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6ㆍAK47ㆍ스미스윌슨…시중에 떠다녔다
실제 사격이 가능한 M16, AK47 등 소총과 스미스윌슨 등 권총이 민간에서 버젓이 불법 유통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1일 M16 등 총기류를 영화 제작사 등에 불법 대여한 영화 특수효과업체 대표와 총기 부품, 권총 등을 판매한 일당 등 10명을 검거해 이 들로부터 총기 22정과 군용품 1천여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 영화 속 M16 진짜 총이었네 = 영화 특수효과 업체 대표 정모(51)씨가 미국에서 들여와 불법 유통시킨 M16과 AK47 등 18정의 소총은 `실미도`, `공공의 적' 등 국내 유명 액션영화 제작에도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통 영화에는 모조총이 사용되지만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진짜 총이 쓰일 때는 총열에 `어댑터'가 고정 삽입돼 실탄이 발사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씨가 1996년 6월 미국에서 들여온 소총들은 탈부착할 수 있는 어댑터가 삽입돼 있었고, 일부는 현재 이 어댑터가 아예 분리된 것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이 소총들은 단순한 영화 소품이 아니라 실탄만 있으면 언제든지 어댑터를 떼어내고 인마살상용으로 쓸 수 있는 엄연한 무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정씨는 13년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 금고나 화물차 공구함 등에 18정의 소총을 허술하게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실시한 총기 시험 결과 이 소총들은 실탄만 있으면 언제든지 실제 사격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총들이 폭력조직 등의 손에 들어갔다면 큰 참사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살벌한' 마니아들…권총 매매도 = 일부 외국처럼 비밀창고에 총기 부품이나군사용품 1천여점을 진열해 놓고 군사용품 마니아들에게 판매한 업체도 적발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은 동대문구 신설동의 창고에 간판도 없는 비밀 군사용품 가게를 차려 놓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군사용품 마니아들에게 은밀히 군용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판매한 물품은 M16 실탄과 개머리판, 공이, M60기관총 총열 등 총기 부품에서 군용 대검, 연막수류탄, 방탄모, 개인신호탄, 지뢰탐지기까지 대부분의 군용품을 망라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비밀창고는 군용물 전시장을 방불케 했으며 부품들을 모아 조립하면 사용할 수 있는 총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부 총기 마니아들은 모형 총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진짜권총을 사고팔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작년 5월 독일제 공기권총인 `스미스 윌슨 38'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혐의로 입건된 장모(22)씨는 검거 당시 권총과 함께 공기총 탄알 100여발도 함께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이 공기권총을 실제로 발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총기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인명 살상이 가능한 총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총기가 범죄 집단이나 사회불만 세력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총기 매매 사이트에 대해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료제공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