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구소련 해군의 가장 주력 함종은 잠수함이었으며, 수상함정들은 보조적인 전력으로 간주되어 왔었습니다. 이런 전술사상에 의해 구소련 해군은 잠수함을 최대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구소련은 잠수함을 물자보급과 소규모 병력수송으로 사용한 적이 몇 차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잠수함을 본격적인 상륙전용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상륙잠수함에 대한 연구가 1940년대 말부터 진행되게 됩니다.
첫 번째 구소련 상륙잠수함 계획은 Project 621로 1948년부터 TsKB-18 설계국(현 Rubin 설계국)의 주도하에 연구가 시작됩니다. 6,000t 가량의 배수량에 745명의 상륙병력 혹은 10대의 T-34전차 및 12대의 트럭/견인포를 탑재 가능한 능력을 가지도록 구상되었으며 이외는 별도로 좀 더 소형화된 Project 626 또한 구상되는데, 3,500t 규모의 배수량에 165명의 상륙병력 혹은 4대의 T-34 전차의 탑재가 가능하도록 구상됩니다.
이후 상륙잠수함에 대한 설계 주도권은 TsKB-18 설계국에서 TsKB-16 설계국(현 Volna/Malachite 설계국)으로 넘어갔으며 Project 632, 632M, 648이 차례로 등장하였으나 실질적인 건조로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1960년에는 Project 664가 등장합니다. Project 664의 경우 10,150t 규모의 대형화된 크기에 맞추어 원자력 추진의 적용을 고려하였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상륙용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격용 잠수함으로서의 임무 또한 부여되어 순항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도록 요구되었고, 이로 인해 상륙잠수함으로서의 임무비중은 줄어들어서 350명 (최대만재시 500명) 규모의 상륙병력을 탑재하는 규모였습니다.
Project 664가 타 상륙잠수함 계획들과 다른 점은 실제로 건조가 추진되었다는 점이었는데, 예정대로라면 1964년 Severodvinsk 조선소에서 건조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 설계 부문에서 순항미사일원잠/기뢰부설원잠/물자수송원잠/상륙원잠이라는 4가지 기능을 모두 안전하게 발휘하기에는 문제가 있었고, 이후 Yankee급 전략원잠의 건조가 우선시 되어 자연히 건조계획은 취소됩니다.
이후 취소된 Project 664의 뒤를 이어서 1965년 Project 748이 등장합니다. 앞서 하나의 잠수함에 모든 기능을 때려넣으려다가 실패한 Project 664를 교훈삼아 Project 748의 경우 6종의 버전이 등장하였으며, 다양한 버전답게 배수량 또한 8,000t에서 11,000t으로 그 제원이 다양하였습니다. 이중 상륙전용 버전에 대해서만 언급해 본다면, 20대의 PT-76 상륙용 경전차 및 BTR-60P 차륜장갑차의 탑재와 470명의 병력수송능력을 가지도록 계획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은 구소련군 총참모부와 해군의 요구에 의해 TsKB-16 설계국은 좀 더 본격적이고 상륙전/물자수송용/대규모 기뢰부설용 등의 다양한 임무를 소화할 수 있는 발전된 원자력추진을 적용한 대형 상륙잠수함에 대한 설계를 목표로 하여, 궁극의 (오늘날의 Typhoon급 전략원잠을 다소 연상시키는) Project 717이 등장하게 됩니다. Project 717은 기뢰부설전/수송전/상륙전 등의 임무를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그 크기 또한 수상배수량 17,600t 이상으로 거대해집니다. 아울러 800명 규모의 상륙병력과 20대의 상륙전용 전차 및 장갑차의 탑재능력이 부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소련의 상륙잠수함 건조계획은 번번히 전략원잠 건조계획에 우선시 되어 본격적인 설계착수 및 건조대상에서 밀려났으며, 1970년대 들어 냉전의 냉기가 더 추워지고 아울러 핵무기를 중심으로 한 전략병기의 확충이 우선시되어 본 상륙잠수함 건조계획들 또한 1970년대를 끝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륙잠수함 연구계획은 향후 구소련이 이후 세대의 대형잠수함 – 전략원잠의 건조계획 당시 설계자료의 참고에 많은 밑거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