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주력전투기인 'KF-16 전투기(사진) 성능개량 사업' 참가기업으로 유력 후보였던 미국 록히드마틴이 탈락하고 영국 BAE 시스템스가 선정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KF-16 성능개량 사업에서 임무컴퓨터 교체 등 체계통합을 담당할 업체로 BAE가 선정됐다"면서 "이번 주 내로 최종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계약에는 BAE의 미국 현지법인이 참가해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은 2021년까지 KF-16 전투기 134대의 임무컴퓨터와 무장체계 등을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기존 기계식주사배열(MSA) 레이더를 능동주사배열(AESA) 레이더로 교체해 탐지거리를 2배가량 늘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전체 사업 규모는 1조8091억원에 이른다.
사업을 추진 중인 방위사업청은 수출 허가 등의 문제로 레이더 교체를 제외한 체계통합 업체를 먼저 선정했다. 이 사업은 10억달러(약 1조1360억원) 수준이다.
군 소식통은 "KF-16 체계통합 업체 선정에 BAE 측이 7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을 써냈고, 록히드마틴은 10억달러 가까이를 제시해 2800억원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사업자 선정을 두고 최근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과 관련해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온 록히드마틴 측에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록히드는 이번 사업 추진과정에서도 방사청과 잦은 불협화음을 빚은 것으로 안다. 심지어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자는 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잡음들이 최근 FX 시험평가 논란과 겹치면서 업체 선정에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위사업청은 "가격과 성능 요구조건을 투명하게 검증한 결과일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록히드마틴 임무컴퓨터인 MMC-7000이 1990년대 개발돼 안정성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BAE의 CFCC 컴퓨터는 최신형인 데다 최근 미 주방위군과 터키 등에 수백대를 공급하는 등 성능 면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