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웹진 공감] 항공기 새옷을 입혀라! F-16의 도장과정 엿보기

dugue29 작성일 09.02.22 05: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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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과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용어, 개념 등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필요하다. 자세한 과정을
설명하기 전에 우선 개략적인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자. 알아듣지 못할 용어들이 나와 이해가 쉽진
않겠지만 이후에 설명할 세부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전체적인 흐름을 알아둘 필요가 있어서 간단하게
표로 나타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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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항공기 도장의 세부과정을 볼 텐데 먼저 새로운 도장을 입히기 전 예전에 칠해졌던
도장을 벗기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처음 보고 듣는 사람은 생소해서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을 테니
좀 더 쉽게 사진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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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고점검 및 엔진장탈 사진]

첫 과정은 항공기를 입고해 엔진 및 내부 부품을 빼내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도장반에서 하지 않고
기체담당 파트에서 수행한다. 이어서 항공기 사전 세척 및 건조를 하는데 PMB 작업 수행 전 Media
(플라스틱 입자) 오염 방지 및 De-Paint(페인트를 벗겨내는 것) 작업능률을 위해서 항공기 외부표면을
세척하는 것이다. PMB와 Media에 대해서는 잠시 후 PMB 작업 부분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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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MB작업장]               [Jacking 및 Masking]

이어서 PMB 작업장으로 입고해 Jacking 및 Masking 작업이 이루어진다. Jacking이란 PMB 수행 전
고속 분사되는 플라스틱입자(Media)가 항공기의 복잡한 구조와 넓은 개방구를 통해 유입되지 않고
열려진 Door로 인해 작업에 불편함이 없도록 착륙용 바퀴를 기체 내부에 접고 강력한 유압장치의
Pole(Jack) 3개로 항공기를 들어 올려 고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Masking은 그림에서와 같이 기체 외부 페인트 제거시 고속(35psi)분사되는 플라스틱입자가 기체 내부의
미세한 틈이나 취약한 밀봉부위로 순간적으로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는 작업이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이중으로 밀봉하며 고압분사 Media에 견디는 고탄성 Impact Tape(3M)와 Hot Glue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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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MB작업]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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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sitc Media]

이어서 PMB작업이 이어진다. PMB(Plastic Media Blasting)는 용어해석 그대로 플라스틱 입자(Plastic
Media)를 분사(Blasting)하는 작업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고압축 공기의 압력과 분사량을 Setting
하여 항공기 외부 페인트 표면에 그림에서와 같이 플라스틱 입자(Plastic Media)를 분사 충돌시켜 페인트를
제거하는 행위이다. 쉽게 말해서 플라스틱 알맹이를 강력한 압력으로 쏴서 페인트를 벗겨내는 것이다.

이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진으로부터 작업자를 위해 공기를 공급하는 전용 보호복을 착용하며 무거운
분사 노즐 뭉치와 반사저항으로 인한 작업자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분사 거치대를 활용한다.
얼핏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일정한 압력과 양을 분사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며 도장 작업 중에서는
그나마 병사들이 가장 많이 관여하는 작업이자만 그 역시 3개 여월간의 철저한 교육 후에 실제 작업에
투입된다. 필자도 취재를 위해 위 그림과 같은 간단한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고글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20여분 후 작업장을 빠져나오니 눈이 따끔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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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4 페인트 제거 방식]                [화학물질]

PMB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자. 현재 우리나라에 PMB 작업장은 대한항공, KAI, 그리고 공군 82창 이렇게
3군데 있는데 82창 작업장은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이 4노즐인데 반해 우리는 6노즐이며 모든
공정이 자동화 되어있다. KAI는 최근에 설비를 갖췄는데 소규모이다. 참고로 F-4와 같은 재래 기종은 PMB
방식이 아닌 화학약품을 뿌려 물로 씻어내는 습식제거 방식을 사용한다.

다음은 De-Masking(마스크 제거) 작업인데 기체 내부로 Media의 유입 방지를 위해 밀봉했던 부위의
Tape등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이어서 물 세척 작업이 이어진다. 페인트를 벗겨내고 난 후 항공기 외부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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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M Coating 작업]

다음은 RAM Coating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손상된 Coating부위를 보강하는 작업이다. RAM이란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게 해주는 물질인데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스텔스항공기에 바르는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 항공기도 전체는 아니지만 레이더에 가장 잘 포착되는 부위에 RAM코팅을 하고 있다.
작업부위의 범위에 따라 작은 부위는 RAM Compound를 사용해 간단하게 수리하고 광범위 복구시에는
절차가 복잡한 RAM Coating으로 수리한다.
그리고 RAM Coating은 다른 페인팅의 약 20배의 두께로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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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항공기를 도장반으로 옮겨 몇 번의 덧칠이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Painting 작업에 들어간다.
이것은 전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PMB 등 그전보다는 훨씬 숙련도를 원하기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들인
군무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으며 소수의 부사관도 참여하며 병사는 보조 개념으로 허드렛일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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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inting 전 Mas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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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퀴 Masking]

