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가지마라

jicpa 작성일 06.06.28 22: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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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지말라고? 졸라 고생은 고생대로 해놓고 나오면 사회에서 절라 무시받고 지랄같다 아주.

나는 97년에 의경을 갔었다.
왜 갔냐고? 나두 아직까지 의문이다.잠시 내가 정신이 나갔었다.
길거리에서 노닥거리고 방범 나와서 짱깨집가는 의경만 봐서 그랬나부다.
96년에 연대에서 한바탕 크게 붙은거 다 알거다.지나가며 거기 구경가다 날라차기
조낸 멋나게 들어가는 직원중대 아씨들이 멋져 보여서 그랬는지 나도 어디 나가리들처럼
길바닥에서 오뎅먹고 싶었었는지 몰겠다.

하여간 그렇게 입대를 했다.입대전 복학한 선배들 왈..'요새 군대 졸라 편해..구타도 없고
완전 천국이야 천국'..니미 니들이 말년이니 편했던거지..
하여간 그렇게 난 97년 6월에 36사로 입대했다.
4주 훈련 받았는데 졸라 좋았다.밥이 졸라 맛났다.울 집이 가난해서 그랬었는지
집에서 먹는 밥보다 반찬도 좋고 아주 운동하고 밥 먹어서 그런지 밥이 입에 짝짝 붙더만.
똥국? 내가 젤 좋아했던거...건더기 졸라 많고 몸에 좋은건 다 들었더만..
남들 안먹는 똥국 집어다 먹고 하여간 똥국 지금도 그립다.
훈련이야 누구나 다 하는거 다들 알테고..천국이 따로 없더만...밥 굶을 일 없어서.

그러다 경찰학교 가니 완전 개판.이것들이 진정한 당나라의 표본이구나...
신병교욱대 4주동안 들었던 희미한 개념이 여기서 다 상실되고
전국 공통 의무경찰 이경들의 필수인 무개념이 탑재되었다.

이렇게 시간을 때우다 보니 자대를 어디로 갈지가 고민이 되더라.
주워들은 얘기들로 서울가면 디진다...제주도가 패러다이스다..이런
얘기들이 오가고...나는 집이 설였지만 설 가면 디진다는 말에 설 인근
대도시로 지원서에 써넣고 셤봤다.

설인근 대도시 경찰서 자대에 들어간게 8월1일.한창 검열에 상황에 정신없을 때 들어갔던 나는
아주 여기서 개념이란 뭔가를 확실하게 챙겼다.
구타? 응...구타라고 생각도 못할 정도로 맞았지.
왜? 이유도 읍다.집이 서울이라고 두드려 맞고 대학생 였다거
맞고 애인 있다고 맞고 왼손잡이라고 조낸 맞았다.
아 그래도 짭밥이라고 몇달 맞다보니 그것도 요령이 생기더만.

난 방순대였다.알다시피 방순대는 경찰서에 붙어있다.요게 지랄같은게
중대장이 사단장이나 마찬가지걸랑.경비과에서 방순대 일일이 터치할 시간도 읍고
하여간 중대장이 전권을 쥐고 있었다.
중대장이 좀 개념 있는 넘이면 그나마 좋았다.
하지만....이런 개념있는 중대장이 올마나 될까.
가끔씩 어처구니 없는걸로 기분이 나쁠때면 소대장 갈구고 그럼 소대장들은
분대장 불러다가 갈구지...요럼 알다시피 밑으로 내려갈수록 발차기의
강도와 횟수는 배로 증가한다.소원수리? 똘똘이 둘둘 말아 먹는 소리 하지마라...
일명 '쌔빙' 때 나눠주는 교양 수첩에 소원수리 직통 전화가 적혀있기는 하다.
근데 그 번호가 어디냐고? 바로 자서 경비과다.그리고 그 전화를 받는건
경비과 지원근무 나간 같은 부대 고참이다.그 담에 말 안해도 알겠지?
'몇소대 누구누구가 뭣땜에 찔렀다더라' 순식간이다.
이런걸 모르는 몇몇 정신 나간 아그들이 나 입대전 사고를 몇번 쳤나부다.

보통 기동대가 빡세고 방순대는 나가리로 알고 있다.맞는 말이다.
기동대가 훈련 힘들고 상황 많고 다 안다...근데 군생활이
힘든건 훈련이 아니라 내무생활이다.

