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상상초월
누가 뭐래도 박찬욱의 복수3부작중엔 이 영화가 최고인것 같다.
대한민국 최초 하드보일드무비를 표방하고 나타난 영화.
붉은 피가 흥건한 하드보일드 영화를 꽤 잘보는 편인 나이지만
배두나의 귀를 빨때 송강호의 눈빛은 상당히 소름끼쳤으며
신하균이 아킬레스건을 썰렸을때 나의 왼손은 오른쪽 뒤꿈치부근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역겨움은 피로 인한 역겨움이 아니다.
여러 인물들 간의 얽히고 설킨 복수가 가져오는 역겨움은 그 이상이다.
모두 나쁜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서로 미워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죽여야 한다.
어디서 부터 꼬이게 된 것일까
누가,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
참혹하게 자신을 파멸시키면서까지 강행한 복수를 통해서 정작 얻은것은 무엇인가
아무도 얻은것이 없다.
류는 누나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목숨까지 잃었고
동진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을 잃고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이 잔인하고 역겨운 복수극을 통해서 누가 기뻐할까
이 역겨운 복수의 바탕이 되는 우리 자본주의사회는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여느때과 같이 풍요롭다.
이 영화의 참맛은 이런 빌어먹을 스토리에서만 오는것이 아니다.
가끔씩 류의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어 툭툭 끊어지는 음성의 제거.
배두나 송강호 신하균을 뺀 나머지 캐릭터들의 표정의 일관성도 끈내준다.
이런 사회가 비현실적일것 같지만 요목조목살펴보면 환상이 아닌 실체다.
그래서 더 확실하게 다가오는것 같다.
박찬욱씨가 왜 이영화를 제일 아끼는지 알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