Painting에 들어가기 전에 PMB 작업 전에 했듯이 다시 중요부위를 밀봉하는 Masking 작업을 하는데
전과 다른 점은 바퀴를 접어서 넣지 않고 바퀴를 그대로 두고 바퀴부분도 밀봉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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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lant Primer#1]        [Sealant Primer#2]        [Sealant Primer#3]

항공기 페인트 작업의 처음은 Sealant Primer 작업이다. 항공기 금속표면에 Chemical Conversion Coating
(화성피막)을 하는 것인데 부식저항성과 실제 페인트 작업 시 접착성 및 내구성 부여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초벌작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기종이나 약품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 작업에 쓰인 약품은 형광색이었다.
위에서 밝혔듯이 일정한 두께로 칠해야 함으로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며 긴 시간동안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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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exible Primer#1]            [Flexible Prim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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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exible Primer#3]

Sealant Primer 작업에 이어 Flexible Primer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것 역시 부식저항성과 접착성, 내구성
강화 등을 위한 것이지만 Sealant 작업과 조금 다른 점은 이름처럼 고탄성의 물질이 첨가되어 항공기 기체의
유연성을 보강한 것이다. Sealant 작업이 끝나고 2시간 정도 후에 Flexible 작업을 하는데 이유는 반응물질이
접착하는데 걸리는 처치시간이 2시간정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겨울보다 여름에 처치
시간이 더 짧아진다. Sealant와 Flexible 작업 모두 폴리우레탄(Polyurethane)계열의 다양한 연료로 구성된
페인트를 쓰며 최종 마감Coating을 하기 전 기체금속 표면 간 상호 완충작용을 도와주는 초벌 및 중도용
Coating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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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 coating1 / top coating2 / top coating2]

마지막으로 항공기의 최종 마감 Coating이 이루어지는데 공식명칭은 Gray Top Coat이다.
우리 보통 전투기에서 볼 수 있는 회색 페인트 작업이라 생각하면 쉽겠다. Light Gray(Color 36375), Dark
Gray (Color 36320)로 위장 도색을 하며 작업이 끝난 후 정확한 페인트의 두께 측정하여 균일하게 Coating이
될 수 있게 한다. 이 작업 역시 Flexible Primer 작업 후 약 12시간 정도의 처치시간을 가진 후 이루어진다.
그리고 앞에서 Light Gray, Dark Gray라고 하며 Color 번호가 나오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아래 방부팀장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하겠다.

마감 Coating까지 이루어지면 항공기 외부에 각종 Marking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운영에 필요한 태극
국적표시, Radio Call No 및 각종 점검 Door의 식별 번호 및 경고 문구 등 수 백 개의 표식 작업을 정확한
위치에 그려 넣는다.

이것까지 끝나면 입고절차의 역순으로 엔진을 포함한 기관장착 및 항공기 점검이 이루어지고 High Taxing을
거쳐 해당 기지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써 완전한 항공기 도장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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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창의 항공기도장 실무적인 책임자인 방부관리팀장인 정영길 사무관님과 얘기를 나눠봤다.
항공기 도장에 관한 못 다한 얘기들을 들어보자.

Q. 정사무관님~ 취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A. 아닙니다. 저희가 하는 일을 전 공군에 알려 주신다는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안 물어본 것까지 말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Q. 궁금한 것들 몇 가지 여쭤볼게요. 82창에서는 어떤 항공기들을 도장하나요?
A. 현재는 F-16, KF-16, F-4D/E 등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F-15K도 할 계획입니다.
그 외에 지원기나 훈련기 등은 81창에서 하고 있습니다.

Q. 도장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항공기 별로 다르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우선 조금 오래된 항공기들, F-4나 F-5 같은 경우에는 PDM(Programed Depot
Maintenance : 계획 창 정비) 개념이 있어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도장뿐만 아니라 기체, 기관 등
종합적인 정비를 받습니다. 보통 4년 6개월~5년 정도 되는데 그때 같이 도장을 하게 됩니다.
F-16같은 경우는 PDM 개념을 적용하지 않고 Modul(모듈)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쉬운 말로
모든 정비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떼서 정비하고 다시 끼워 넣는, 일종의 조립식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도장도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보통 8~9년 주기입니다.

