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떠오르는 샛별, 인도
○ 현역병: 1,325,000 (3위)
○ 군비: 36,030,000,000 (10위)
○ 전차: 5,000 (5위)
○ 전투기: 2,462 (4위)
○ 전함: 175 (13위)
○ 종합 평가 지수: 4위
흔히 '인도'라고 하면, 인구만 많고 가난하고, 아직도 카스트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후진 국가라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인도가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면 '설마?'라며 도리질을 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전에 있어 군사력은 거진 그 나라의 경제력과 비례 관계에 있다. 인도는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큰, 당당히 세계 10위 권 안에 드는 국가이므로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게다가 인도는 전시국가이다. 1947년 종교 분쟁으로 인해 분단된 이래 무려 60년 동안 파키스탄이라는 라이벌과 대립하면서 인도는 군비를 확장해왔다. 게다가 냉전 중에는 서방 자유 진영이나 공산 진영 어느 쪽 소속도 아닌, 제 3세계의 맹주국이었기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에게 있어 최우선적으로 회유해야 할 나라였다. 따라서 인도는 그동안 별다른 제재 없이 그동안 자유롭게 군사력을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중국의 군사력 팽창으로 인해 위협을 느낀 인도는 신식 무기를 확충하고 사령부를 신설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니, 아시아의 군비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 하다.
인도군은 132만 5천명의 병력 중 120만명이 육군일 정도로 엄청난 육군 중심의 군 편제이다.
세계 4위에 달하는 5천여 대의 전차와, 2천대가 넘는 전투기 등, 물량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군이지만, 문제는 그 장비들의 수준이 조-금 많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인도군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개량 t-72 전차는 80년대식으로 노후한 것이 대부분이고, 6천 문이 넘는 야포를 가지고 있지만 자주화의 비율은 채 3%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레이더나 조기경보기 같은 첨단 장비가 부족해 정보전에서도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인도는 최근 약 1천억 달러를 들여 외국산 신형 무기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장차 중국을 견제할 나라로 미국의 물망에 오른 인도는 미국으로부터 수송기, 대포병 레이더, 전투 헬기 등의 첨단 장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고, 기존의 구식 t-72전차도 러시아제 t-90의 개량형인 신형 비쉬마(bhishma) 전차로 대체하고 있다.
또한 최근 우주 개발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인도는, 이를 바탕으로 중/장거리 로켓과 탄도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근접/원격 전투에 모두 능한 전천후 군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해군이나 공군 역시 '최첨단'과는 거리가 있지만, 점차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인도는 최근, 특히 인도양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아시아의 유일한 항공모함 보유국인만큼, 인도의 해군은 근해를 지키는 파수꾼 정도가 아니라, 장차 제 3세계를 이끌어갈 대양해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기술적으로는 다소 뒤쳐지지만, 장차 인도의 기술 발전과 현대화의 가능성을 볼 때, 그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이 바로 인도의 군대인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저런 퍼포먼스는 좀 자제해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2. 체제가 낳은 굶주린 괴물, 북한
○ 현역병: 1,106,000 (5위)
○ 군비: 5,000,000,000 (33위)
○ 전차: 5,410 (4위)
○ 전투기: 1,650 (10위)
○ 전함: 708 (2위)
○ 종합 평가 지수: 22위
60년 동안 우리의 주적이어왔던 북한.
지금도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우리보다 군사력이 강하며, 전쟁이 발발할 경우 공군력 외에는 승산이 없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렇다면 그 실체는 과연 어떨까,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북한은 세계의 최빈국 중 하나이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는 우리나라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비록 북한이 국방비에 국가 예산 전체의 20% 이상을 때려 박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5분의 1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전쟁에 있어 물량이 전부는 아니지만, 최소한 현대전에서의 군비는 군사의 무장에 현저한 영향을 *다.
