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과 공익

악의곰탱이 작성일 09.07.20 14: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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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심심치 않게 공익과 현역에 대한 글들이 자주 보입니다

물론 공익분들 힘든거 압니다. 현역분들이 2년간 자유를 제약당하고 하고싶은거 다 참고 야전에서 구르는 것 처럼

공익분들도 공무원들, 동사무소 직원들 등등 악의 무리(?)로부터 소위 말하는 '박살' 나는거 알고 있습니다

 

저는 06년 3월 7일자로 춘천102보충대로 입소해서

08년 3월 2일 강원도 속초 육군 22사단 공병대대 전역한 예비군1년차입니다

 

공익 분들..

 

현역이거나 현역출신 예비역 분들이 모르는 고충이 있겠죠.

아니,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역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 못 먹습니다.

집에서 편히 잠을 자는 것도 아니구요.

하고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참습니다. 결정적으로, 부모님 뵙고 싶을 때 못 뵙습니다.

기껏해야 전화 한통화로 마음을 달래는게 고작입니다.

 

가끔씩 올라오는 현역과 공익을 비교하면서 공익출신이거나 현재 공익인 분들을

'까대는' 몇 몇 글을 보면서 참 안타깝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국방의 의무를 다 한, 혹은 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굳이 비교를 해가면서

서로 기분상할 필요가 있나요?

간혹 어떤 분이 고의적으로 공익분들 '까는' 떡밥글을 던져서 그때문에 서로 다투는 거 보면

참 보기 안 좋습니다.

 

지나고 난 후 서로 군생활 비교하는거,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어떤 기분으로 글을 쓰는지 참 궁금합니다.

 

저도 현역일때는 공익분들에 대해 솔직히 별로 감정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 쐬면서 뭐가 힘들다고 그러는지 그때는 이해가 안 갔습니다

하지만 전역하고 보니 공익이라고 다 사무실에 앉아있는게 아니라는거 알았습니다

공익 출신 친구가 힘들다고 할때마다 '한겨울에 텐트 치고 자는데, 비와서 텐트가 얼어붙었을때 기분 니가 아냐고'

이러면서 맞받아친 때도 있었습니다

 

근데 그거 다 부질없는 것이더라구요. 남는 건 안 좋은 감정뿐이고.

 

제가 전역하는 날 중대장이 그러대요.

니가 2년 동안 개처럼 구른 거, 그거 다 김일성이랑 김정일 일당 때문이다

그러니까 괜히 나가서 공익이 어쩌고 현역이 어쩌고 이런거 하지 말라구요.

 

맞는 말인거 같아요.

서로 누가 더 힘드네 마네 그런 말만 할게 아니고

공익도 나름의 고충이 있고 현역 역시 고충이 있다는거 인정하고

그냥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괜히 악감정 갖지 말자구요.

진짜 욕을 하고 싶으면 공익이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군대 안 간 사람들을 욕해야죠.

솔직히 공익 가고 싶어서 간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현역 가고 싶어 간 사람은 얼마나 되겠냐구요.

 

이게 다 김일성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면 편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다투거나 화내지 맙시다.

왠만하면 공익분들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는 댓글도 안 달았으면 좋겠구요.

 

길고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p.s

 

대부분 이런 글 올라오면 젤 많이 달리는 리플이

소위 '동사무소' 공익분들 힘들다는 댓글인데...

 

이런 말에 현역, 현역출신들이 자극받는거 같아요..

현역은 진짜 딱 죽을만큼 힘들거든요-_-;그냥 그렇다구요.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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