Q. 1년에 도장하는 항공기 수는 얼마나 되나요?
A. 현재는 F-16, KF-16, F-4D/E 등을 포함해 30여대 하고 있습니다.

Q. 1대의 항공기를 도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이것 역시 PDM 개념이 적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다른데요.
F-16의 경우 도장만을 위해서 항공기가 입고되기 때문에 입고에서 출고까지 약 22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PDM개념이 적용되는 F-4같은 경우는 종합적인 창 정비 중 도장이 차지하는 시간은 7일 정도입니다.

Q. 한대를 도장하는데 몇 명이나 투입되나요?
A. 공정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공정마다 총 7~8명 정도인데 대부분이 전문가들인 군무원입니다.
부사관과 병사들이 지원 개념으로 1~2명 정도 투입됩니다.

Q. 공군에 들어오기 전 외부에서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A.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일반사회에서 항공관련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금속계통에서 3년가량 일하다가 1984년에 공군에 입대해 각종 교육을 수료하고
도장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Q. 왜 공군에 들어올 생각을 했는지?
A. 누구나 그렇겠지만 하늘과 항공기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저 역시 항공기의 매력에 빠져 무작정 공군으로 들어오게 된 거죠.

Q. 지금까지 도장을 했던 항공기는 몇 종류나 됩니까?
A. F-16, F-4, F-5, T-33, F-41, C-123, L-2, O-2 등 10여종이 넘습니다.

Q. 제가 본 것 이외에 또 다른 종류의 도장이 있나요?
A. 물론입니다. 특수비행팀의 도장이나 엔진에 하는 열처리 도장 등이 있지만 복잡하고 많아서
여기서 설명드리기는 무리가 있네요.

Q. 너무 뻔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의외로 정확히 모르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항공기에 도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우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두들 아시겠지만 부식방지입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항공기 기체의 부식을 막아 최상의 상태로 오랫동안 운영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리고 운영측면에서 보면 국기나 대대마크, 그리고 항공기 번호 등 여러 가지 표식을 페인팅 하기 위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작전적인 측면이 있는데 위장을 위한 것과 영화에서도 많이 봤겠지만 레이다에
잡히지 않기 위한 스텔스기능을 위한 도장도 있죠.

Q. 예하부대에도 도장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나요?
A. 네. 하지만 여기처럼 항공기 전체를 하지는 않고 부분도장을 주로 하죠.
임무를 하다가 긁히거나 벗겨진 부분 등 쉽게 말하면 서비스센터 개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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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혹시 색깔을 결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A. 네. 저희는 미국의 FEDLOG(미연방색깔분류기준)를 따르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회색계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항공기 도장 업무를 하면 어떤 보람이 있나요?
A. 사실 정비 쪽에서도 약간 소외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이지만 요즘은 스텔스 기능 등을 포함해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새로 도장된 항공기를 봤을 때 조종사들이 느낄
자신감과 뿌듯함입니다. 아무래도 새로 도장된 깔끔한 항공기를 타면 더 자신감이 들고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미지를 결정하는 첫 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처음 보면 외모로 판단할 수밖에 없듯이 항공기도 처음은 겉모습을 보고 판달 할 것입니다.
그때 “참 멋진 항공기 같다” 이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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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조기]                     [흡착판]

Q. 작업할 때 먼지가 많이 나는데 이것들은 어떻게 처리하나요?
A. 네.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업장 앞뒤로 그물 같은 통풍구가 보일 것입니다.
앞쪽 공조기에서 약한 바람이 나오면 뒤쪽 흡착판에서 빨아들이게 됩니다.
바람이 너무 세면 날리기 때문에 약하고 천천히 빨아들이죠.
그리고 이것은 관을 통해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흡착탑으로 전달되어 유해가스를 잡아내고
좋은 공기만 외부로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년에 2회, 의무적으로 외부 용역을 줘서 환경보전법에 의해 배출가스농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Q. 그렇게 해도 먼지 때문에 건강에 좋진 않을 것 같은데요?
A. 네. 그래서 유해 작업장 유해환경 신체검사를 연 1회 항의원에서 받고 있습니다.

Q. 작업 하는 것을 보니 인원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A. 솔직히 좀 더 많았으면 좋겠죠. 하지만 요즘 군대건 일반 사회건 인원이 풍부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요즘에 인원부족하다는 말은 “금기”입니다.^^

Q.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 아닙니다. 더 필요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 글 : 공군본부 문화홍보과 중위 김동준
* 자료제공 : 공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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