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최강을 노릴수있었던 캐나다의 Arrow

hiddenp 작성일 08.08.04 20: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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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한국전쟁의 종전과 함께 전세계에 급속하게 불어닥친 냉전의 한파는 캐나다로서도 예외일 수는 없었는데 지정학적으로 구 소련과 가장 많이 접촉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소련의 제1 타겟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당시 서방세계의 가장 큰 위협은 소련의 폭격기에 의한 핵공격이었지요. 이에따라 소련과 인접한 자본주의 국가들 (미국의 맹방들)은 각자 필요한 요격기의 수요를 충당하고자 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항공산업이 발달해 있었던 나라들은 F-101 Voodoo, Lightning 같은 요격기를 개발하여 배치했고 여력이 되지 않는 국가들은 이러한 기종들을 수입하여 서둘러 배치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에 지정학적 약점을 지닌 캐나다도 빠질 수는 없었지요. 이에 Avro Canada社에서는 1953년 부터 소련의 폭격기를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요격기의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요격기의 대략적인 형태는 고출력의 엔진을 2기 장착하고 익형은 델타익, 장거리의 수색/추적이 가능한 레이더를 탑재한 그야말로 전형적인 요격을 위한 기체였습니다. 요즘의 개념으로는 공중우세 (Air Superiority, 혹은 F/A-22를 칭하는 'Air Dominance'라는 아주 시건방진 명칭) 전투기가 적당하겠죠?121785043389679.jpg
Avro Canada社의 디자이너들은 극비리에 이 요격기의 개념실증안 도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이 요격기의 존재 자체가 기밀이었기 때문에 목업의 제작도 하지 않았고 단지 디자인의 설계만 실시하여 완성시킨 디자인안에 Arrow (화살) 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탑재할 엔진이었던 Rolls-Royce社의 RB-106 엔진이 개발도중 취소되어 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엔진없는 종이비행기의 신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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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vro Canada社는 이 비어버린 46인치의 구멍 (엔진이 탑재될 공간)을 메꿔줄 수단으로 자회사인 Orenda Engine社에 애로우에 탑재될 엔진의 개발을 의뢰하고, Orenda Engine社는 엔진개발에 착수하게 되지요. 엔진의 이름은 북미 인디언 부족명 중 하나인 'Iroquois'로 명명되었는데, 요구조건에는 개발비가 9,000만 달러를 넘지 않을것과 20,000lbs (평시추력)의 추력을 가지는 엔진으로, 이는 당시 1950년대의 개발/운용 중이던 엔진들 중 가장 높은 추력을 가진 엔진이었습니다.121785047775126.jpg

엄청난 갑빠(?)를 자랑하는 Arrow

 

애로우는 당시 설계되었던 다른 전투기, 아니 항공기들과는 전혀 차원이 달랐습니다. 크기는 전장 80ft, 전폭 50ft, 전고 21ft의 엄청난 크기의 동체와 2,800 갤런의 연료탑재량으로 인하여 1~2.5시간 동안의 무급유 비행이 가능했고, 2G의 상태에서 마하 1.5의 속도를 낼 수 있었는데, 탑재 무장은 요격기답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가 진행되었지요.

 

탑재방식은 2차대전에 사용되던 폭격기들 처럼 자체 무장격납고 (Weapon Bay)를 갖춘것으로 각종 폭탄,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심지어는 어뢰까지 탑재가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종사/화기관제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전방석은 조종석, 후방석은 레이더 관제석으로 설계되었고, 조종사 혼자 탑승할 경우에도 (요격임무에 한하여) 혼자서 무장 선택 및 사용이 가능하도록 ASTRA-Sparrow II 화기관제장치도 탑재되었지요.121785050073750.jpg

그러나 이는 기술적인 어려움과 정부의 권고로 인하여 모두 취소되고, 애로우는 요격전용으로 개발방향을 잡게됩니다. 그리고 항공기로서는 최초로 자동비행조정시스템 (Automatic Flight Control System) 시스템을 채택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정밀비행과 자동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이는 20년 이후에나 제대로 실용화 되어 있는 FBW (Fly by Wire)와 같은 기술적 진보였지요.

 

