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은 듣던대로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했더군요. 여주인공이 이쁘긴 했습니다만.. 연기는 조금 별로인듯 했습니다. 빠져들기에는 모자란 느낌이더군요. 그에 반해 피아니스트의 주인공이였던 분의 연기는 역시나.. 그때나 지금이나 멋졌습니다. 나머진 관심 없었습니다 -_-;
킹콩은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남성의 시각으로 남성이 스스로들, 즉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감독은 다양한 남성들을 단편적으로 찍어내듯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의 노인에서 부터 시작해서, 성공을 위해 목숨거는 영화감독, 정직하고 우직한 흑인, 시끄럽고 요란한 중국인, 등등.. 수많은 남성들은 각기 그들이 지닌 어떤 남성적 특성들을 표현해 내어 줍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세세한 남성성으로 만족을 못했죠. 그는 남성의 가장 공격적이고 폭발적인 힘을 표현해 내고 싶었던듯 합니다. 그렇기에 그는 또다른 남성성을 만들어 내었는데, 그것이 킹콩입니다.
그렇습니다. 킹콩은 실제하는것이 아닌 하나의 상징입니다. 그것은 남성의 내부에 존재하는 강렬한 욕망중에 하나인 폭력성과 직결됩니다. 그런 폭력성과 파괴성을 작가는 영화에서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러한 파괴적 특성은 실제 어떤 존재하는 특수한것이 아닌 일반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작가는 그러기 위해서 하나의 인물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킹콩과 유사한 인물, 혹시 아시는지요? 생긴게 닮은게 아니라, 내면적으로 어떤 하나의 동질감을 지닌 인물말입니다. 그는 바로 잭(이름 맞나?)이지요. 킹콩은 바로 잭은 또 다른 자아라 해도 상관 없겠습니다. 이성적이고 조용한 잭은 자신의 또다른 자아인 괴물에 가까운 킹콩에게 앤을 넘겨 주지 않으려 합니다. 사랑이라고 말해지는 상태에서 그는 가장 남성적인 자신에게서 사랑하는 이를 빼내어 옵니다.
앤은 특이하게 여주인공임에도 그 내면적 표현이 드뭅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어떤 특정한 여자가 아닌 여성을 대표하는 하나의 또다른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를 통해서 즉 여성을 통해서 남성들은 가장 이성적 내면(잭)과 가장 파괴적 내면(킹콩)이 서로를 맞딱드리게 됩니다. 만약 그녀가 없다면 그것들은 서로가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살아가겠지요. 하지만 그녀라는 존재로 인해서 그것들은 충돌하게 됩니다.
충돌의 결과는 파괴적 내면의 소멸이란 결과로 나타납니다. (혹은 억제일수도 있겠지요) 파괴적 내면을 소멸시킨 남성은 남아있는 이성적인, 그러나 고독한 내면을 그녀를 통해서 충족시키게 됩니다. 파괴적 내면은 꼭 그녀때문에 죽은것이 아닐수도 있지요. 직장에서 상사에게 깨지면서.. 애들 먹여 살리면서.. 이리 저리 치이면서.. 그러나 영화에서 영화감독이 말한듯이 비행기가 죽인것이 아니라 미녀가 야수를 죽인것입니다. 남성의 킹콩과 같은 면을 여성이 죽여 버리는 것이지요. 감독은 그런 남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