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인 징.병.제를 전제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모병제여서 합법적으로 군대 안갈수만 있다면 안가는것이 가장 좋은거겠지만...)
저는 의경 682(723)기 출신입니다.(2000년 04월)
저 같은 경우에는 참 파란만장한 생활을 했기에 비교가 가능한것 같습니다.
우선 2000년 6월에 자대 배치(방범순찰대)를 받았습죠. 소대 고참들이 넌 참 꼬였어~~~하면서 불쌍해 하길래 뭔 말인줄 몰
랐는데 저랑 7달 차이나는 고참과의 사이에는 22명, 9달 차이나는 후임과의 사이에는 3명 ㅡㅡ;; 다른곳으로 날라가는 사람
들은 후임들만...다른곳에서 날라오는 사람들은 또 다 고참들만 있고(우리소대는 날라온 사람들도 싸이코 아니면 다 고참대
우 해줬음)대충 아시겠죠?
사역이란 사역은 매일 불려다니고 했더니 불쌍했는지 분대장들이 자기들 특박도 저 3번이나 주고 할 정도였죠
저하고 4주차이 나는 후임과는 형,동생 할정도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놈도 본부소대로 날아갔죠. 그러다가 제가 갑자기
진짜 한가한 시골 경찰서 운전병으로 전출이 되었습니다. 전출되서 가는날 이 후임이 형~~사실은 지방경찰청에서 경찰서
장 운전병 추천하라고 공문이 왔는데 행정반 직원(직업경찰)들에게 불쌍한 고참 한명 있다며 제 이야기를 하고 추천 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알아서 하라고 해서 저를 추천해서 가는거라고 이야기 해주더라고요.이때가 자대배치되고 10개월후...
경찰서 갔더니 몇일 안되서 신병이 들어왔는데 갑자기 이놈이 경찰서장 운전병으로 가고 저는 경찰서 교통계로 발령나서
갔습니다. 그러다 얼마 안 있다가 또 수사과 유치장 근무...뭔 이리저리 팔려다니는지 궁시렁궁시렁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편하기는 진짜 편하더라고요. 우선 유치인이 안들어와서 백기 올라가는 날이 많았고 유치인 들어와봤자 벌금안낸 수배자가
많아서 벌금내고 또 바로 나가고...참 지루한 생활이 연속이었죠.
그러다가 또 얼마 안있다가 파출소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곳 파출소장님이 짬이 되는 분 이었는데 평소에 경찰서 자주
왔다갔다 하시더니 경찰서 의경들중에서 저를 가장 좋게 보셨다고 그래서 저를 대리고 가셨다고 하십디다.
파출소 직원들 10명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제가 뭐 먹고 싶다하면 다 사먹이고 휴가나 외박 나갈때마다 차비라도 하라며
이사람 저사람들이 쥐어주는 돈도 10만원 이상씩은 되었네요. 경찰서에 있다가 파출소로 나가면 직원들 딱가리 하느라
고생한다며 경찰서 고참들이 걱정도 많이 해주고 했는데 경찰서보다도 더 편하게 생활을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활이 편해 질수록 군생활이 재미없어지고 그렇게 편한 곳에서도 탈영할 생각이나 하고 어의없는 사고도 치고...
그러다가 2002 월드컵때 일반 중대들 경비인력들 없다고 해서 경찰청장 지시로 파출소나 경찰서에 있는 인원들 50%는
다시 진압중대로 전출해 버렸습니다. 그 중에 저도 포함되서 전역 4개월 남기고 원 소속부대로 복귀했는데 다행히 고참들이
제 짬 다 인정해주고 제가 날라가기전에 받았던 후임들도 저 고참대우 해주면서 그 아래 후임들에게는 저에게 깍득이 고참
대접 해드리라고 엄포도 놓고...
이렇게 저는 가장힘들것 같은 상설중대, 그리고 조금 편한 경찰서, 그리고 완전 천국인 파출소 이렇게 3곳에서 생활을 해봤
는데 상설중대에 있을때에는 몸이 힘들어서 누우면 바로 잠들어 버리고 하니 딴 생각 할 틈이 없었는데 경찰서, 파출소로
가면서 시간이 많아지고 몸이 편해지니 딴 생각도 많이 합디다. 제가 내린 결론은 자기자신이 군생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에 따라서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의 징병제 상황에서 어차피 가야할 거라면 긍정적 마인
드로 지내는것이 좋지 않을지...요즘 군 생활이 힘들다고 징징대는 주변의 어린 친구들을 보고 그냥 몇 글자 끄적여 본니다.
제가 써 놓고도 내용 정리가 잘...이해해 주시고 욕만 하지 말아주세요
아 참 저 위 사진은 2001년에 대우자동차가 GM으로 넘어가기 전에 있었던 상황이었네요. 저도 저때 부평 대우차로 갔다가
파이프로 정강이 맞아서 돌아가실뻔 했다는...아직도 정강이에 파이프로 맞은 흉터가 남아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