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사라져가는 추억 속을 걸어 현실마저 잊어버리는 남자와의 너무도 슬픈 산책 ...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전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부간의 어색한 산책은
아마도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알츠하이머] 병에 관련된 영화와는 색다르게
병 자체의 직접적인 변화들을 보여주는 [내일의 기억]
너무나도 좋은 아내가 있지만
지워지는 추억 속에 현실마저 사라지는 그를 대면해야 하는 아내의 슬픔...
하지만 그래도 사랑을 지워버릴 수 없는
지금까지의 행복을 지켜내고픈 아내...
영화는 당신이라면 ????
이라는 질문을 가슴 깊이 던져준다...
26년간 한 회사에 몸담아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한 가정의 가장 사에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건망증과 피로는 짧은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과연 인간은 태어나서 죽어야만 하는 숙명을 걸머지고
무엇을 위해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한 사람의 존재를 추억으로,
기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들...
그 한 사람이 죽고 사라지면
살아있는 이들에게만 남아있는 추억과 기억...
그리고 그러함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마저 사라져가면 ...
남는 것은 무어란 말인가...
분명 어떤 최선의 설명이 있겠지만
현재의 나로서는 풀어낼 단어의 부족함과
생각의 짧음을 느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슬픔과 기쁨과 이해를 함께 했던 [내일의 기억]
나에게 많은 사색과 의문을 던져주었지만
참으로 평안한 시간이었다...
오랫만의 고뇌...
이로써 또 살아있슴을 느끼게 해준 [내일의 기억] 에 고마움을 느낀다...
때론 잔잔한 평안과 사색과 고뇌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