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과정/역사> 불랑기(佛狼機)는 불씨를 손으로 화약선에 점화 발사하는 화기로는 유일한 후장식(後裝式) 화포이다. 이 불랑기는 15세기경 포르투갈 등 서구 제국에서 제작되어, 1517년경에는 불랑기국(佛狼機國 : 당시의 유럽에 대한 총칭)의 상선(商船)이 중국 광동(廣東)에 와서 처음으로 전하게 됨에 따라 이를 본떠 많은 불랑기(佛狼機)를 실전(實戰)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는 선조(宣祖) 25년(1592) 임진왜란(壬辰倭亂)으로 말미암아 명군(明軍)이 내원(來援)할 즈음 전래된 것으로 이제까지 알고 있었으나, 현존하는 자포의 제작 연대가 밝혀짐에 따라 그 이전인 명종조(明宗朝)에 이미 사용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불랑기의 구성은 발사틀의 역할을 하는, 즉 모포복부(母砲腹部)에 장방형(長方形)의 구멍을 뚫은 활강포신(滑腔砲身)을 갖춘 모포(母砲)와 실탄(實彈)을 장전하여 모포복부(母砲腹部)에 삽입하여 발사하는 원통형(圓筒形)의 자포(子砲)로 구성된다. 또한 그 체형(體形)은 큰 1호로부터 가장 소형인 5호까지로 구분되며, 그 체형에 따라 화약이나 탄환의 용량에 차등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 체형에 비해 통신(筒身)이 길고 포구(砲口)에서 복부(腹部)쪽으로 점차 두텁게 처리하였고, 자포(子砲)가 들어가는 복부(腹部)는 장방형(長方形)인데 포구(砲口)쪽으로 통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부에는 가늠자가, 그리고 포구(砲口) 위에는 가늠쇠가 달렸다. 한편 자포가 들어가는 복부 뒤쪽 중앙부위에는 자포가 삽입되어 발사과정에서 그 반동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하기 위하여 빗장쇠를 꽂을 수 있도록 네모꼴 구멍이 좌우로 뚫려있으며, 병부(柄部)에는 빗장쇠가 쇠고리줄에 연결되어 있다. 이 불랑기포는 포복실(砲腹室)과 포신(砲身)사이에 정철(定鐵)이 달려 이를 포가(砲架)에 얹어 발사각과 좌우로 조정 조준하여 목표물에 대하여 발사하게 되었지만, 고종 11년(1867)에 이르러서는 신헌(申櫶)(1810~1888) 장군이 동차(童車)와 마반차(磨盤車)를 창제함으로서 그 운용면에 있어 매우 발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불랑기포는 임란 때 평양성 탈환에 널리 활용되었음은 물론, 근세에는 신미양요(辛未洋擾) 때 미 기함(美 旗艦) 콜로라도호를 선두로 한 전함 2척, 순양함(巡洋艦) 2척 등 5척의 군함(대포 85문과 수병□해병 등 총병력 1,230명)이 강화 초지진(草芝鎭)과 광성보진(廣城堡鎭)에 내침(來侵)하였을 때 조선군의 주력 화포로 운영되었다. 현존 유물은 육군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에 수점이 전해오고 있다. 본 유물은 크기로 보아 불랑기 5호의 자포로 추정된다.
<일반적 형태 및 특징> 청동으로 주조되어 있으며, 녹이 슬었고, 표면이 벗겨져 있으나 비교적 상태는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