게 입대하는것이 아닌지....

참 걱정만 됩니다..

왜 미리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지 않았냐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가 틱장애 증세는 초등학교때부터 있었지만 병명을 안건 입대 이틀전입니다..

친구가 너 틱장애 있는거 아니냐고..친구도 우연히 SBS"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이 병을 다룬 편을 본것이구요..틱 장애란것은 방송이 나가기 전까진

거의 다 몰랐을겁니다..(지금도 잘 모르시는 분이 많이 계시구요..)

그랬으니 저희 부모님께서도 이 것을 병이 아닌 정신적 산만에 의한

개인적 버릇이라고 판단해서 무조건 고치라고만 해서 병원이란것은

생각도 못 해보고 참는 노력밖에 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 정말 어떡해야 할지 혼돈스럽습니다...

제 글을 읽은 분들께선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부디 동정심에 라도

상세한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제가 어떡해야 좋을지.....

정말..소중한 젊은 시절 이대로 허송세월보내긴 싫습니다..

죽기보다 싫습니다...지금 군문제때문에 불안감과 우울감증세까지

보이는것 같습니다..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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