1957년 10월 4일, 이 거대하고 경이적인 전투기가 세간에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소련이 처음으로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에 관심이 쏠려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고성능 요격기로는 소련의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퍼져나가게 되었고 이는 곧 미-소 우주전쟁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지요. 어쨌든간에 애로우의 첫 시제기가 나올동안에도 엔진의 개발은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처음 생산된 애로우의 프로토타입 5기는 미국의 Pratt & Whitney社의 J75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하게 되는데 이 엔진은 이로쿼이즈 엔진의 평시추력에도 못미치는 - 애로우의 능력을 발휘하기엔 상당히 역부족인 엔진이었습니다.12178505231266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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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엔진이 탑재된 프로토타입 201호가 1958년 3월 25일 처녀비행에 성공했는데, 애로우 자체적으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단지 랜딩기어가 약간 비틀어진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총 5기의 시제기가 시험비행 도중 겪은 사고는 단 2차례의 불시착에 불과하였지요. 그와 동시에 이로쿼이즈 엔진도 테스트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고, 이를 지켜보던 미 공군은 이로쿼이즈 엔진의 테스트를 위해 B-47 폭격기를 캐나다측에 대여하여 비행테스트를 실시하게 됩니다. 6개의 엔진을 탑재하는 이 폭격기의 가장자리에 달린 엔진 2기를 철거하고 이로쿼이즈 엔진 2기를 장착하여 테스트에 들어갔지요.121785054841641.jpg
이로쿼이즈 엔진을 장착한 B-47은 시험비행에서 급기야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고 맙니다, 당시 이로쿼이즈 엔진의 최대출력 테스트를 위해 20,000lbs로 추력을 올리는 순간 B-47의 동체가 몹시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이윽고 B-47이 낼 수 있는 최대속도를 능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로쿼이즈 엔진은 B-47이 쓰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엔진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평상시 테스트에서는 평소 추력의 60%로 비행해야 어느정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할 정도였으니, 이로쿼이즈 엔진은 당시 북미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애로우는 50,000lbs 이상의 추력을 낼 수 있는 그야말로 경이적인 엔진을 탑재한 전투기가 될 수 있었지요.

 

얼마 후 미국 정부에서 애로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여 미 공군은 관계자들을 오타와로 파견했는데, 애로우의 대체적인 자료들을 살펴본 그들은 '완벽에 가까운 전투기'라 호평하기에 이릅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러한 캐나다의 전투기 생산과 더불어 북미방공조약의 내용을 캐나다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도록 수정되었고 북미방공협의회에는 캐나다측 관계자들이 더 늘어

갔습니다

 

John G. Diefenbaker (1895~1979)

 

그러나 1957년 121785057269713.jpg정권을 잡은 John G. Diefenbaker 총리는 캐나다공군, 방산업체들간의 이해부족으로 인하여 1958년 가을 애로우의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ASTRA-Sparrow ll 화기관제시스템의 개발을 예산상의 이유로 취소시켜 버리기에 이릅니다. 애로우는 NORAD와 연동이 용이한 Hughes社의 MG-3 무장시스템으로 재빨리 변경하였고 이는 애로우에 배정된 예산을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펜베이커는 애로우 전투기 자체를 탐탁치 않게 여겼고, 이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훌륭한 전투기를 그저 돈벌이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는 캐나다가 국방을 위하여 수백만달러의 예산을 쓰는것은 좋지 못한 일이라는 어리석은 방침을 세워버렸고 미국을 공격하러 오는 폭격기들이 북극과 캐나다를 통과하여 온다는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게다가 그는 애로우 개발계획에서 얻어진 기술들을 외국에 팔아넘기려는 시도를 여러번 자행했고, 아니나 다를까 이런 검증되지 않은 전투기를 구입할 나라는 응당 하나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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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fenbaker를 풍자한 당시 언론만평

 

이렇게 예산문제로 애로우의 개발계획이 흔들리자, 미국에서는 캐나다측에 Bormac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제안하였고, 결국 1959년 2월 20일 애로우의 개발취소와 함께 2억달러의 비용을 주고 미국으로 부터 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입하게 됩니다. 애로우의 개발취소와 함께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은 Avro Canada社의 직원 상당수는 NASA와 영국의 Avro社, BAe社로 건너갔고 이들은 후에 달착륙선 아폴로호와 Concorde, TSR II 등과 같은 항공/우주분야의 굵직굵직한 경력들을 남기게 되지요. 결국 캐나다는 무능한 정치가 하나 때문에 자국의 훌륭한 인력과 기술을 엿바꿔먹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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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105 Arrow Mk.1

제작사 : Avro Canada社
주임무 : 전천후 요격기 (공중우세전투기)
승무원 : 2

추   진 : P&W J75-P-3
추   력 : 8,392kg (18,500lbs)
전   폭 : 15.24m
전   장 : 25.30m
전   고 : 6.25m
익면적 : 113.80㎡
자체중량 : 22,244kg
최대이륙중량 : 31,118kg
최대속도 : 2,104km/h
운용고도 : 18,290m
항속거리 : 2,700km
탑재무장 : AIM-7 Sparrow 공대공 미사일 4~6기 or AIM-4 Falcon 공대공 미사일 8~12기

 

출처 : http://www.afba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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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쓰여진 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항공기에 대해 많이 아시는분은  캐나다의 Arrow 가 얼마나 대단하고

 

거의 지금의  랩터와 같은  혁명, 꿈의 전투기였다는걸 알겁니다.

 

허나  무능한 정권으로 인해  날개 하나 펴지 못하는 그런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왔죠.

 

 

현재에도  캐나다는  우주,항공 산업의 선진국입니다.  저런 무능한 정권때문에

 

그 우수한 인력들이  다른나라로 다 가버렸는데도 말이죠

 

우주에서 사용되는 우주와복선에서 나오는  로봇팔 << 이게  캐나다에서 만든  '캐나다암' 입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항공산업국으로 발전할수있었던 캐나다가 정말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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