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예비군 훈련을 대부분 혹서기인 8월로 앞당겨 시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되는 16일부터 전국 읍ㆍ면ㆍ동 단위로 예비군 향방작계훈련을 중점 실시할 방침이다. 통상 10월에 실시하던 하반기 훈련일정을 두 달 앞당긴 것이다.
군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때문에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13일 "G20회의에 앞서 두 달 정도 현역군인들은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가기 때문에 9월 이후에는 총기관리 등 예비군 훈련을 관리할 여력이 없다"며 "어차피 훈련을 3월부터 11월까지 하면 되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시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시기에 예비군 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보통 6시간 정도 진행하는 향방작계훈련의 강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현역군인들도 야외훈련을 자제하는 마당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은 8월 말까지를 혹서기로 규정하고 있다.
주먹구구식 기준도 문제다. 군은 훈련기준으로 '0.1×기온+0.7×습구온도+0.2×흑구온도'라는 복잡한 수식으로 계산하는 온도지수란 것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9.5도가 넘을 경우 야외훈련을 조정하도록 했는데 이달 들어 온도지수는 최고 30.3도까지 올랐다. 특히 온도지수는 신체적 체감온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2007년부터 군 안팎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갑작스런 훈련 통보에 당사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이모(29)씨는 "5월에 훈련을 받았는데 불과 3개월 만에, 그것도 휴가철과 혹서기인 8월에 훈련을 받으라는 게 말이 되냐"라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훈련 일정을 짜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방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예비군 훈련은 각 향토사단에서 알아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관여할 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