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던 남자가 자신의 이웃을 배려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전쟁(내전)의 참혹함을 그린 영화. 서양의 자본주의에 일침을 놓은 영화.
화려한 액션과 찐한 러브씬으로 대표되는 '헐리우드식 영화'는 아니지만, 2000여명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는, 생각할 거리와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일상속에서도 '욕망'이란 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물욕(物慾)이란 것은 오히려 더욱 만연한다. 사람 한명의 목숨을 '1만프랑'으로 계산하고, 타국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생명과 상관없다'는 이유로 난민들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외면한다.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술 몇잔을 위해, 돈 몇푼을 위해 타인을 기만하기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떠나지 말라고 붙잡는 연인에게 돈을 주며 자신을 잊으라고까지 말한다.
그렇지만, 이런 이기와 자신의 욕망의 진창 속에서도 "저 호텔 안에 있는 사람을 한명이라도 더 살려야겠다"는 주인공 폴의 외침은 이기와 욕망이 한대 뒤엉킨 전쟁이라는 절망 속에, 한줄기 빛같은 희망은 아닐까. '절망속에서도 사랑은 존재하고 있다'는 그런, 왠지 씁쓸한 작은 희망....
P.S. 이 영화가 오히려 서양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것 같다는 느낌은 단지 나만의 착각인가....?? 수십년간 자신들의 나라를 식민통치했던 벨기에에 붙어 온갖 이익을 챙겨왔던 투치족과 이에 저항했던 후투족. 그리고 후투족을 강도, 방화, 강간을 일삼는 '야만인'으로 그리기만 하는 이 영화는, 결국 투치족과 UN 평화유지군이 후투족을 르완다에서 몰아내는 과정을 그리는 이 영화는.... 과연 누구를 옹호하고 또 누구에게 비난의 말을 건네기 위해 만든 것일까...? 영화를 다 보고 남는 이 조그만 의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