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항공기는 엔진이 여러개다.
물론 단발 엔진 항공기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 민간 항공기, 특히 여객기에 사용되는 항공기는 대개 엔진이 2개 이상이다.
"엔진 체크 !! 3번 엔진 다시한번 확인해 주세요!"
엔진이 여러개다보니 각 엔진을 식별하기 위해, 일련번호를 붙힌다. 보잉사의 B747 점보기를 예를 들면, 엔진 4개에 차례대로 1, 2, 3, 4번 번호로 지정된다.
어느 쪽이 4번 엔진(Engine)일까?
엔진 번호(이름)은 항공기 자신을 기준으로 왼쪽부터 정해진다. 항공기 꼬리(Tail) 쪽에서 기수 (Head) 를 바라보았을 때 좌측의 가장 바깥 쪽 엔진이 1번, 그리고 오른쪽으로 2, 3, 4번 엔진 순으로 부여된다
즉 항공기를 기준으로 오른쪽 가장 바깥 엔진이 4번 엔진이 되는 것이다.
본문에서 기왕에 엔진 번호를 언급하려면 1번을 얘기할 것이지, 하필이면 제일 끝 엔진인 4번 엔진 얘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 1번 엔진보다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시동은 4번 엔진부터 차례대로 걸기 시작한다.
굳이 4번 엔진부터 시동을 걸어야 하는 걸까? 다른 엔진의 시동을 먼저 걸면 안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무 엔진이나 먼저 시동을 걸 수 있다. 3번을 먼저하거나, 1번 엔진 시동을 먼저 걸어도 상관은 없다. 다만 항공기 제작사에서 4번 엔진을 가장 먼전 시동걸도록 권하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4번 엔진에 특별한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트 엔진(Jet Engine)은 그 특성상 엄청난 후폭풍을 발생시킨다. 그 후폭풍이 항공기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것이지만, 항공기가 지상에 서 있을 때 엔진 시동을 걸면 그 힘(후폭풍 등)으로 인해 항공기가 본의 아니게 약간씩 움직일 수 있다.
항공기가 터미널에 접현해 있는 상태에서 항공기가 움직이기라도 하면 주변 건물이나 시설물 등을 건드려 자칫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항공기가 움직이지 않도록 브레이크(Brake)를 작동시켜야 하는데, 그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하이드로릭 파워 (Normal Brake Primary Hydrolyc Power)가 4번 엔진에만 연결되어 있다.
즉, 다른 엔진에는 브레이크를 제어할 수 있는 하이드로릭 파워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엔진 시동 시 자칫 항공기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먼저 시동을 걸지 않는다. 물론 4번 엔진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다른 엔진부터 시동을 걸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럼 왜, 제일 오른쪽 끝 엔진에 하이드로릭 파워 (Normal Brake Primary Hydrolyc Power) 를 연결했을까? 기왕이면 명분있게 1번 엔진에 해당 기관을 연결하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걸까?
한가지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항공기는 전통적으로 기체의 왼쪽은 사람이 타고 내리는 등 승객의 움직임과 관련된 작업이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설득력이 있다.
항공기는 항상 왼쪽 기체를 터미널에 접현하거나 탑승계단을 붙히는 등 기체의 왼쪽은 주로 승객의 탑승과 관련된 작업이 이루어진다. 아마 항공기 사진 등을 유심히 보신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승객이 내리거나 탑승할 때 항공기의 오른쪽 문을 이용하는 경우는 없다. (비상 탈출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리고 승객의 움직임과 상관없는 기체의 오른쪽 부분에서 화물의 싣고 내림, 기내식 탑재 등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기체의 오른쪽이 아무래도 승객의 동선이 없는 지역이다 보니, 그리고 터미널에 붙어있지 않은 공간이다 보니 마지막 4번 엔진에 하이드로릭 파워를 연결시켜 시동을 제일 먼저 걸도록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다음에 혹시 비행기에 탑승하셔서 오른쪽 날개 부근에 앉으셨다면, 오른쪽 끝 엔진에 시동이 제일 먼저 걸리는 지 주의깊게 살펴보시라.
자료제공 : 항공 상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