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를 보면서 요즘 학생들이 느끼는 감상과 필자 나이때를(=_=;;대충 짐작 하시리라) 살아온 분들이 느끼는 감동은 사뭇 다를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과 달리 자주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접하는 길이라고는 극장을 가서 보거나 비디오를 빌려 보거나 혹은 티비에서 가끔 해주는 영화를 보는게 큰 낙이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당시 엄청난 붐을 일으키며 많은 작품들이 방영되던 홍콩영화는 지금의 헐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 홍콩영화좀 본 사람중에 윤발이 형님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국내 최초로 외국배우를 기용하여 억대 광고를 찍은 밀키X 광고는 그당시 한국에서 그의 인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
주윤발, 유덕화, 여명, 장국영 등등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많은 남자 배우들이 있었지만, 코미디 영화로 범위를 좁히면 단연 이사람을 최고라 할수 있었습니다.
...주성치!!!
- 당시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주성치(주윤발, 여명, 유덕화 등등은 조금 성인포스) -
도성, 도협 등 당시 주성치식 코미디의 열풍은 지금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최고였고, 그가 나오는 홍콩영화는 흥행은 보증받았다고 했을 정도 였습니다. 그중 도협2는 전국에 도박열풍(-_-;)과 초능력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아이들의 따라하기 대상이 됬습니다.
- 요거 한번 안따라해본 사람있을까. 집에서 화투갖고 욜심히 따라하다 엄마한테 먼지나도록 맞기도... -
동양의 짐캐리라 할만큼 변화 무쌍한 코미디 연기를 통해, 아시아 코미디 영화의 대부로 불릴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그가, 세월의 흐름은 어쩔수 없는지 지금은 그 인기가 많이 퇴색된것 처럼 느껴져 한사람의 팬 입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시대의 코드도 변했거니와 처음에는 굉장히 신선했으나, 그 인기에 편승해 계속되는 똑같은 연기패턴은 많은 사람들에게 식상하게 다가왔나 싶지 않습니다. 그런 그가 오랜 공백을 깨고, 야심차게 준비한 소림축구와 쿵후허슬로 대반전을 노렸지만, 고만고만한 평작 수준의 평가로 그치고말았습니다(홍콩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나, 아시아 전체적인 성적은 썩 만족할만 수준은 아니었다)
- 재미는 있었으나, 주성치의 매력을 다 느끼기엔 먼가 2%로 부족한 두 영화... -
매 작품 마다 혼신의 코믹연기를 하는 주성치였기에 어느 작품하나를 놓고 높고 낮음을 따지기는 힘들지만, 그의 작품중 최고의 작품으로 딱하나만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없이 이영화를 뽑겠습니다.
§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
- 주성치 최고의 역작이라 할수 있는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
서유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중국 4대 기서중 하나인 서유기는 불교문화에 기초를둔 동양적인 판타지 소설의 진수로서, 중국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꾸준히 읽혀 오는 베스트 셀러중에 하나입니다. 못된짓을 일삼던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부처님께 귀의해 삼장법사를 모시고 천축으로 불경을 얻으러 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서유기는 그 환상적인 이야기로 인하여 현재까지도 다양한 컨텐츠로 발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중국 4대 기서 : 서유기, 삼국지, 수호지, 금병매를 말함. 서유기를 완전한 허구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나 삼장법사는 당태종의 명으로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갔던 실제인물이다.
