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뒤집힌 상태서 엔진작동 정지.....
베테랑 조종사가 탑승한 전투기가 훈련 도중 ‘배면 완전 실속’, 속칭 '비행기 기절’이란 비상상황으로 추락한 사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밝혀졌다.
영화 ‘탑건’에서 비행기 엔진 정지로 빙빙 돌다 바다에 떨어진 ‘비행기 기절’ 현상이 지난 3월31일 서해 태안반도 해상에서 추락한 공군 주력전투기 KF16 전투기(사진)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홍 공군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비행사 사고책본부는 사고기에서 회수된 블랙박스와 탈출한 두 조종사의 진술 등을 종합해 사고 원인을 ‘비행기 기절’, 공군 전문용어로 ‘배면 완전 실속’으로 결론내리고 이번주중 향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1996년 처음 도입된 KF16기 사고는 1997년 엔진 작동 중지로 처음 추락한 뒤 이번이 6번째지만 공군이 ‘비행기 기절’ 현상으로 사고 원인을 결론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면 완전 실속’은 그동안 KF16 사고의 주원인 중 하나였던 비행착시현상, 즉‘버티고(vertigo)’와 구별된다. 버티고는 기체는 정상인데 조종사의 신체에 이상이 생겨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는 데 비해 ‘배면 완전 실속’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엔진 정지로 ‘비행기 기절’ 상태에 빠지는 현상이다.
추락 당시 뒤집힌 상태에서 날고 있던 사고기 조종사 역시 ‘배면’ 상태에서 비상단추를 눌러 탈출했으며, 탈출 당시 높이는 해발 1000피트(300m) 부근으로 굉장히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 추락 당시 엔진 정지 상태였던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아슬아슬한 높이로 조종사들이 비행기를 정상 회복시키려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 배면 완전 실속 = 실전을 가상한 최고난도의 고기동 훈련 중에 기체가 완전히 뒤집어진 상태에서 진행방향으로 30도 이하의 반응각을 유지하게 되는데 임계치를 넘을 경우 엔진 작동이 정지돼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지는 현상이다. 조종사는 정상인데 비행기가 먹통인 경우여서 ‘비행기 기절’로 불린다.
자료제공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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