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기관총

가루33 작성일 07.11.20 23: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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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길이: 1.19 m

구경: 7.62 × 54 mm 러시안

무게: 약 8 kg

발사속도: 약 650발/분

 

AK소총의 개발로 일약 소련 병기산업의 스타로 떠오른 칼라시니코프를 포함한 여러 설계자들에게 새로운 기관총의 개발명령이 떨어진 것은 AK-47의 개발과 개량 모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1950년대 중반쯤의 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눈코 뜰새없이 바빴을 칼라시니코프였지만 그 와중에도 다용도 기관총 개발의 명령은 충실하게 이행됐고, 몇 년 뒤에는 걸작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칼라시니코프 기관총(Pulmet Kalashnikova)', 즉 PK기관총이 탄생한 것입니다. 사실 PK의 개발은 근본적으로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것보다 사용하는 탄약이 현대적인 기관총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구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소련에는 두 개의 7.62mm탄약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도 잘 아는 AK소총용의 M43탄이고, 또 하나는 7.62mm×54R, 혹은 7.62mm러시안으로 통하는 것입니다. 같은 7.62mm라도 두 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바로 탄피의 형태. 7.62mm러시안은 1891년의 디자인이다보니 탄피는 아랫부분의 테두리(림:Rim)이 밖으로 크게 돌출된 림드(Rimmed)타입이었던 것입니다. 7.62 mm×54R이라는 규격표시의 R이 바로 Rim의 머릿글자인데, 1891년에 채택할 때만 해도 몰랐겠지만 그 뒤 1세기 이상을 러시아 설계자들의 머리를 꽤나 아프게 했습니다. 이런 형태는 탄창 용량이 적은 볼트액션식이나 단발총에서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용량 탄창이나 탄띠급탄방식이 필수불가결한데다 작동 속도까지 빠른 자동화기라면 만만찮은 문제입니다. 림이 탄피 본체보다 굵지 않은 림레스 방식이라면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으니 탄창 설계도 쉽고, 탄띠 급탄식으로 만들기도 간단했습니다. 노리쇠가 그대로 밀면서 링크로부터 뜯어내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안탄을 이런 식으로 한다면 림이 링크에 걸려서 작동을 못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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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탄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어렵지않게 들고 다닐수 있으며 서서쏴 자세도 쉽게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칼라시니코프는 이것을 신중히 풀어나갔습니다. 탄을 뒤로 잡아 뺄 수 있도록 노리쇠 위에 송탄용 발톱을 만들었고, 그 외의 송탄기구를 훨씬 작게 만들어서 급탄구 바로 아래에 설치해 앞뒤로 움직이는 작은 지렛대로 바꾸었고, 노리쇠 뭉치 바로 옆에 파여있는 홈을 따라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외부에서 들어온 먼지 등의 불순물 때문에 작동불량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품수가 적고 잘 밀폐되어 있어 PK는 고장없이 잘 작동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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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에 얹어진 PKM. 이때는 PKMS라고 불리지만 구조에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PK의 9kg이라는 무게에 만족하지 못해 AK-47을 AKM으로 개량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프레스가공으로도 내구성 있는 부품을 제조하는 노하우를 상당부분 쌓았고, 이 노하우를 토대로 PK의 경량화에 착수했습니다. 절삭가공부품 전부는 불가능하더라도 상당수가 철판 프레스 가공품으로 대체됐고, 총열은 홈이 없이 처음부터 가늘게 만들었습니다. 굵게 만들고는 굳이 폼을 파내서 무게를 줄이는 따위'꼼수'를 두나 가늘게 만드나 과열의 우려는 큰 차이가 없고, 탁히 공기과의 단면적을 늘린다는 이론이 생각만큼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먼지나 진흙이 묻으면 잘 안 떨어지는데다 파인 곳에서 녹이 발생하기 쉽다는 단점까지 생겼다던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PKM입니다. PKM의 M은 '현대화'라는 Modernizirovanniiy의 머리말이라는데, 기본적인 성능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무게는 1kg이 줄어든 약 8kg. 미국의 미니미가 거의 7 kg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7.62mm급 기관총으로서는 대단한 경량화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PKM은 1969년부터 소련군에 지급되기 시작했고 원래의 PK기관총은 PKM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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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KM의 구조. 고장날 곳이 없어 수백발을 넘게 쏴도 큰 고장은 물론 잔고장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출처:레인보우팀의 무기자료 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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