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어어엉..ㅜ
아, 정말 어이가 없네요.
저 방금 2년전 그러니까, 논산훈련소에 입대하기전날에 쓴 글보고 울었습니다.(연애게시판에 있더군요;)
아 씌, 왠만해서는 욕도 안하는 성격인데, 이 상황속에서는 욕이 안나올수가 없는것같습니다.
정말 눈물 범벅에, 그 도중에도 밀려오는 새로운 감회..
아,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기분이 묘할 수가 있을까요?
불과 엊그제 글올려놓고 어제 훈련소 입대한것같은 느낌? 이랄까?
아그런데, 2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요,, 이건 너무 하잖아요 ㅜ_ㅜ
20살, 푸르르고 싱싱했던 소년이, 어느세 22살 후반의 청년이 되어 제대를 하다니요.. 끅끅 ..
전 전경으로 2년간, 경찰서 타격대에서 근무했습니다.
경찰서 타격대라, 솔직히 전경나왔다고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저 나름대로 군기도 빡셌다고, 기수도 꼬였다고 말하곤 싶으나 전경대 나오신분들이나
기타 현역분들에 비해선 한없이 편한 생활을 해왔으니까요. 전 절대 밖으로 나가서 군생활 힘들었다고 말 안할생각입니다.
군 입대하기전에 ,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이나, 들은소리는 ' 군대가봤자 좋은것없다. 안가는게좋다 ' 라는 소리가 다반수였습니다.
저역시 , 군대 초반까지는 그저 이런 망할 시간이나 빨리가라. 진짜 내가 여기와서 뭐하는 짓이냐? 라는 생각으로
처참하고, 슬펐던 이등병 생활을 해나갔고요.
이 썩은 나라가 만든 썩은 공간에 같혀, 2년간이나 제 행복한 시간을 낭비하다니요? 상상이 가십니까?
정말 이성/감성 떼놓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고해도, 남자에게는 엄청난 손실입니다.
인생의 피같은, 그것도 가장 황금같은 시기가 꿀떡 날라가는거지요. 썩은 나라가 만든 썩은 것때문에요..
그러나 ...
썩은것은 저였습니다.
저는 군대에 입대한뒤, 그전 사회에 있을때 경험해보지 못했던, 들어보지도 못했던, 깨닫지도 못했던 것들이
마치 빨래가 물흡수하듯, 저에게 흡수되었습니다.
대학교 때, 여자애들 품속에 안겨서 그저 숨으려고만 했던 저의 썩은 정신이 남자들 세계에서의 강인한 무언가에의해
완전히 박살났습니다.
내무반장을 맡고, 밑에 20명이나 되는 후임기수들을 일일히 관리하고, 통솔하면서 없었던 리더쉽이 생겼습니다.
나보다, 더 낫고 , 더 현명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라는 생각을 군대와서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고 제각기 생각도 다르구나. 다들 올바른 정신으로 살고있구나. 라는 생각을 군대와서 처음하게
되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로, 그저 어머니에게만 의존에서 살았던 저의 모든 썩은 정신이 완전히 박살났습니다.
..전 절대로 군대가 불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제대로만 간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 군대입니다. 특히 요즘 세상에서 툭하면 자살이나 해대고,
부모님말안듣고 밤세 사고치고 싸돌아다니고, 의지약한 남자들에게 오히려 권해주고 싶은 곳이 군대입니다.
이곳에는 여자가 없는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자들 세계가 있고, 그 세계안에서 잘만 노력하고, 배운다면 1억원보다도 가치있는것들을 배워나갈수있습니다.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못하신분들 기억하세요.
사회에 나가면 여자들만 있는게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남자들이 있고, 제각기 경쟁해가며 살아남아야합니다.
그럴려면 강해져야합니다. 강해질려면 여자들 틈에서 섞여 살아야하나요? 미친소리하지마세요.
남자들 세계에서 많은것을 배우고, 경험해야 강해질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너무 감회가 새롭다보니 정신없이 썼군요.
새록새록~ 느껴지는 지난 2년간의 추억과 기억들..
아픈기억도 많고, 슬픔도 많았지만
제 빛나는 앞날을 위한 밑거름이 될것이라 확신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전역하고 활동 꾸준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