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에 대한 개념정리...

오른발 작성일 07.08.31 07: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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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 상근예비역으로 전역한 1人으로 상근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개념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상근은 현역입영 대상자중 학력, 신체등위, 연령등을 감안하여 학력과 신체등위가 낮은 사람부터 전산으로 선발한다고 하는데 그다지 공감이 안갑니다. 대부분 신체등급 2급, 드물게 1, 3급 정도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복불복이죠. 공익과 다르게 그냥 운빨입니다.

 

 상근은 동대행정병, 무기관리병, 경계병 이렇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아래에 한 동대행정병의 푸념글이 있었는데, 동대행정병의 설명은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PX병은 잘 아실테니 패스..)

 

 일단 무기관리병은 현역생활하신분이라면 잘 아실겁니다. 주 임무는 그 직책에 걸맞게 대대의 무기관리입니다. 보조임무로는 대대의 작업이 있겠죠. 현역 생활에는 비할바가 못되겠지만, 주로 하는 일은 현역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각 대대마다 차이점은 있겠으나 내무실도 있고, 상하관계도 엄격합니다. 대대에서 실시하는 모든 훈련에 참가하며, 근무시간동안은 대대에서 생활합니다. 그.러.나 상근인 관계로 대대의 일과시간이 종료하면 퇴근, 주5일로 인한 토요일 일요일 휴무, 공휴일 휴무 등이 있겠습니다.

 

 경계병 또한 그 직책에 걸맞게 대대의 경계를 담당합니다. 무기관리병과 다르게 보조임무는 없으며, 오직 경계근무만을 합니다. 출, 퇴근은 존재하지만 경계근무인 관계로 주로 하루경계 하루휴무의 스케쥴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주5일근무의 혜택은 받지 못합니다. 일과 동안은 무기관리병과 함께 내무실을 사용하며, 역시 상하관계는 비교적 엄격합니다. 대대 경계 임무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유격훈련, 혹한기훈련 등 큰훈련에만 참가하고, 풀타임이 아닌 반만 참가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에 푸념을 늘어놓았던 동대행정병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소속된 각 동대로 출 퇴근을 하며, 근무시간은 공무원과 동일합니다. 주 임무는 예비군관리 및 동원훈련을 제외한 대대, 또는 동대에서 실시하는 훈련의 대상자등을 파악, 보고하는 일입니다. 행정 업무인 관계로 매년 감사를 받으며, 실수가 있을 경우엔 감점, 누락이 있을 경우엔 초감점(해당 예비군의 훈련 이수시간이 초과, 또는 미만될 경우/혹은 훈련대상자가 아닌데 훈련을 시킬경우,반대의 경우) 됩니다. 일정 점수를 못넘길시에는 재감사, 재감사 또한 패스를 못할 경우 해당 예비군동대장 징계, 심할경우 해당동대 최고참 군기교육대 또는 영창..등이 있겠습니다.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주5일로 인한 토요일 일요일 휴무, 공휴일 휴무입니다. 훈련시 각 예비군동대의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2개 조로 나눠서 큰 훈련에만 반씩 참가합니다. 상하관계는 비교적 엄격하지 않으며, 주로 자택근처에 배치받기 때문에 동네 형이나 동생이 고참, 또는 후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말해 가끔 대대에 들어가 단체교육을 받을때를 제외한다면 군생활의 가장 빡세다고 할 수 있는 선후임간의 갈등이 가장 적습니다. 대대입소시 동대상근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대내에서 생활하는 무기관리병, 경계병 상근 고참에게 이유없는 갈굼을 당하기도합니다.(현역 입장에서 보면 개그죠. 같이 출퇴근 하는 사이끼리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ㅍ- 풋...)

 

 모든 상근에게는 퇴근 후 번개통신이라는게 옵니다. 이 새리가 뻘짓안하고 집구석에 잘 쳐박혀 있는지 각 대대 통신병으로부터 확인전화가 오는거죠. 주로 시간대는 저녁 9시에서 11시 사이입니다. 9시전에 오는 경우는 드문지라 그때까지는 뻘짓(?)등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주말의 경우에는 낮에 한번 밤에 한번 오는관계로(많을땐 세번도..) 하루종일 집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휴대폰을 이용해 전화를 돌려놓는 등의 방법은 통신병이 해당 상근보다 짬이 낮을때나 가능합니다. 이유인즉슨 아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일반 가정전화의 벨과 휴대폰 벨은 처음 울리는 음의 길이가 다릅니다. 가정집 전화는 벨소리의 길이가 다르지 않고 일정한 반면, 휴대폰의 경우는 처음 한음이 굉장히 길게 울리고, 그 다음부터가 일정합니다. 그런관계로 통신병이 고참일경우에는 절대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통신병이 후임일경우에는 정말 천국같은 군생활을 할수가 있는겁니다. 휴대폰으로 돌려놓고 온갖 뻘짓이란 뻘짓은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상근에 대한 개념정리는 이 정도로 마치고, 아래에 푸념을 늘어놓은 한 동대행정병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일단은 가장 먼저 닥치라고 하고 싶네요. 군생활에서 가장 힘든건 훈련도, 작업도 아닙니다. 바로 끝도없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내무생활이죠. 아무리 동대장의 갈굼이 심한다 한들, 현역의 내무생활에 비하겠습니까? 어차피 동대장의 갈굼도 퇴근하면 빠이빠이고, 주말이면 이틀이나 빠이빠이입니다. 현역으로 치면 매주 2박3일의 휴가가 주어지는것이고, 매일이 외박입니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자로써 당연히 겪어야할 일을 자신의 복으로 비교적 편하게 지내게 됐으면 감사할줄 알아야지 뭐가 그리 힘들다고 푸념입니까?

 

 저도 동대행정병 출신이지만 대대입소할때마다 고생하는 현역후임들한테 과자부스러기라도 하나 더 사줬고, 행여 농담으로라도 현역 앞에서 군생활 힘들다는 소리 입밖에 내본적도 없습니다. 전역한 이후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군생활 이래저래해서 많이 빡셌다고 얘기할때도 나는 정말 군생활 편하게했다. 고생많았다고 얘기합니다.

 

 지금 자신이 가진것에 감사할줄 아세요. 얼마나 꿈같은 군생활을 누리는건지 진정 모르시는겁니까? 면담하신 대대장님도 참 얼척이 없었을거라 생각되네요. 님께서 근무하시는 동대 동대장을 욕하기전에 자신의 개념부터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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