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오늘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소식을 처음에 들었을 땐 또 뻔한 로맨틱 코메디 하나 나오는 구나. 개인적으로 최강희를 좋아하던 저로서는 안타까웠습니다. 최강희가 여기서 망가지기만 하고 이름도 없이 영화관에서 사라지는거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올 땐 최강희의 얼굴은 기억도 나지 않았습니다. (천하의 최강희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은 일부러 안하려고 했습니다만...ㅡ.ㅡ;;;) 그보다 영화속의 대사 하나하나, 상황 하나하나를 행여나 잊어버릴까 기억하고 또 웃고... 손재곤이라는 감독이 '재밌는 영화'를 만든 이후에 이렇게 성장했구나. 손재곤 감독의 말 "오랫동안 스릴러 영화만을 준비해오던 감독이 로맨틱 코메디를 만들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영화"라는 말이 그대로 와닿았습니다.
일단 박용우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최강희, 최강희 하면서 극장에 들어갔는데 어디서 보긴 봤는데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배우가 나오는 겁니다.(박용우씨가 이글을 보진 않길 빕니다. ;;;) 마지막 자막올라갈때 알았습니다. 박용우...ㅡ.ㅡ;;; 그러고나니 올가미에서 최지우의 남편 역할로 영화 보는 내내 얼굴이 나오는가싶을 정도로 존재감 없던 배우였다는걸 알았습니다. 아 혈의 누에서도 나왔습니다. 두 영화 다 봤지만 그 사람만 영화에서 지워진 것 처럼 임팩트가 없습니다.(단순히 제 생각이니 박용우씨 팬 있다면 죄송합니다. -.-;;)
그러나! 달콤, 살벌한 연인에 나오는 배우 박용우는 같은 사람인가 하는 의심이 들정도로 다릅니다. 제가 대사 몇개를 적어드리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적지 못하는게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스포일러글은 안보기 때문에 혹여나 이걸보고 영화를 안보는 분이 생기실까봐 ) 최강희의 귀여움이야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또 조은지의 감초 연기도 제대로 입니다. 연기야 원래 잘 했지만 배역 설정이 탁월했습니다.ㅋ 또 연기도 연기지만 감독의 유머감각이 보통이 아닙니다. 제가 원래 영화나 티비를 볼때 잘 안웃습니다. 왜 뭐든 되게 무덤덤하게 보는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제가 좀 그렇습니다. 한번 웃겨봐라 하고 앉아 있는...ㅡㅡ;;; 그런데 이 영화 보는 내내 엄청 웃었습니다. 이렇게 웃기겠지 하고 있으면 전혀 다르게 뒷통수를 칩니다. 또 여기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겠구나... 아니 쟤가 저렇게 되다니 하고 있으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되버립니다. 그런데 그게 어이가 없다기 보다 정말 재밌습니다.
전 한국의 코메디 영화에 대해서 상당히 비관적이던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을 때 아무생각없이 보면 괜찮지만 억지로 찾아서 볼 정도의 영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릅니다. 중간중간 섞여있는 문학적인 인용이나 미술적인 지식들 그런데 그런것들이 전혀 거부감 없고 영화의 질을 높여줄 뿐더러 오히려 유머를 더 돋보이게 만듭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한국 코메디 영화가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쓰고보니까 알바생 같은데...ㅡ.ㅡ;;; 방금 영화보고 들어와서 짱공유에 처음으로 글 써보는 겁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 봤으면 하구요. 꼭 보십시오 후회는 안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