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의 활주로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활주로 양쪽 끝 부분 항공기의 착륙방향으로 볼 때 진입구 초입에 커다란 아라비아 숫자가 그려져 있다. 이러한 숫자는 세계 어느 공항에 가더라고 꼭 적혀 있는 것인데 이 숫자는 다름 아닌 활주로의 방향을 나타내는 표식들이다.
활주로를 건설할 때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은 운항의 종류 즉 시계비행이냐 계기비행이냐, 진입구역의 장애물이나 인접공항의 교통흐름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연간평균풍향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ICAO(국제민간항공협회) ANEX(부속서)14, Chapter 3의 1항1에는 “비행장의 활주로 수와 비행장의 대상이 되는 항공기의 비행장 이용가능율이 적어도 95%가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1항 2에는 전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일정한 수치의 횡풍분력(Cross- wind component)에 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즉 일년을 통 털어서 95%이상 바람 부는 방향이 활주로 기준으로 일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에서의 길 안내는 지상관제관이 항공기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때 항공기가 진행해야 할 방향을 일일이 육성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3자리 숫자로 알려주고 있다.
즉 북쪽을 360으로 하고 시계바늘 방향으로 돌면서 북동 45, 동쪽 90, 남동 135, 남쪽 180, 남서 225, 서쪽 270, 북서 315 등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표시방법은 선박에서도 똑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방향을 잡으면서 목적지 공항에 접근하여 드디어 착륙단계에 이르게 되면 조종사는 활주로 말단에 2자리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이 숫자는 항공기 진입방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항공기 진행방향의 방위를 10단위 2자리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즉 활주로 말단의 2자리 숫자는 그 활주로가 어느 방향으로 뻗어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북쪽방향으로 뻗어 있으면 360도의 2자리를 따서 36으로 나와 있고 같은 활주로라도 반대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진입할 경우는 기수가 남쪽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180도의 2자리를 따서 18로 적혀 있다.
2개의 활주로가 평행으로 있을 경우는 항공기 진입방향 기준으로 우측 활주로에 R(Right), 좌측 활주로에 L(Left)로 표시하고 그 앞에 진행방향각을 나타내도록 되어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활주로 북쪽에서 진입할 경우 북단 우측 활주로(서쪽)에 14R-32L, 좌측 활주로(동쪽, 터미널에 가까운 쪽)에 14L-32R 이라고 적혀 있으며, 활주로 남단에서 볼 때는 우측 활주로(동쪽)에 32R-14L, 좌측 활주로(서쪽)에 32L-14R 이라고 적혀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북쪽에서 진입할 경우 활주로 북단에는 우측 활주로(서쪽, 1번 활주로)에 15R-33L, 좌측 활주로(동쪽)에15L-33R이라고 적혀 있으며, 남쪽에서 진입할 경우 활주로 남단에는 우측 활주로(동쪽, 2번 활주로)에 33R-15L, 좌측 활주로(서쪽, 1번 활주로)에 33L/15R이라고 각각 적혀 있다. 즉 인천공항의 활주로는 남쪽 진입구(인천쪽)에서 보면 150°/330°로 나와 있으며 활주로의 방향은 정확한 남북방향이 아니라 남남동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뻗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계바늘로 보면 5시 55분 정도의 방향으로 생각하면 된다.
인천공항의 경우 북서풍이 우세한 겨울철에는 33L이나 33R방향(즉 인천 앞 바다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이착륙하고), 남동풍이 주로 부는 여름철에는 15L이나 15R 방향(즉 북북서에서 인천 앞 바다 방향으로 이착륙하게 된다)활주로가 이용된다.
또한 같은 계절이라도 낮에는 북북서 방향으로, 밤에는 남남동 방향으로 이착륙하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으로는 15방향(즉 북북서에서 남남동 방향으로 진입)을 주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거의 없는 일이긴 하지만 3개의 활주로가 나란히 있을 경우는 어떻게 표기하는 것일까? ICAO 부속서 14 제5장 항행용 시각원조시설 표지(Markings)에는 3본의 경우 L(좌측), C(중앙), R(우측)로 표기하고 4개가 나란히 있을 경우는 L(좌좌), R(좌우), L(우좌), R(우우)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숫자의 크기는 폭이 1.1m(숫자 1)~3.9m(숫자 4), 높이 9m 크기로 흰색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 보이는 숫자의 크기는 작지만 실제로는 어른 키 5인분이상이나 된다고 하니 엄청난 크기임에 틀림없다.
자료제공 : 슈퍼스탈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