북한은, 비록 장비의 수량에서는 남한에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는 폐품으로도 안쓸 구식 장비들이다. 북한의 주력 전차는 앞서 인도 편에서 수준 떨어진다고 흉봤던 t-72보다도 오래된 t-55와 t-62이며, 이번에 연평도 포격 때 사용된 m-1955 견인포도 2차 세계대전 때 개발된 것이다. 해군 전력을 따지자면, 북한은 우리보다 3배 이상의 많은 함정을 가지고 있지만, 평균 배수량은 10분의 1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북한에서 가장 큰 전함이 겨우 프리깃함이니, 이지스함에 대형강습상륙함까지 갖춘 우리 해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전투기들 역시 50년대의 것이 대부분인데다가 숫자마저 비슷하니 논할 필요도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북한의 군대는 더이상 남한을 적화통일하기 위한 군대가 아니다.
북한이 이토록 강력한 군대를 고집하는 이유는, 거꾸로 말해 북한이 더이상 남침을 감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경제 붕괴와 서구 열강의 위협 속에 실낱같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남은 최후의 수단이 군사를 잔뜩 키워 으름장을 놓는 것 뿐인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북한은 이미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우리에게 위협적이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북한의 지도부는 체제 유지의 일환으로 여전히 적화통일을 부르짖고 있긴 하지만, 이미 자신들의 전력적 열세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경제력에 최대한 부담이 가지 않는 효율적인 무기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 첫번째가 바로 핵이다. 아무리 남한이 군사력에서 우세하다 해도, 핵무기 앞에서는 모든 재래식 무기가 속수무책이다. 또한 이를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실을 경우, 해외의 서구 열강과 미국에게도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 앞에서 당당하게 콧대를 세울 수 있는 이유가 이 핵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북한은 핵 이외에도 저렴하게 많은 인명을 살 수 있는 경제적인(?) 무기인 생화학 무기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60여대의 잠수함과 무려 20만명에 육박하는 특작부대 등 유사시에 기습 및 대규모 파괴를 자행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비대칭 전력을 가지고 있다.
싸움이 안되는 허약한 녀석이 대신 주머니에 염산을 들고 다니는 그런 이치랄까.
이 때문에 남한의 정규군이 60만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며, 남한이 북한의 동태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모두 한번 외쳐보자! 김정일 개객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비대칭 전력은 아무리 조심해도 근본적으로 막기는 힘들며, 북한이 이미 객관적인 군사력 면에서는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의 국방부는 여전히 북한의 군사력이 남한을 넘어선다고 '엄살'을 떨며, 모든 군비의 초점을 북한에만 맞춰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우리의 국방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이 점점 군사력을 확장해 대양을 향해 뻗어나오고, 첨단 설비로 무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 언제까지고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북한 하나만을 노려보고 있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3. 전통의 강호들, 영국, 프랑스, 독일
순서대로 영/프/독
○ 현역병: 224,500 (24위) / 362,485 (15위) / 148,996 (32위)
○ 군비: 73,746,170,000 (3위) / 44,788,000,000 (7위) / 41,000,000,000 (8위)
○ 전차: 420 (28위) / 406 (32위) / 408 (31위)
○ 전투기: 1,663 (9위) / 1,757 (8위) / 783 (23위)
○ 전함: 99 (22위) / 289 (5위) / 90 (24위)
○ 종합 평가 지수: 5위, 8위, 13위
200백 여년간 세계의 정상에서 부를 누려왔고, 근 2차 세계대전에서도 주역이었던 나라들인만큼, 영/프/독의 군사력은 당연히 강하다.
이들의 군사력은 뛰어난 자금력과 재래식 무기 제조에 대한 노하우, 그리고 축적된 과학 기술에 근거한다.
전통적으로 이 세 나라는 해군의 영군, 공군의 프랑스, 육군의 독일로 불리고 있지만 대표하는 부문 외의 다른 전력들도 평균적으로 막강하다.
