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때 동갑내기 육사생과 소개팅을 했었어요.
육사 1학년생들은 외출과 외박이 안되기 때문에 여자가 직접 면회를 가서 학교안에서 남자를 만나야 했죠 ㅎ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를 마친후 소개팅 장소로 흔히 말하는 '빵집'에서 남자를 기다렸습니다 . 사실 남자에 대한 기대보다 육사를 들어가고 싶어했던 저의 꿈 때문에 두근두근 떨림이 장난아니었어요.
멀리서 멋진 제복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소개팅남 등장.
겉모습은 1차 세계대전 독일군을 연상케하지만 그의 얼굴은 순박한 청년에 가깝더군요.
대화를 해보면 해볼 수록 '아~ 진짜 순진하다. 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네~' 싶었죠 ㅋㅋ
육사생과의 데이트는 육사내에서 이뤄져요. 육사 시계탑 구경을 간다거나, 박물관, 기숙사 근처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재밌는건 걸어다니다가 선배를 만나면 충성? 필승? 아무튼 이런식으로 경례를 한다는것이예요.
대화를 하다말고 뚝! 하다말고 뚝! ㅋㅋ
그 날 우리 순진한 육사생도는 디카를 가져와 제 사진을 엄청 찍어댔어요. 도촬이죠 도촬.. 기숙사로 가져가서 사람들과 같이 본대요... 뭐 이런....ㅋㅋ
헤어질 시간, 생도는 저에게 이메일 주소를 물어봅니다.
휴대폰을 소지할 수 없는 1학년 육사생도 였습니다 ㅠㅠ
이메일 몇 번 주고받다가 당시 혈기왕성했던 저로썬 딥답함에 그만 연락하자고 마지막 메일을 보냈던것 같네요.
여기다 글을 쓰는 이유는 군대에서 소개팅 받아본 느낌이었기에 '군대이야기'에 글 썼어요 ㅋ
장귀비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