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육군 모 사단 예하 GP(전방초소) 내무실에서 수류탄 1발이 폭발해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23일 오후 국방부에서 강덕찬 육군본부 공보과장이 사건 개요 등을 설명하고 있다
22명 취침중 사고..병력 전원 교체
군, 경계근무 강화
23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GP(전방초소) 내무반에서 수류탄 1발이 터져 병사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육군은 "이날 오전 1시50분께 철원군 동송읍 소재 육군 모 사단 예하 GP 내무반에서 수류탄 1발이 폭발해 이모(21) 이병이 중상을, 허모(21) 병장 등 4명이 경상을 입고 민간병원과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병사 22명이 잠자고 있던 GP 내무반에서 KG14 경량화 세열수류탄(폭발할 때 쇠구슬이 퍼져 살상 범위를 확대하는 수류탄) 1발이 원인 미상으로 폭발해 발생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이 사고로 이 이병은 두부와 목등뼈 파편상으로 의식을 잃어 수도병원에서 서울의 민간병원으로 재이송됐으며 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인 허 병장 등 4명은 우측가슴과 이마, 손가락, 좌측머리, 우측 허벅지 등에 열상을 입었다.
부상한 5명은 전날 저녁 6시30분께 근무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뒤 잠들었으며 이날 오전 근무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이들의 자리는 모두 내무반 출입구 앞쪽에 있었으며 중상을 입은 이 이병의 자리는 출입구에서 네 번째였다. 이 이병의 좌측 3명과 우측 1명은 경상을 입었다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GP 사고는 오전 2시18분께 육군본부와 합참, 3군사령부 상황실로 동시에 전파됐으며 해당부대는 2시26분께 응급헬기를 긴급 요청, 3시4분께 전방 GOP(관측소) 부대에 도착했다. 이어 3시20분께 부상자 5명을 태우고 이륙, 국군일동병원을 거쳐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후송까지 부상자 치료를 위한 초동조치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확한 사고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사고 발생 후 해당 GP의 병력을 전원 근무교체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자료제공 : 연합뉴스
육군은 또 선종출(대령.육사40기) 5군단 헌병대장을 단장으로 27명의 조사단을 편성해 사고 GP에 투입,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육군본부도 한민구(중장)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각 참모부장 등이 참여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 GP 탄약고와 병력 관리 등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섰다.
GP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경계근무에 나설 때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씩을 지급받고 근무를 마치면 GP장(소대장) 입회하에 반납해야 해 내무실 반입은 철저히 금지된다.
이 때문에 육군은 누군가 고의로 수류탄을 던졌거나 근무를 마치고 미처 반납하지 않은 수류탄이 터졌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폭발한 수류탄은 사고 GP 병사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류탄이 내무반에 반입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전방 GP에서 수류탄 사고가 발생하기는 2005년 5월19일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530GP에서 김동민 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소총을 난사해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