영국의 군사력을 우선 살펴보면, 현재 영국은 세계에서 3위로, eu에서는 가장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 영국의 핵심 전력은 단연 해군. 항공모함 1척과 이지스함 3척을 비롯한 대형 전함을 다수 보유한 영국 해군은 최소한 서유럽 일대에서는 여전히 바다의 패자로서 군림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이외에는 네덜란드와 함께 유일하게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무기 체계도 우수하다. 단, 육상 전력이 다소 약한 것이 흠인데, 이는 영국이 일본처럼 강력한 해군으로 들어오는 외부 병력을 전부 격침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군은 최근 재정난으로 인해 국방비를 크게 감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육해공 3군의 병력을 총 2만명 이상을 감축함은 물론, 각종 장비 중에서도 특히 전차와 야포는 3분의 1 가량 감축하기로 했다. 본래 항공모함의 보유대수도 3척이었으나, 긴축 재정으로 인해 2005년부터 하나씩 처분하여 현재 남아있는 것은 한대, 그나마도 헬기용 모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자존심의 상징인 해군력에만큼은 크게 자금을 줄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재 영국 해군은 기존의 항모(22000t)보다 세배 가량 큰 중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queen elizabeth)호를 건조하고 있으며 2012년 취역시킬 예정이다. 또한 추가로 항공모함을 한대 더 건조해 2015년에 취역시킨다니, 영국의 해군력이 장차 다시 부흥할지, 아니면 회광반조로 끝날지는 두고볼 일이다.
프랑스 역시 유럽의 전통 강자답게, 빵빵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프랑스가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부문은 공군. 유명한 콩코드기와 에어버스를 개발하는 등 전통적으로 항공기 산업에서 강세를 보여온 프랑스는, 그 기술을 군용기에도 십분 발휘해 한때 우리 공군의 구매 목록에도 올랐던 라팔, 미라지 등 각종 뛰어난 전투기를 양산해내고 있다.
이러한 전투기(fighter) 외에도 프랑스는 각종 전략폭격기, 무인기, 대형수송기, 핵폭격기 등 다양한 항공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거기에 독자적인 정보 위성, 조기경보기, 무인항공기을 보유해 정보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핵잠수함과 탄도 미사일까지 자체 개발해 무시무시한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논할 필요도 없다.
2002년부터 그동안 실시해왔던 모병제에서 징병제로 편제를 바꾸고, 국방 재정을 감축함으로서 프랑스의 전력도 과거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규모면에서는 작아졌을지 모르지만, 프랑스의 군사력은 여전히 단단하고 위협적이다.
독일 역시 최근 유럽의 동향인 긴축 재정을 피해갈 순 없어, 대부분의 전력이 객관적인 수치에서 절반 이하로 팍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gfp의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먼저 주시해야 할 점은, 독일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의 전범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이다. 때문에 독일군 역시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독일의 육군, 특히 기갑부대의 위력은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강했고, 현재도 그 위명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전차의 주력인 '레오파트'는 화력, 기동성, 방어력 등에서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특히 최신형 기종인 레오파트 2a6는 아직도 전차 중에 1, 2위를 다툴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그러나, 최근의 긴축 재정으로 인해 독일은 구형 레오파트1을 모두 처분하였으며, 레오파트2도 해외에 많이 매각하고 있다. 이렇게 팔린 레오파트2의 인기가 또 대단해,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독일 육군은 또한, 세계 최고로 일컬어지는 pzh2000 자주포를 약 500문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200대 이하로 그 수를 감축했다.
독일은 막강한 육군과 평균보단 강한 공군에 비해 해군력에서는 상당한 약세를 보이는데, 그 이유는 독일의 지정학적 특성상 삼면이 육지라 바다보다는 땅을 방어할 필요성이 더 큰 것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독일의 군대가 방어적인 성격이라 대양해군의 필요성이 적기 떄문이다. 하지만 이 약하다 기준은 독일의 육상 전력이나 주변국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애먼 나라가 함부로 독일의 영해에서 깝쭉 거렸다가는 독일의 성능 좋은 디젤 잠수함과 구축함에 두들겨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군사력을 정리하자면,
냉전 종식과, eu 결성으로 인해 실질적인 전쟁의 위험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국방비의 규모를 감축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전통의 강호들은 여전히 뛰어난 과학 기술과, 언제든지 양질의 장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뿌리 깊은 방위 산업체들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의 nato군과, 장차 다가올 eu연합군의 맹주국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은근한 눈치전을 벌이고 있다.
발톱을 감춘 용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적절한 비유일 것이다.
4. 보기보단 강한 대한민국, 그러나...
