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도 안오고 해서 짱공유에 기웃거리다가 갑자기 군악대 생각이 나서 이렇게..ㅎ
남들 다 가는 군대.. 악기 하나 취미로 하던걸 특기 삼아 B급 군악병으로 지원~
보직마다 다 다른 군생활을 하지만서도 남들과 조금 또 다른 군생활을 하게 되는데...
우선 군악대는 A, B, C 급이 있습니다. A급은 수방사나 국방부등.. 주로 전공자(음악)들을 위주로 TO를 충당하지요.
제가 간 B급 군악대는 전공자중에 못하는 사람들이나 취미로 하던 사람들이 주로 가게 됩니다.
가장 많은 것이 C급으로 사단급 이하의 군악대 입니다. 취미로 하던 사람중에 못부는 사람이나 아주 초짜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군대 가서 맞으면서 배우면 순식간에 실력이 느니까 상관은 없지만요^^ 아.. 육군 군악대에 해당하는 설명입니다.
군악대 하면 제복이 바로 눈에 띄지요. 2005년 이전에는 위 사진처럼 국방색 정장풍 이었다가 2005년쯤 빨간색 차이나풍
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 제복이 달린 장식품도 많고 옷 재질도 고급이었지만 그만큼 관리하기가 힘들고 입기 불편했죠.
와이셔츠도 입어야 하고 넥타이도 해야 하고 어깨 견장도 해야하고..ㅎ 하지만 신형 빨간 제복은 바지와 상의만 입으면
되었습니다. 마의(?) 안에 뭘 입던 상관없었지요.
B급 이하 군악대의 인원 구성을 보면 대략 30명 안팍입니다. 소속은 보병쪽.. 근무지원단 등등에 속해있습니다.
대장은 보통은 대위. 짬안되면 중위. 그리고 2~3명 쯤 되는 소령. A급 대장은 1명 있던가 2명이던가 하는 중령급.
행보관등의 부사관이 3명정도 있어서 부대를 관리하구요. (아 이게 설마 기밀유출이라고 잡혀가진 않겠지;;)
악기 구성은 트럼펫 4, 트럼본 4, 바리톤 2~3, 클라리넷 2~3, 플룻 1, 테너색소폰 1~2, 알토색소폰 1~2, 수자폰 2,
퍼크션(드럼파트) 3~4 이렇게 구성됩니다. 보통 행사를 가면 대형은 4열 종대로 서는데요, 그래서 4의 배수로 인원을
편성해서 많이 갑니다. 24명이나 20명으로 많이 간것같군요. 22명도 갑니다. 수자폰 2명을 맨 뒤에 세우고..
맨 앞은 트럼본입니다. 슬라이드를 앞으로 뻗으면 보기에 멋있거든요.
자세히 보면 플룻과 클라리넷 주자만 면장갑을 끼지 않았고 나머지는 다 낀게 보이실 겁니다.
플룻과 클라리넷은 장갑을 끼면 악기 구멍이 막히지 않아서 장갑을 끼지 않죠. 겨울엔 손가락이 얼어서 죽을것 같습니다.
도시 주변에 있는 군악대는 시가행진을 하곤 합니다. 시가행진하면서 길거리 여학생들한테 윙크도 하고 그러면서
신나게 퍼레이드를 하곤 합니다. 물론 어느정도 노하우가 쌓였을떄 얘기. 악기 불면서 먼거리를 걸어간다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 내가 안불면 소리가 안나니까 얼굴이 새파래질때까지 불고 또 부는거죠.ㅎ
하지만..
무대가 이래서 어디 퍼레이드 할맛이 나겠습니까? 시골 잔치에 가서 할머니들 앞에서 하루종일 트로트로 퍼레이드를 할때는
'이건 아니야!'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죠.ㅋ 그래도 시가 행진할때보다 동네 잔치 가는게 먹을건 더 잘줍니다.
고기, 술, 떡.. 신나게 얻어먹고 올 떄도 있는데 그 날은 참 신이 납니다. 역시 배고픈 군인들..
전역한지 어언 2년이네요. 그 시절 친구들은 다들 뭐 하고 살고있을지.. 만나자 만나자 말만 하고 못만난지 2년..
다들 각자 살기 바쁜거겠죠. 저역시 그렇구요. 언젠가는 다시한번 모두 모여서 퍼레이드를 하는 그 날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