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7월 한여름 군번이고, 10월 중순에 전역한 예비역 빵년차 햇병아리입니다. (공군입니다)
훈련소 연병장에서 방송이 나와 입대하는 장병들을 부르고, 부모님, 형제며 여자친구에게 연신 괜찮다며 나름 늠름한 모습을 보이고 뒤돌아 걸어가던 그때. 다들 생각나십니까? 그때 남겨진 사람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엊그저께 제가 일하는 곳의 부장님 아들이 102보충대로 입대를 했습니다. 평소의 냉정하시던 모습과 달리 많이 초조해 보이십니다. 그리고 지금 군대생활이며, 훈련소 생활, 식사며 훈련강도등을 많이 물어보시더군요. 걱정을 덜어드려야 하기에 최대한 좋은 말로 답해드렸습니다.
군대를 가면 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모님도 그렇고 형제도 그렇고 애인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군대를 간 우리들과는 다른 의미로 힘들어합니다. 저희집은 제가 100일휴가를 나왔더니 집안이 온통 제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더군요. 그리고 훈련병시절 집으로 보낸 편지를 외우십니다-_-; 보통 훈련병때는 효심이 평소의 몇백배는 상승하는 때니 그 편지 내용이 오죽하겠습니까. 지금 읽어보면 낯뜨거워서 버리려고 해도 한사코 말리십니다. 전 평소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군대를 가도 달라질건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00일휴가를 나와서 정돈되어 있는 내 방, 안방에 도배가 되어있다시피한 내 사진 그리고 군대가기전엔 몰랐던 어머니 얼굴에 패인 주름을 보는 순간 아, 내가 이러면 안되겠구나 싶더군요. 제대하고 나서도 어머님께 잘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입대를 앞두고 계신 분들, 얼마남지 않았다고 밤새워 친구들과 술마시고 아침에 들어와 자고, 긴장감에 부모님께 투정부리는 것 다 이해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남겨지는 부모님 또한 힘들고 안타까워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