○ 현역병: 653,000 (6위)
○ 군비: 26,550,000,000 (13위)
○ 전차: 2,429 (12위)
○ 전투기: 1,568 (11위)
○ 전함: 170 (14위)
○ 종합 평가 지수: 7위
앞서 북한 편에서 말했듯이, 현대전에 있어서 국력은. 군사력으로 곧바로 환산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지대한 영향을 *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0위권 안팎의 경제규모를 가진 강대국이며 세계적인 규모의 양질의 중공업 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과 대치 중인 전시 국가기도 하다. 군사력이 약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한국의 군사력은 평가 방법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대체로 10위권 내외, 낮아도 20위권을 벗어나진 않아 유럽의 전통 강호들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고 있다.
한국의 전력을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해보면,
일단 육군 분야에 있어서 한국은 비슷한 경제력의 그 어떤 국가보다도 강력한 육상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 육군의 중추는 k1a1 전차. 미제 m1 전차와 동일한 성능을 지닌 k1 전차의 개량품으로, 동급 전차 중에선 상당히 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이런 k1a1 전차를 800대, k1 전차를 약 1500대 정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개발 중인 xk2 전차, 통칭 흑표는 보다 강화된 관통력과 방어력 외에도, 자동 장전 시스템으로 인해 탑승 정원이 4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지대공 사격도 가능해 4세대 전차 중에서도 톱급의 성능을 자랑한다.
다음으로 살펴볼 분야는 포병. 화려하진 않지만, 단순 살상력으로만 육지전의 승패를 결정 지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포병 전력이다. 한국의 야포 수는 총 7200문. 그 중 약 1800문이 자주화된 포로, 대한민국의 자주포 전력은 세계 3위에 육박하며, 그 하나하나의 성능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포병의 주력인 k-9 자주포는 미국 포병의 주력인 m109a6 팔라딘보다도 우수하며, 독일의 자랑인 pzh2000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본래 한국군은 '육방부'라고 불릴 정도로 편향된 육군 중심의 편제였으나, 최근 공군과 해군에 대한 투자도 확대돼 삼군의 전력이 모두 올라간 상태이다.
해군부터 살펴보면, 본래부터 한국 해군은 전형적인 저글링 개떼 러쉬인 북한의 해상 전력에 맞서기 위해 많은 수의 함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하나하나의 질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해군의 가장 큰 전함은 배수량 3000t 정도의 프리깃함이었고,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 가지고 있는 대형 구축함은 한척도 없었다.
그러나 2003년 취역한 충무공 이순신함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에도 배수량 4500t급의 대형 전함들이 속속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마침내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탄생하게 되었다. 현재 율곡이이함에 이어 서애유성룡함까지 진수식을 치뤄 한국은 총 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되었고, 배수량 1만t 이상의 강습상륙함인 독도함까지 건조해 해상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잠수함은 은밀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 2004년 림팩 훈련 때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독일제 209 디젤 잠수함이 철옹성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잠망을 뚫고 미 항모에 가상 어뢰를 명중시키기도 하였다. 국방부는 올해 이 209식 잠수함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해 방위산업의 새 장을 열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공군 분야를 살펴보자. 한국은 80년대 미군의 f-16을 도입한 이래로 현재까지 주력 전폭기로 f-16 기종을 사용하고 있다. f-16은 지난 30년 간 단 한 번도 피격된 적이 없는 전적을 자랑하는 기종으로, 특히 레바논 전쟁에서는 f-16 44기와 f-15 12기의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의 mig-21/33 전투기를 84:0으로 격파하는 전적을 올리기도 했다. 참고로 북한의 주력 전투기는 시리아와 같은 mig-21이다.
또한 한국은 2002년에 미국의 f-15e(이글)을 개조한 f-15k를 49대 들여와 전력화시켰으며, 2012년까지 60대를 보유할 예정이다. f-15 기종은 적외선 추적과 레이더 망을 통해 적을 더욱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으며, 폭탄장착량도 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f-15 기종 이라면 일본이 더욱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f-15e의 전 기종인 f-15 c/d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최신 성능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방부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f-35와 f-15se 중 어떤 것을 차세대 전투기로 고를지 고심하고 있고, 2015년 수출 제한이 풀리는 f-22 랩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찰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쯤 되면 슬슬 고개를 갸웃거릴 분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나 강하다면 어째서 언론과 국민의 인식 속에서 아직도 한국 군대는 약하고 불완전한 이미지일까?
우선 알아두어야 할 점은, 한국의 군사력이 물량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상당히 기형적인 모습이라는 점이다.
