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부대 땡보로도 유명한 이 부대에 최고 빡센 부대가 있습니다
바로 방화선작업대대인데요. 포 타겟 면의 산을 벌거숭이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부대입니다.
부대마다 방화선 작업은 다 하는데 왜 55사단 방화선작업 얘기를 하냐구요?
55사단에는 방화선작업만 전역할때까지 하는 부대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다른부대들은 돌아가면서 하기 때문에 군생활동안 1~2번 밖에 안 하죠.
55사단에서는 방화선작업 병사를 뽑기위해 신교대에서 조교, 장교들이 정신력, 체력 보고 선발한답니다..
이 대대는 50명 정도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55사단 내 모든 포타겟면을 작업하는데요..
천덕봉이 중심이고 원정도 다녀야한다고하구요 한달 작업하고 2주쉬고 한달 작업하고~ 이렇게 돌아간답니다.
쉬는 2주 중에 처음 1주는 완전이 프리로 쉬게 해주고 하루종일 영화틀어준다고하는데 다음 1주는 작업한답니다.
작업의 강도는 유격보다 심합니다.
제가 이것을 아는 이유는 저 역시 55사단 출신이기때문입니다.
제가 현역일때는 방화선적업대대가 따로 있지는 않고 170, 171, 172연대 내 기동중대가 번갈아가면서 작업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2번 해봤습니다.
유격, 혹한기랑 비교도 안 됩니다.
2주동안 산 몇개의 절반을 벌거숭이로 만듭니다.
이런식인데요. 왼쪽이 벌거숭이죠?
불로 탈 만한 것은 다 깎습니다.
저희 연대는 천덕봉이라는 곳을 깎았는데.. 100여명의 병사가 매일 650고지?를 올라갔습니다.
속보로 올라가서 30분이면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올라가는것도 빡세서 낙오되는 병사가 많은데 1주일만 되면 다 잘 올라갑니다.
가위바위보해서 이긴 10명은 식사추진을 합니다. 식관통을 들고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3시간 걸립니다. 하지만 한번 올려다놓으면 내려와서 편하게 쉽니다.
2주동안 작업을 하고 부대 복귀할 때 멀리서 우리가 깎은 산을 보면 경이롭습니다.
그리고 부대 입구에 오면 내려줍니다. 연병장까지 태워주지 않습니다.
이유는 박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대직할의 본부중대, 지원중대, 통신중대, 수송부 등등 방화선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중대의 병사들이 입구에 양갈래로 서서 우리가 복귀하는 데 박수를 쳐줍니다.
복귀하고나서 병사들은 짐을 내려놓자마자 화장실로 향합니다.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있기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는거죠.
2주 전 보다 5~10년정도 삭아있습니다. 세수를 하고 깨끗한 모습인데도 말입니다.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놀랍니다. 더욱 놀라기 위해 일부로 2주 생활동안 거울을 안 보는 병사도 있습니다.
..
물론 1주일 안에 원래얼굴로 돌아옵니다.
아무튼 유격, 혹한기와 비교도 안 됩니다.
유격, 혹한기, RCT, 전지검, 방화선작업 다 겪은 병사에게 이 중에 하나를 뺄 수 있다면? 물어보면
100% 방화선을 뺐었습니다ㅋ
매일 새벽에 650고지 올라가서 어둡기전까지 산의 나무나 지푸라기 다 제거합니다.
낫질때문에 손은 물집 굳은살 투성되구요.
내려와서 씻고 저녁먹고 자는 병사 많습니다. 10시까지 못 기다려요.
http://blog.naver.com/rujin27?Redirect=Log&logNo=70107865476
여기 이런식으로 대형을 잡고 깎아내려가는데 천덕봉에서 제가 작업했던 산은 훨씬 각도가 가파랐아요.
그래서 밑에 그물같은거까지 치고 했었어요. 천덕봉 2회만 하면 암벽타기도 할 수 있다고 말 나오기까지 했죠.
그리고 저녁에 복귀할때 다리 후들거려서 뒤로걷기로 내려오기도 했구요ㅎ
M60매고 하루종일 수색정찰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던 제가 뻗었었죠.
근데 이것만 전문으로 하는 대대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진지공사의 수십배 힘든 이 미친 작업만 하는 부대가 있다니말이죠.
