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에 대한 재조명

메달매니아 작성일 07.04.08 03: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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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영화를 기억하는분들은 대부분 어렸을때를 떠오를것이다 나또한 마찬가지인데,

지금은 재개봉관이라 부르는 허름한 극장에서 땍땍 거리는 수많은 또래 아이들틈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냥 단순히 로보캅이라는 생소한 멋있는 캐릭터에 열광했던 옅은 기억만 날뿐이다

 

그렇게 단순한 영웅적 로봇영화로 기억되다가 현재에 이르러 로보캅이라는 향수어린 단어의 영화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물론 이 영화 제목을 이곳에서 접하게 되었을때 다시 볼 생각을 했던건 아니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그저 어렸을적에 한때 열광했던 기억만 있었을뿐이었으니까..

 

정말 이 영화를 다시보게 된건 시간은 있고 볼만한것들은 다본상태여서 반 포기 상태로 재생 버튼을 눌렀을

뿐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그로인해 이 영화를 재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는 편집되지 않은

DVD판이였는데 다 본후에는 일말의 정신적 충격을 느끼고 말았다

 

우선 내 머리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초반 머피라는 경찰이 악당들을 뒤쫒다가 무참히 살해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너무나 폭력적이므로 개봉당시엔 다 가위질당했을거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초반부

핵심을 이루는 장면임을 부인할수 없다

 

질서가 무너진 도시의 범죄자들의 악마적인 폭력성향과 악당들에게 총알세례를 받으며 온몸이 난자당하는

이 장면은 나를 깊은 충격에 빠지게했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으면서 평화와 질서의 상징인 경찰을 향해

무차별 난사하는 모습과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팔이 잘려나가는 표현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넘어 내가 정말

당하는것같은 현실성을 부여한다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난자당한 모습으로 병원으로 후송된후 어디론가에서 눈을 떴을때 머피는 조금씩 로봇

으로 변해가게 된다. 다국적기업의 생산물인 로보캅으로 완성되었을때 머피는 없고 그야말로 인조인간이다

여기서부터 로보캅은 잠시 로보캅다운 활약을 보여주지만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좀더 인간적인 고뇌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은 초기모델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예전 인간이었을적 기억을 꿈을 통해 느끼는 장면이라던가

머피라는 인간에 대한 자료추적을 통해 자아를 고민하는 장면등, 로보캅이 완벽한 인공지능 머신이 아닌

인간의 두뇌를 이용한 인조인간 이라는 모티브를 잘 살려내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로보캅의 이러한 자아찾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같은 인간으로서의 동질성을 느끼게 하는 장치다

이후부터 로보캅은 또다시 온몸으로 부딪히며 영화의 스토리를 이어나가게 된다

 

여하간 이 영화는 어린이용이 아니다. 인조인간이라는 머신을 만들어냈을때 겪을수 있는 초기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인공지능으로만 움직이는 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내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마지막 장면만 빼곤 암울하기 이를데없는 영화인것이다

 

이런 영화가 가위질 당하니 주관객층이 어린이로 주객이 전도된 어이없는 결과로 나온게다. 미국에선

아카데미 노이네이트까지 된 영환데 말이다. 이럴땐 정말 검열이란게 얼마나 관객을 우롱하는 것인지

알게 해준 대표적 케이스가 아닐까?..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을 보면, 이런쪽으로 도가튼 모양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들어봄직한 풀 버호벤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원초적본능'을 만든 감독이다

또한 '스타쉽트루퍼스'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이 감독의 영화들을 보고있자면 정말 폭력과 성을 써먹을만큼 잘 써먹는것 같다

필요한 장면에선 거침없이 묘사하는 것이다. 특히나 스타쉽트루퍼스같은 SF액션 영화에서 조차

우주괴물들에게 당하는 모습에서도 팔 다리 잘리는건 기본이다. 필요없을거 같은 노출도 보너스로

초반에 나오기도 한다 ㅡ.ㅡ;;; 그야말로 보너스격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적묘사는 영화에서 그 장면을 현실성있는 배경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키로 동작

하게 한다. 그러한 선을 이 감독은 잘 알고있는것 같다.

 

로보캅은 3편까지 나와있다. 그러나 감독이 다르다. 방금 위에 언급한것처럼 선을 아는 풀 버호벤

감독이 아니라는점에서 오는 차이가 영화를 통해 느낄수있다. 2편은 그래도 참아줄만 하지만 3편은

완전 오락용으로 전락하게 한다. 3편 감독은 가서 확 때려주고 싶다.

로보캅이라는 영화에 먹칠을 해버리다니 말이다

 

아무튼 로보캅은 단순한 로봇물이 아니다. 로봇물이지만 성인들도 난해한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

처럼 그야말로 성인으로서 볼수있는 떳떳한 제대로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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