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7을 재밌게 했던 터라 FF7AC의 발매 소식을 듣고 어찌하다보니 팬페이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http://coff7.com)
팬페이지를 운영하다보니 이것 저것 FF7AC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게 되더군요. 특히나 대부분 신경 안쓰는 제작자의 코멘트 등도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운영하면서 FF7AC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FF7팬들은 그렇듯이 FF7AC를 무지 기대했습니다. 발매 몇일 전부터는 트레일러 생각만 할정도였고요. 한정판을 주문했지만 인터넷에 뜬 것을 보고 두근거리면서 바로 다운받아 봤습니다.
그러나 보고 난뒤에 확실히 "으아 최고다~ 진짜 재밌다~"라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너무 기대했던 탓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러가지 문제시 되고 있는 것부터 써보겠습니다.
1. 스토리, 연출
RPG 캐릭터 중에서 클라우드만큼 인기 있는 캐릭터도 없는 것 같습니다. 디렉터인 노무라 테츠야가 말했듯이 FF7AC는 클라우드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FF7AC만 보면 클라우드가 세피로스를 동경했던 점, 니블헤임 사건, 잭스와의 관계, 사실은 자신이 1st솔져가 아니라 잭스의 기억을 가졌던 점 등은 전혀 나와있지 않습니다. 또한 세피로스의 출생비밀, 빈센트와의 관계, 제노바와 고대종에 관한 것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습니다. 에어리스와 잭스의 관계도 안나와 있고 아무튼 쓰면 쓸수록 부족하기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FF7AC를 처음 접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FF7AC내에 다 나와있다고 하는데 그건 표면적인것이 대부분입니다. 아마 자세한 캐릭터간의 관계와 정확한 세계관을 알게 된다면 FF7AC는 더 재밌을 겁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잭스가 '클라우드 도망쳐' 그래도 처음 FF7AC 보는 사람은 저게 뭔소리여...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스토리는 이렇다쳐도...정말 액션의 빠른 긴장감, 속도감이 중간중간 다 풀어질정도로 루즈한 전개... 이러다 자버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느릿느릿한 대화는 영 아닙니다. 그리고 클라우드가 티파를 안고 있다가 갑자기 물방울이 떨어지는 씬은 개인적으로 최악입니다.(처음에 다른 동영상 합성한 짜가 파일인줄 알았습니다) 이 외에도 군데군데 어이없거나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 씬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극장개봉을 안한건 매우 잘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영화관에서 개봉했으면 돈만 낭비했을 겁니다.
FF7에서 이미 끝난 얘기를 다시 꺼내서 뭐하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FF7에서 클라우드가 자아를 찾고 세피로스로부터 별을 구했다고 해도 잭스의 죽음과 에어리스의 죽음이 보상 받는 것은 아닙니다.
2. 그래픽, 액션
FF7AC는 처음에 30분짜리로 만들려고 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초기 스텝은 27명밖에 안됐습니다. 그러다가 디렉터인 노무라 테츠야가 욕심이 생겨서인지 이런저런 보여주고 싶은 것을 추가하다보니 100분짜리가 되었습니다. 요새 PS2게임 동영상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100분짜리라는 것을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5분짜리 하이퀄리티 동영상이 아니라 10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픽쪽은 만지면 만질수록 퀄리티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시간문제라고 할까요. 100분짜리 영상을 수정하고 렌더링하고 그러는 것은 몇 분 안되는 동영상과 비교할게 아니라고 봅니다.
노무라테츠야는 인터뷰 중에 "배우들이 촬영하기 힘든, CG 없이는 힘든 액션씬을 넣겠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액션씬에 모션캡쳐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뭐 날라다닌다, 공중가드를 하질 않나,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다 그러는데 제작 스텝들이 뭔가 딸려서 그러는게 아니라 일부러 한 것임을 아시기 바랍니다. 액션씬이 너무 빨라서 잘 안보이는 것이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무협영화처럼 싸우면... 더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알아야 할 점은 검술씬이라는 겁니다. 검술씬은 헐리우드에서도 꺼려하는 액션이라고 합니다. 그런 검술씬을 제대로 모션캡쳐 하지도 않고 만든 액션임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CG영상 중에서 이렇게 현란하게 싸우는 액션씬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오토바이+검술액션씬은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후에 다른 감독들이 영향을 받아서 실제로 촬영할지도 모르겠군요.
개인적으로 액션씬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데 바하무트를 공격하기 위해 동료들이 위로 올려주는 모습은...오바가 심합니다. 게다가 드래곤볼 같은 구도;; 마지막에 에어리스의 손이 나오면서 풀려버리는 긴장감?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으면서 바하무트에게 크라임해저드를 먹이는 모습에서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초구무신패참 ver5를 먹이는 것은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걸 맞으면 세피로스가 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들게 하는 기술입니다. 사라질때도 제법 그럴듯하게 사라지더군요. 앞의 바하무트때의 마무리를 보면서 내심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카다쥬만 깨달은 것 같지만 그토록 찾던 어머니가 사실은 에어리스라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과연 어떻게 끝날까? 얼마나 마무리를 잘할까? 일 것 같습니다. FF7AC는 스퀘어에닉스가 게임엔딩을 잘만들어서 그런지 아주 대만족이었습니다. 무슨 글을 보니까 "돌아왔어"라는 전형적인 일본식 결말이라 구리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결말에서 중요한점은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돌아왔어"라는 말은 있던말던 상관이 없습니다. 음악을 들어도 알수 있듯이 대부분 중요한 장면에 가장 듣기 좋은 부분이 흘러나옵니다. 중요한 부분은 에어리스 리미트기 같은것에서 나온 물로 성흔을 치료하는 것(세례를 하는 것 같은 모습)과 에어리스가 돌아보면서 "이젠 괜찮은 것 같네"라면서 잭스와 사라지는 모습 같습니다.
아무튼 두서없이 이렇게 생각나는데로 적었습니다. 뭔가 더 쓸게 있었는데 생각이 잘 안나네요. FF7을 무지 좋아하는 저로서 아무리 좋게 보고 싶어도 그러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맺자면 "으아 진짜 최고다 끝내준다"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말 구리다"라고 할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FF7AC 디렉터인 노무라테츠야의 첫 영상작품인점도 고려해보면 별5개중 3~4개? 박찬욱 감독이 처음부터 훌륭한 영화를 만들지 않았던 것처럼 나중에 노무라테츠야의 또 다른 게임 후속 영화를 기대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