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을 추진해 온 정부와 관련 업계가 최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UAE가 자국이 도입할 고등훈련기의 기종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UAE는 지난해 1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과 이탈리아 아에르마키사의 M-346을 경쟁후보로 선정해 시험평가를 끝내고 지난달 말 기종을 선정 발표할 계획이었다.
게다가 UAE는 자국의 공군 조종사들을 미국, 영국 등 해외 전문 양성기관에 위탁해 훈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훈련용으로 고등훈련기 50∼60대를 도입하려던 UAE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를 백지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T-50의 UAE 수출에 전력을 기울여 온 정부와 관련 업계는 난감한 표정이다.
대당 약 250억 원인 T-50의 UAE 수출이 성사되면 관련 부품과 조종사 훈련비용 등 총수출규모가 25억 달러에 달한다. 또 세계 6번째 초음속훈련기 수출국으로 부상하게 돼 2004년부터 범정부 차원의 경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됐다.
국무총리와 산업자원부 장관, 공군참모총장이 UAE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UAE 관계자들은 방한 때마다 칙사 대접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1월 초 당선인 신분으로 UAE의 아부다비 왕세자에게 T-50을 선정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UAE는 자국의 조종사들을 해외 전문양성기관에 위탁하게 되면 해당 기관에 T-50을 훈련기종으로 제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기관에서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이고 수출 협상도 원점에서 시작해야 돼 수출 전망이 극히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13년간 2조 원을 들여 개발한 T-50의 ‘첫 도전’이 실패할 경우 다른 해외시장 진출도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개발했지만 수출시장 개척에 실패한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다.
‘골든 이글’(T-50의 별칭)의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정치 외교적 결단을 발휘할 때라는 목소리에 정부가 귀 기울이길 바란다.
(그런데 외교적 결단이란 마지막 문구가 참 이해 곤란하게 합니다. FTA 협정도 아니고 무상으로 줄 것이 아니라면, 어떤 외교적 결단이 남았는지 문구에 담긴 의미가 알쏭달쏭합니다....OTL)
특히 NATO가 캐나다에서 CT-155로 위탁교육을 실시하 듯 UAE도 위탁교육으로 비용절감도 하고 유지관리비도 줄이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어 대략 수출불가능쪽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 듯합니다.
더구나 싱가폴 공군도 위탁교육이 기본 방침이기 때문에 역시 T-50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자료제공 : 동아일보 4월 14일자 뉴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