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쌀쌀하다 못해 추워지는 요즘..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들은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시죠?
전방 및 강원도에 위치한 부대에는 사계절이 아닌 "여름"과 "겨울"만이 존재합니다. 봄,가을이 워낙 짧아 그렇게 느껴지는데요. 최전방일수록 그 강도는 심해지죠.
크게 군대 겨울은 3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너무 춥다. -> 군복무를 한 사람들은 크게 공감하시는 내용입니다 ㅎ 위병소 라인을 경계로 부대 안과 밖의 온도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기분탓이겠지만, 매번 휴가나 외박때마다 느끼곤 합니다.(한겨울 영하20도 안팍을 넘나드는 근무에서 머리속은 백지상태가 되곤 하죠.)
눈이 많이 온다. -> 매년 첫눈이 내리면 들뜨며 신이 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엄청나게 내리는 눈 앞에서 인간이 자연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를 느낄 수 있죠. 눈이 그치고 하는 제설작업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눈이 오는 가운데 하는 제설은 30분을 쓸고 간 자리가 원상복구될 때마다 마치 '시간을 달리는 군인'이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너무 길다 -> 군대의 겨울은 10월부터 4월까지라는 소리가 있어요. 무려 1년 중 반이 겨울이라는 소리가 되는데요. 그 이유는 군대에서는 10월만 되도 상당히 춥습니다. 11월부터는 귀마개와 털모자를 쓰는 부대도 있구요. 그래서 전방에서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초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기간을 추위라는 환경과 맞써야 합니다.
1. 겨울 복장 하나씩 거론하자면 끝이 없기에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것들만 몇가지 언급하겠습니다. 목토시와 마스크.. 얼굴과 목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처음 봤을 때는 은행강도 느낌이지요 ㅋㅋ
그리고 군인이 아니어도 다 아시는 방한내피(일명 깔깔이).. 진지 근무 시 내복과 더불어 최고의 방한용품이죠. "겨울이 가기 전에 벗지 않으리~"라는 그 유명한 제품입니다
그외에도 벙어리장갑, 몇겹을 입는지 모르는 근무복, 군고구마 모자 등을 입으면서 고생하는 우리의 군인 아저씨들... 힘내쎄요 ♡
2. 겨울 생활
동절기 최대 축복은 기상시간 6시30분... 무려 30분이나 더 잘 수 있습니다.겨우 30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분들에게는 축복이자 희망입니다. (대신 불침번 말번초는 30분 더 한다는거..) 일과시간은 동일하며, 저녁은 대개 30분정도 먼저 먹습니다.
3. 겨울 질병 대표적으로감기를 꼽을 수 있겠죠. 가장 좋은 치료법은 푹자는 것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아프면 약을 복용한후 땀을 많이 흘리게 하며 잠을 재웁니다. 군기가 있으면 잘 안걸리는데 군기가 빠지는 병장들이 의외로 감기에 잘 걸리더군여. 내무실가면 자고있는 병장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구동상이있죠. 찬바람이 휭휭 불다보니 동상에 자주 걸립니다. 특히 귀와 발이 잘걸리죠. 귀는 신체적으로 바람이 많이 오니까 잘 걸리지만 발은 왜 걸릴까여?
물론 청결상의 문제도 있지만, 군화에 흡수된 땀을 건조하지 않고 신으면 발이 꽁꽁 얼어버리는거죠.
그리구 사회에서는 잘 모르는"옴"이라는병이 있습니다. 전염병인데 옷을 자주 안 갈아 입다보니 생기는 것이랍니다. 이거 걸리면 전염되기때문에 바로 입실합니다.(격리 조치) 심하면 몸에 털은 다 깎고... 참 창피한 병 중에 하나입니다.
4.겨울 훈련
여름엔 일정온도 이상 올라가면 낮잠을 자기도 하고, 쉬지만... 겨울에 쉬면 바로 몸이 굳어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많이 움직이고, 뛰기에 체력적으로는 더 힘이 들죠.
특히 혹한기 훈련이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가장 추울때 하는 훈련입니다.추운데도 불구하고 더 추운곳을 찾아서 가죠. -_-; 밖에서 텐트치구 자는겁니다. 짚을 얹고 모포와 침낭을 의지하며 전투화가 얼까봐 침낭속에서 전투화와 동침을 하죠.
훈련내용도 힘들지만 그 추운곳에서 텐트안에서 자는게 더 힘들죠. 겨울 훈련의 절정입니다.그리고 TV에 자주 나오는 알통구보라는게 있습니다.살을 에이는 새벽 추위를 가르며 대개 2km정도의 구보를 하는데 뛰고 나서 살을 문지르면 하얀 가루(^^;;)가 나오죠. 첨엔 추위때문에 힘들지만 뛰다보면 그렇게 추위는 못느낍니다.
병장들은 구보 열외하기위해 애쓰고 일이병은 악을쓰며 군가를 부르며 구보를 하죠... 군대에서 건강해지는 바로 첫번째 이유일껄요(?).
5. 겨울 난방 군대엔 보일러병이라는 보직이 있습니다. 밤에 잠 안자고 보일러를 관리하져.
계속 보일러가 나오는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가동되도록 설정 되어 있습니다. 저녁에 온수를 위해 틀고 잘때 두시간 간격으로 가동 합니다. 계속 틀지 않지만 모포를 덮고 침낭까지 덮기때문에 실내에 있으면 그렇게 춥지는 않습니다.
하지만보일러병이 병장이라 새벽에 잠이 든다면...간혹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불침번 혹은 추위를 못이겨 일어난 병사가 깨웁니다.ㅎㅎ 죽지않아~ 죽지않아~
6. 휴가나 면회시 챙겨주면 좋은 물품 군화가 추위에 떨까봐 목도리나 모자같은걸 뜨시는분도 계시던데, 안타깝지만 군대에선 사용을 못합니다. 더불어사제 내복 및 용품을 소포로 보내신다고해도 사용을 못합니다. 암만 고참이라도 그런 물품은 착용할 수 없거든요. 보급품이랑 똑같은 용품만 사용가능하시니 인터넷 좀만 뒤져보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냥 겨울에 필요한 물품 몇 가지. 첫째는로션이죠.군대는 향이 아니라 효과가 우선입니다. 보습성이 강한 로션이 최고입니다.
둘째 장갑이죠.장갑은 스키장갑이나. 아님 겉은 세무고 안은 털이 듬뿍달린게 좋을 것 같네여. 제설 작업이나 훈련 등에 사용할텐데 비싼건 필요없겠죠~
색깔은 검은색으로 맞추는게 좋습니다. 스키장갑이라면 대개 글씨나 클립이 달려있는데 그냥 새까만 장갑으로 보내주세여. 형광색 스키장갑 끼고 있다 간혹 혼날 수 있습니다. 비싼 것보단 실용적인게 더 좋습니다.
셋째 약간의 감기약과 동상약입니다. 물론 부대에도 감기약과 동상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무실도 짬이 없을땐 맘 편하게 못 다니니까 하나정도 휴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될겁니다. 약은 소포로 보내지 마시구 면회를 가거나 휴가나올 때 챙겨서 보내주세여. 감기약은 몸살 걸렸을 때 먹는 약이 좋죠. 아플 때 더 서럽고 힘든데, 이럴 때 집에서 보낸 약 먹고 감기를 날려버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