우리때는 파출소가 있었다.그리고 내가 있던 도시는 방순대 의경들이 파출소에
상주했었다.대략 한 파출소에 4~5명이 살았다.요건 순환이 되어
몇달에 한번 파출소를 옮겨 다니거나 줄이 좋으면 그냥 눌러 앉기도 했고.
요건 다시 말하면 5명중 좋은 고참이 있으면 졸라게 편하지만 갈구는 놈이
있으면 이건 완전 지옥이다.지랄같은 자서 생활이지만
민원인,기타 직원들 들락날락 하는대서 발차기는 안들어오니 그나마 덜 맞았다.
하지만...내가 있던 파출소는 2층에 방이 있었는데 ..여기가 아무리 소리를 내도 밑에서는
안들렸다.다만 인체가 땅에 떨어질때 내는 둔탁한 충격음...

여기까지 읽으면 아주 나가리 방순대 졸라 편했겠네 생각할거다.
이 다음도 읽어봐라.

파출소는 직원들이 있다.일명 짭새.요 직원들이 의경을 뭘로 보냐..
옆집 밍키 똘똘이 만큼도 안본다.

직원이랑 짝짓고 순찰을 나간다.짭밥 없던때다....
직원이 나이가 어렸다.당시 20대 중반.같이 순찰 돌다 말을건다.
나보고 먹고 싶은게 뭐냐고.당근 군기든 신병이 대답을 할리가 있나
'없습니다' 지...근데 요넘이 대가릴 굴린다.
'형이라 생각해...므흣' 요 한마디에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탈출한 나는
대답했다..'짱깨 한그릇 빨고 싶슴다'
ㅎㅎ...그날 근무 끝나고 파출소 들어와서 근무 교대하러 나온 고참에게
바로 한마디 하더라..'야 니네 의경 졸라 빠졌다..막내가 짱개가 먹고싶대..니네
애들 교육 안시키냐? 나 군생활 할땐 안그랬다...다 니들이 밍키 똘똘이라 그래'
그날 고참에게 강도높은 교양(대략 사회에서 전치4주)을 받은 나는
요때부터 우발적인 범죄란 어떠한 심리상태에서 나오는 것인지 대략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요런일이 가끔 있는 일이 아니란거다...
심심풀이로 혹은 스트레스해소..왜그리 의경을 갈구는지.
갈군다기 보다 친하게 지내려 했던 것일까.
새벽에 라면 끓이라 해서 했더니 '나는 라면에 파가 없으면 안먹는다'
그때 파가 없었다.새벽에 어디가서 사오나.'야 니네 왕고 내려오라고 그래'
새벽이다.대한민국 군대 어디서 근무 이외에 신병이 그 시간에 왕고를 깨울 수 있나.
나는 못간다.죽어도 못간다.맞아 죽어도 못간다.그럼 그 직원이 올라간다.
'야 의경 기상...니네 막내가 아주 개판이야..'딱 요거만 하고 다시 내려간다.
자다가 깬 왕고...ㅎㅎ 그 밑에 상경들...ㅎㅎ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잡힌다.

일과
아침에 일어난다.대략6시.기상시간 늦다.왜냐고?
5시에 잤거든.6시에 일어나 대충 준비하고나면 7시.이때부터 하루 근무의 시작.
9시까지 근무하고 창소,빨래,다림질,구두닦기 등등 혼자서 붙이나게 해도 10시가 된다.
운이 좋으면 밥먹기 전 11시 까지는 잠을 잘 수 있다.
근데 이게 지랄같아서 사건 터지거나 훈련,상황 등등이 겹치면 날라가는건 보통이지.
다 알거다.

아무일도 없는 날이면 11시에 일어나 고참들 근무준비하고 밥먹고 나면 12시30분.
이때부터 근무가 들어가면 저녁먹는 시간빼고 05시까지 계속 돈다.
물론 인간이기에 새벽에 2시간에서 3시간은 수면 시간으로 근무를 빼준다.
다만...그 시간에는 할일없는 고참들이 방에 뒹구는 시간.
이것저것 트집잡아 안드로메다에 탈출하려고 하는 나의 개념을 다시 잡아준다.

요러고 다시 근무나가면 솔직히 방금 맞은거 아픈데도 졸립다...
짬밥 없을때 이유없이 왜그리 졸렸는지 다 알거다.응.

이렇게 한달 정도 지나가고 보면
눈이 노랗다.운동 할 일이 없어 체력은 개판이다.
이럴때 딱 상황이나 훈련이 걸린다.
애들 비실 거린다.별것도 아닌 훈련이 빡세다.
정신상태나 몸상태가 이런데 훈련이 제대로 되겠는가...
제대로 자세 안나온다.그럼 또 전신 타박상을 동반하는 교양.

아 띠방...마누라가 자라고 설친다.오늘은 이만.내일 다시 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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