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를 앞둔 한 대학생이 일어나서 이렇게 말 하더군요.
"흔히 군대를 갔다오면 머리가 둔해진다고 하는데... 어쩌구 저쩌구..(죄송합니다... 너무 뻔한 병역에 대한 불만이라서 기억이 안 납니다.)"
뭐.. 여기 까지는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 후 재향군인회 소속 박사라는 어르신의 발언에 가슴답답함을 느낍니다.
"저는 해병대 36개월 갔다왔습니다.군대 3년은 진짜 배울게 많을 시간이고,3년은 아무데나 써버려도 인생에 있어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입니다.나는 학생들 한테도 군대는 꼭 가라고 말합니다."
민방위게시판에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있을 줄로 압니다.
그런 생각에 딴지 걸고 싶진 않습니다. 저 역시 생각해 보면 군대에서 배운 것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죠.
저 어르신은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박정희 시대에 군복무를 했습니다. 정말로 학교에서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가르치던 시대에 살았죠.(사실 81년 생인 저 까지는 국민학교 세대이고 국민학교에서 교육헌장은 암기강요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무슨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살아가죠. 결국 국방,징병제라는 것도, 공동의 행복을 보전하고 위한
하나의 필요악인 것입니다...
병역이 자기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가치부여 하는 것은 각자의 권리이지,저 어르신이 "군대는 배울게 많은 곳"이
라는 논리로 병역 기간 단축 마저 부정당해야 할 그런 개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저런 전근대적인 논리를 또다시 내세울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의욕마저 상실함을 느껴지네요.
무슨 생명공학을 통해서 앞으로는 100살 까지 살기 때문에 2년은 써도 상관없다니...
늙어서 100살 까지 사는 것이 과연 20대의 그 찬란한2년과 맞바꿀수 있을 런지..
만약 그 학생이 군대를 갔따와서, "역시 군대에는 배울것이 없었따"라고 말한다면, 그건 니 사고방식이 썩어서 그렇다고
대답하겠죠....
결국 저런 허접한 논리로 집권후, 병무 개선이나 기간 단축같은 개선안에 대해 아무런 고민을 안할 한나라당...
항상 기업가의 이익을 대변했으니,병사 축소를 통해 방위산업체가 보게될 손해를 보호해야할테니, 절대 기간 단축 같은건
논하지 않겠죠.
저 역시 징병제가 필수적인 현실을 인정하고, 기간단축이 실효성이 없는 측면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국가 재원상 현재 징병제는 보상될 길이 없는 의무 이기 때문에,
기간단축이라는 형태로 밖에는 보상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핵이라고 하는것이 병력을 늘린다고 억지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핵 때문에 병역축소를 하지 않아야 된다는 논리도 말은 안된다고 봅니다...
저에게 "너는 졸라 생각 없는 꼴통 새끼다"라고 욕하셔도 좋습니다.
저도 군대 2년 2개월 갔따왔고, 이미 예비역 4년차 입니다.
나는 이미 군생활 했기 때문에,단축 하든 말든 저랑 아무 상관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도 대한민국을 욕하는 외국인이 있으면 엷받는 한국인이고, 한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솔직히 지금 처럼 보상도 안 따르고,괜히 갔다와서 욕만 먹고,이런 징병제는 솔직히 군대에서 썩고 오는 징병제입니다...
징병제를 하더라도 제반 환경을 개선하던가, 아니면 징병제의 부담을 축소시켜 야지,
내가 겪은 부당한 현실을 다음 자라는 후배들한테도 물려주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