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고 말-전투조종사 체험기

jjams2 작성일 08.02.26 17: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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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전 손톱, 머리카락 잘라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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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위는 기자에게 조종복을 건네주면서 "상하의가 붙어 있는 원피스형인데 기다란 지퍼가 목부터 배꼽 위치까지 달린 점퍼라서 여자 조종사는 화장실에서 일보기가 불편하다"고 귀띔했다. 조종복의 질감이 독특했다. 군복인데도 거칠지 않고 부드럽고 가벼웠다. 기내에 불이 났을 때 조종복에 불이 붙지 않도록 소방복처럼 고온에 견디는 아라미드 원단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라미드원단은 철보다 강도가 5배 이상 높은 첨단소재로 탄성과 강도가 높고 내화학성이 뛰어나 우주복이나 방탄복으로 사용된다.

박 대위는 "조종복이 잘 어울린다"며 난데없이 이렇게 말했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라 제게 주세요."
"왜요?"
"(빙긋이 웃으면서) 전투조종사가 되셨잖아요."
박 대위는 "전투조종사들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평소 머리카락 50가닥과 손톱을 잘라 보관해둔다"며 "조종사 체험인데 할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으름장을 놓았다.

농담처럼 한 얘기였지만, 조종사에게는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사고가 나면 시신의 흔적조차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식표나 손톱, 살점 몇 점을 겨우 수거해 장례식을 치르는 게 다반사이기 때문에 생전에 보관해둔 그것들이 유해 대신 묻히기도 한다.

 

△ 전투조종사들은 중력에 대비하기 위해 G-슈트를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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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가 부족한 고공환경을 재현한 저압실 훈련을 대기하고 있는 이은영 기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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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실습, 기본, 고등훈련을 마치고 전투태세훈련까지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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