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짱공유회원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누군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니?"하고 물어볼때면 선뜻 대답을 잘 하질 못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를 꼽는것이 어려운 이유는 웃음을 주는 영화, 감동을 주는 영화, 슬픔을 주는 영화 등 각기 다른 감정을 선사하는 영화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구분은 장르와도 밀접한 관련이있습니다. [스타워즈]의 현란한 광선검 액션을 보면서 얻는 재미와 [너는 내운명]의 슬픈 사랑이 주는 감동의 재미... 장르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의 차이. 이것은 질적으로 다른 기쁨을 선사하기에 순위를 따질수가 없는것입니다.
물론 슬픈영화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액션영화매니아도 있고, 로맨틱코메디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듯이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간 짧은 제 영화감상인생에서 얻은 결론은 명작은, 장르에 불문하고 웃음,감동,철학 모든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더라구요.
이렇듯 저는 "이런이런 장르에선 어떤 영화를 제일 재미있게 봤니?"라는 질문엔 좀더 쉽게 대답을 할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저에게 최고의 SF영화는 [백투더퓨쳐 씨리즈] 였습니다. (물론..스타워즈가 머리 한켠에서 통곡을 하고 있습니다만 ^^;)
그이유를 몇가지로 나눠보면
1. 구성의 탄탄함 보통 첫편이 흥행을 하고, 그 흥행에 힘입어 후속작을 내놓은 경우 졸속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흔하게 접합니다.
물론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처럼 탄탄한 원작소설이 있고, 또 애초부터 시리즈물로 기획된 작품이라면 졸속이 나올 위험성은 상당부분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백투더퓨쳐도 원작 소설이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백투더퓨처]의 첫번째 매력은 구성의 탄탄함입니다.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로 만든 영화이기때문에 자칫하면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고 관객에게 [도저히 내용 이해불능]사태를 야기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습니다.
예전에 역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를 봤는데-제목기억안남- 두시간동안 보고 "음...그렇구나" 하고나서 이해하기를 포기했던 기억이 ㅠ.ㅠ
백투더퓨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편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이편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로 삼편에서 다소 쌩뚱맞게 서부시대로 가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일편-이편-삼편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맥플라이 삼대의 이야기가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면서 탄탄한 줄거리를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특히 2편에서 다시한번 50년대로 돌아갔을때 1편에서 이미 무대에서 신나게 기타연주를하던 자신과 맞닥뜨리면 안되기에 무대위에서 전전긍긍하는 마티의 모습은 정말 [타임머신]만이 줄수있는 재미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1편에서도 사실은 그 무대위에 마티가 있었을거라는 생각에 웃음도 나왔구요.
2. 좌충우돌 캐릭터 열전
비프...이녀석 얼마나 재미있는 캐릭터입니까. 정말 못된 놀부같은 캐릭터죠. (개인적으로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랑 비슷하게 생겼다는;;;) 주요대사: Hey, Mcfly!! 어이 맥플라이! Hello, hello! Anybody home? (머리 똑똑 두드리며) 아무도 집에 없나? You chicken(yellow)! 이런 겁쟁이!
비프를 항상 따라다니는 똘마니 3인방... (왜 이녀석들을 보면 [라이온킹]의 하이에나 3인방이 떠오를까요 ^^; 아무튼 이녀석들 나름 귀엽습니다.) 이 3인방은 서부시대에서도, 현재에서도, 그리고 미래의 카지노대부 비프에게도, 여전히 똘마니처럼 붙어다닙니다. 주요대사: Yeah, Biff. 응 비프. (- -;;;)
교장선생님 캐릭터는 어떻습니까. 항상 마티를 구박하죠. 서부시대에서는 보안관으로 나오죠 ㅋ 주요 대사: slacker!!!! 이런 농땡이나 피우는 녀석!
우리의 미치광이 박사님도 빼놓을수없죠. 눈알튀어나온 아인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이 박사님... 시종일관 산만함에, 빨빨거리고 걸어다니면서 속사포처럼 독백을 쏟아냅니다. *박사님의 개는 현재에선 아인슈타인, 과거에서는 코페르니쿠스죠 ㅋㅋㅋ 주요대사: Great Scott! It will distrupt space time continuum! I never should've invented that inferno machine!
마티 맥플라이/제니퍼 커플 -겁쟁이 소리에 열받아하는 버릇을 지닌 마티,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여자친구 제니퍼는 삼편에 걸쳐 항상 커플로 등장합니다 - -;;; -마티는 스케이트보드를 잘타고, 제니퍼양은 그저 입흐게 생긴것빼고는 별다른 특징없죠.
주요대사: nobody calls me chicken! this is heavy!
3. 특정 상황의 반복에서 오는 재치
마티가 정신을 잃고 깨어날땐 항상 제니퍼가 옆에 있죠. 그리고 마티의 첫대사는
"악몽을 꾸었어요...제가 미래에 있는" "악몽을 꾸었어요...제가 서부시대에있는" "악몽을 꾸었어요...50년대로 돌아간"
이렇게 시작되고 맞받아치는 제니퍼는
"걱정마세요, 당신은 지금 맥플라이농장에서 편히 쉬고있으니" "걱정마 아들아, 지금 43층의 우리 펜트하우스에서 편히 쉬고있으니"
라고 말하고 마티는 "악!" 비명을 지르며 일어납니다.
비프는 항상 "헤이 맥플라이!!!" (억양이 넘 웃김) 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하고 머리를 두드리며 집에 아무도 없냐고 묻습니다. (머리가 비었다고 놀리는거죠) 그리고 그는 항상 거름(똥)에 파묻히며 최후를 맞죠 ㅋ
마티의 특기는 스케이트보드입니다. 학교갈때 항상 트럭뒤에 매달려서 등교하죠.
1편에선 아무도 스케이트보드를 안타던 시절 마치 마티가 스케이트보드의 아이디어를 최초로 생각해냈거나 최소한 아이들에게 영감을 준 장면이 나오죠.
2편에선 바퀴없는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 --;;; (개인적으로 이거 갖고 싶음)를 타고 비프패거리들과 추격전을 벌이고...이 스케이트보드는 마티의 보물로서 3편에서도 아주 요긴하게 쓰이게 됩니다.
======결론====== 지금은 SF물의 의미가 많이 퇴색한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현란한 특수효과로만 무장한 쓰레기영화들이 80년대말을 시작으로 너무나도 홍수처럼 쏟아져나왔기 때문이고, 개인적으로는 98년의 [고질라]가 이 쉣무비의 화룡정점을 찍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따라서 관객들도 이에대한 반발심리로 자연히 SF영화를 [특수효과만 있는 골빈 할리웃영화]로 인식하게 된것같습니다.
SF영화=줄거리도 없고 감동도 없는 그냥 시간때우기 영화
라는 공식이 일정부분 생겨나게 된것입니다. (안타깝습니다 ㅠ.ㅠ...저는 모든 장르를 다 사랑하는 편이라 특별히 SF에 대한 애착은 없으나...그래도 아쉬운건 아쉬운겁니닷)
하지만 SF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80년에 초반에서부터 중반까지 만들어진 이 [백투더퓨쳐]씨리즈를 보신다면 마티의 유쾌한 시간여행에 푹 빠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