일단 한국군은 그 막강한 전투력에 비해서 지휘 계통이나 정보력에 있어선 미군에 의존하는 성향이 굉장히 강하다.
단적인 예로 한국은 독자적인 정찰 위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위성은 관측용과 방송 통신 용이 대부분으로, 경우에 따라선 정보 수집의 기능을 일부 수행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군사 목적의 위성이 아니다. 총 4기의 정찰 위성과 gps 위성까지 갖춘 일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정보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은 일본은 80년대부터 운용하던 공중조기경보기를 2006년에 처음 도입했는데, 이마저도 미국에서 주요 핵심 기능은 모두 빼낸 상태였다. 현재 한국은 전략전술 정보의 70% 이상을 주한미군으로부터 제공받고 있고, 대북 신호와 영상 정보는 아예 90% 이상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현대, 삼성, 대우 등의 대기업들이 모두 군수 산업에 뛰어 들어 한국군의 질적 장비는 우수해졌지만, 군기와 지휘 계통의 측면에서 한국군은 그 어느때보다도 취약하다.
제 아무리 세계 정상급의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 무엇하는가. 아직도 60만 장병 중 일부는 60년대의 m-16 소총을 지급받고 있으며, 자주포 사수 중에는 예산상의 이유로 포 한 발 쏴보지 않고 전역하는 이도 있을 정도로 훈련 체계가 엉망이다.
특히 첨단 장비를 대거 도입하며 점차 대북에 고정돼있던 시야를 주변국으로 넓혀가던 한국군이었으나, 현 정권에서는 국방비를 뚝 삭감해먹고 퇴역하기로 예정된 군 장비들의 수명을 늘려 과거처럼 몸집 불리기에만 여념이 없다. 실로 한심한 노릇이다.
또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군납 비리, 졸속 행정 역시 한국군을 좀먹는 고질병이다.
한국이 국방 예산에 쏟는 돈은 전체 국가 예산(300조) 중의 10% 가량이나 되는 30조 원. 이 돈을 허투로 쓰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외적으로 보이는 '허세력'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이제는 정말 착실히 군 기강을 잡고 내실을 다질 때이다.
누구 말대로 별달고 거들먹거리고 앉아서 언제까지고 이미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북한 타령만 하며 군 관련 업체들로부터 단물만 쪽쪽 빨아대지 말고, 조금은 조국의 자주 국방을 위해 헌신해보는 건 어떨까.
마치며...
세계는 하나의 각축장이다.
지금이 아무리 평화의 시대라곤 하지만 세계의 각국, 특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은 세계의 패권을 잡기 위해 여전히 군사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군도 강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근시안적이고 자립 능력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리고 그런 단점을 보완하지 않는 한, 언젠가 의지하고 있던 미군이 사라질 경우 크게 붕괴하고 말 것이다.
미국은 강력한 동맹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동맹은 아니다.
만약 동북아의 정세가 급변하여 미국이 더이상 한반도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손가락을 빨며 주변의 중국이나 일본에게 먹힐 것인가?
터무니 없는 소리 같아도 20년, 30년 후의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도움을 받았던 조선이 불과 40년 뒤에 그 명나라를 전복한 청나라에게 항복하게 될 것이라고 꿈에라도 생각했을까? 게다가 지금도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따라붙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만에 하나라도 미군의 도움이 없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좀 더 자립적으로, 좀 더 미래 지향적으로. 그리고 그 과정은 1, 2 년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군사력을 키우기에는 우리의 예산이 지나치게 부족하다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물론 경제력에서 현격히 우리를 앞서는 중국이나 일본에 그대로 군사력을 맞출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 '국방'의 초점을 북한만이 아닌, 동북아의 여러 나라에 두고 우리군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아직 인류에게 있어 군사력은 곧 나라의 힘과 비례한다. 그렇기에 동북아, 아니 나아가 세계 속에서 우리가 강한 목소리를 내고 싶으면, 최소한 주변국에 뒤지지 않는 군사력은 키워야 한다.
세계의 군사력 비교에 관한 포스팅을 마치며. 우리의 이지스함에도 이름 붙여진 율곡이이 선생이 15만 일본군의 침공에 대비해 10만의 정병을 양성하자고 했던 그 뜻을 마지막으로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