- 서양에 "반지의 제왕"이 있다면, 동양에는 "서유기"가 있다. 소설로서의 서유기는 동양적 판타지의 절정을 보여준다 -
-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허영만의 "날아라 슈퍼보드"는 서유기를 현대적인 만화로 잘 해석했다는데서 대단한 호평을 받으며, 어린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 여담이지만 "사오정"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코드를 만들어 낼정도로 "날아라 슈퍼보드" 등장 캐릭터들의 인기 역시 대단했었다 -
- 서유기를 모티브로한 작품들중 그나마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알만한 일본 만화 "최유기" -
1편(월광보합)에서 지존보(주성치 분)라는 사막의 무리배 두목이 바로 손오공의 환생이라는 것, 그리고 손오공의 과거 연인이었던 요괴 백정정 자매가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손오공 지존보를 찾아 오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주성치의 서유기는 언뜻보면 원작인 서유기와 무관한 듯 싶지만 영어제목인 'A Chinese Odyssey'에 걸맞게 500년에 걸친 사랑과 운명에 대해서 절묘하게 이어지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인연의 관계를 통해 아름다운 환타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오맹달이 안나오는 주성치의 영화는 상상하기 힘들다. 주성치 영화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오맹달~_~ -
- 손오공이 손오공일수 있었던건 그를 사랑한 두여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2편(선리기연)은 사랑하는 백정정을 살리기위해(아직 자신의 전생이 손오공인지 모르는 지존보를 오해하여 백정정은 자살을 한다), 월광보합이라는 보물(일종의 타임머신)을 통해 500년전이라는 과거로 간 지존보는 후에 진실한 사랑을 느끼게되는 자하선사에게 손오공의 표식인 발바닥점 3개를 찍히게 되어 500년 전후의 상황이 기막히게 이어지며 복잡한 인연의 관계가 성립하게됨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계속 됩니다.
- 이 장면에서 무릎을 탁하고 친사람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것이다^^ -
처음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많은 혼란을 겪지만, '백 투 더 500년'한 상황에서 지존보는 손오공인 자신을 알아보는 삼장법사와 저팔계, 사오정, 그리고 자신에게 일편단심인 자하선사를 만나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깨달아 가게 됩니다. 그 사이 서역으로 되돌아가 불경을 구하러 가야하는 손오공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은 시시각각 그에게 업보처럼 다가오고...
- 원작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엄청 수다스러운 삼장법사 =_=. 이 영화의 모든 원인?은 그에게서 비롯됬다;; 삼장법사가 온니유를 부르는 꽤 유명한? 장면.. 아직도 귓가에 어른거리는 "당당당당당당~당당당당...온니유~♬";;; -
- 몸바쳐 혼신의 연기를 한 주성치 =_=;; 거시기를 짓밟히면서 까지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보는 필자가 다 아펐다;) -
- 그의 여느 작품들이 그랬듯이, 주성치식 코믹한 연기는 쭈~욱 계속된다 -
한낱 볼품없는 사막의 무리배에서 손오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주성치 그의 여느 영화에서 처럼 코믹하게 그려져 언뜻보면 서유기를 패러디한 코믹영화로 보일수도 있지만, 이면에 보여지는 손이 닿을꺼 같으면서도 결국에는 닿을 수 없는 애절한 러브 스토리는, 사람을 웃긴다는 코미디 영화의 법칙을 깨고, 코미디 영화도 사람들을 울릴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영화"중경삼림"에서의 금성무의 대사를 멋들어지게 패러디한 서유기의 명대사 '만약 사랑의 기한을 정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그 애절함은 보는이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
- 사랑하는 자하선사를 구하기 위해 그녀를 애타게 붙잡아 보지만, 머리를 조여오는 금강권은 결국 손오공으로 부터 그녀의 손을 놓치게 한다 - * 금강권은 다루기 힘든 손오공을 컨트롤 하기 위해 부처님이 만든것으로 속세의 모든 정욕(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사욕. 물질욕뿐만이 아니라 사랑도 이에 포함된다)에 반응하여 손오공의 머리를 옥죄도록 되어있다.
솔직히 평소에 주성치 영화를 유치하다 하여 보기전부터 반감을 가진 분도 계실것이고, 요즘 영화가 아닌지라 주성치를 잘 모르는 학생들이라면 보기에 조금 꺼려질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필자는 주성치 영화를 거진 다 봤지만, 이 영화처럼 세대 불문하고, 그리고 취향 불문하고 모두를 아우를수 있는 영화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 주성치의 수많은 영화중 "서유기"만큼 이토록 많은 이의 공감을 받은 작품도 드물었다 -
아직 겨울의 추위에 사랑하는 마음까지 얼어 버려 헤어나오지 못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이 영화를 보면서 주성치를 통해 새로운 사랑을 느껴 보는건 어떠실지요 ^^
- 끝없는 업보...사랑하는 여인을 직접안지 못하고, 후생의 모습으로 밖에는 이루어질 수없는...그런 손오공의 모습을 뒤로하며 흐르는 엔딩송"一生所愛(일생소애)"는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