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6일 F-22 전투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통합 공격전투기사업인 F-35예산을 대폭 증액키로 했다. 또 대통령 전용헬기 구매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반면 대테러전쟁 등 단기 비(非) 재래식 전쟁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무인항공기 구매를 크게 늘리고 정보와 통신 관련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0 회계연도 국방예산안 발표를 통해 무기프로그램 개편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 장관이 권고한 국방 예산안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지면 내년도 국방예산 가운데 미사일방어(MD) 예산은 100억달러에서 86억달러로 14억달러가 줄어들다. 또 록히드 마틴사(社)가 제작하는 F-22 전투기 프로그램도 187대까지 생산된 상태에서 중단된다. 총 150억달러 규모 신형구조용헬기 프로그램도 폐기된다. 130억달러 규모의 대통령 헬기 프로그램도 중단되고 해군의 구축함 건조 계획 등도 새롭게 개편된다.
하지만, 스텔스 통합공격 전투기인 록히드사의 F-35에 대한 예산은 대폭 늘어나고 앞으로 미래 전쟁의 주도적인 형태가 될 단기 비재래식 전쟁에서 미군의 새로운 대응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무인항공시스템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신규예산이 지원되게 된다. 이 같은 정보와 통신, 감시, 첩보 프로그램에 대한 대폭적인 국방예산 지원 요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대테러 반군진압 작전 능력향상을 위한 것이다.
생산을 중단하는 F-22는 그동안 대당 1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과도한 조달비용과 첨단기술 유출 등의 이유로 문제가 돼 왔다. 미국은 판매했을 경우 자국에 위협이 부머랭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해 법으로 F-22의 해외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반면 게이츠 장관이 대폭 예산증액을 요구한 F-35는 F-22의 보급형 사업이다. 통합공격전투기(JSF-Joint Strike Fighter)사업으로 불리는 F-35는 미국의 공군, 해군, 해병대 3군과 영국 해, 공군, 이밖에 협력국의 주력전투기를 기본적으로 하나의 같은 기체로 통일하는 국제적인 거대 개발계획이다. 쉽게 말해 동맹국이 같은 기종의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이다. 수천대의 전투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지고, 부품조달등도 대규모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특히 F-35는 뛰어난 전자전 능력과 스텔스성으로 동맹국간에 폭넓게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게이츠 장관은 5340억달러 규모의 이번 예산안은 근본적인 개혁을 반영하는 것으로 국방예산의 우선순위가 재래식 전쟁에서 앞으로 미군이 맞서야 할 새로운 형태의 전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어 MD계획과 관련, 알래스카에 대한 지대지 미사일 방어무기 추가배치와 육군이 진행중인 ‘미래 전투시스템(FCS:Future Combat System)’의 일부인 차량 배치계획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