위험하기도 엄청 위험합니다. 불발탄 심심치않게 찾습니다.
걔네들은 한달 작업하고 2주 쉰답니다. 군생활내내 이러는데.. 계절상 두세달은 방화선안하고 작업대대가 된다고 합니다.
얘네들 전역하면 30살얼굴 되어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ㅎ
그 방화선작업대대를 전역한 친구의 아는동생?의 카톡사진을 보니 29~30세로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23살인데말이죠. 물론 전역한지 1주일도 안 되어서 그런거겠죠.
군 생활 중 방화선 작업을 하는 기간만 다 더하면 9~10개월이라고 합니다. ㅡㅡ;..
부대창설 초창기 병사들은 12개월도 했었으나 지금은 여건이 많이 좋아져서 9~10개월 하는 게 일반적이고
휴가 등으로 이것저것 요령있게 피해도 9개월이 최소라고 합니다. 일단 휴가 자체를 쉬는 기간에 보낸다고 합니다.
계산하면 방화선10개월 + 일반작업2개월 + 필수훈련1개월 + 휴식3개월(휴가포함) + 기타 입니다.
방화선작업하는 기간만 10개월이면..ㅎ 제가 2주씩 두번으로 총 1개월 하고도 천덕봉 얘기 나오면 ㄷㄷㄷ 거렸는데..
유격은 요령이라도 부릴 수 있지.. 이건 대열을 맞춰 작업을 해야해서 요령 없습니다.
병사 배치 자체를 5분간휴식때도 대화하러 가기 귀찮은 거리로 배치해버려서 대부분 그냥 주저앉아서 쉽니다.
몸도 많이 상합니다. 아킬레스건염이 많이 생기고 호흡기도 매우 안 좋아집니다.
마스크 쓰고 작업해도 코 풀면 검은 이물질이 쏟아집니다.
사단장이 고급 사우나시설 설치해줬다는데 그 점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그 동생이 자기네 부대에 대해 말한 걸 정리하면..
* 신병 90%는 2~3개월간 계속 낙오한다. 6개월 정도 되면 정상적으로 작업한다.
* 일병이하로 다른부대로 이동요청이 굉장히 많다.(실제로 10명중 3명정도는 다른부대로 이동한다)
* 100일휴가 가기 전 까지는 위병근무만 선다.. 100일휴가 미복귀율이 55사단 내 압도적으로 가장 높다.
* 부대창설 초반에는 아놀드같은 근육맨들 위주로 선발해왔는데 너무 낙오되니까 요즘은 담배안피고 지구력 좋은 병사를 뽑는다.
* 상병정도 되면 작업시 말이 없어진다. 작업시 혼이 없는 표정이 된다.
* 상병부터는 피부노화에 엄청난 신경을 쓴다. 병사들은 여기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 사단장이 병사들 작업하는거 보고간 후 직접 지시를 내려서 국내 최초로 대대 내에 핀란드식 사우나(목욕탕 안에 있는 건식사우나 같은 것)을 설치해줬다.
그러나 중대장인지 대대장인지 행보관인지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자기의 아버지군번도 한번도 그것을 사용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한달 작업하고 외박나가서 사우나가서 찜질하면 침 질질 나온다고 한다. 정말 질질 떨어진다고 한다. 과장이아니고.
(엄마가 귀 파주는 것과도 비교가 안 되는 몸이 녹는 그런 느낌이라고 함)
위 부대는 군 생활의 절반을 방화선작업으로 채우는 부대입니다 (쉬는날 다 빼고 순수 방화선 작업날만 따져서..)
혼이 빠지는 작업입니다..
거기다가 유격, 혹한기같은 중요한 훈련도 다 받습니다.
곧 입대하시는 분들 중에 306보충대를 거쳐서 55사단에 들어가실 가능성이 있는 분들은 기억해두세요.
55사단 신교대에서 절대 체력 좋은 티를 내지 마십쇼. 힘이 좋은 건 상관없습니다.
선발은 비공개로서 조교가 추천하는 훈련병들에 한해 교관이 1:1면담으로 뽑습니다.
체력이든 뭐든 중간을 유지하세요. 군대는 모든지 중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