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나는 전설이다 리뷰 - 스포없습니다.

낙장유입 작성일 07.12.20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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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유에 글을 써보는 건 처음이군요.

제 블로그에 끄적여 놨던 건데 살짝 수정해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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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현재 캐나다에서 어학연수중이라

자막 없이 본 것이기에 솔직히 대사를 온전히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그리 대사량이 많지도 않고 플롯이 복잡한 것도 아니어서

영화 전체의 이해엔 무리가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원작 소설을 읽어본적도 없기에, 가능하다면 비교분석을 시도해 보고 싶었지만 여의치가 않군요.

소설과는 꽤 많은 차이가 있다던데, 덕분에 책을 사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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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드슨의 '전설적'원작.

표지부터 정체성이 확실하다.

 

 

본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였던 콘스탄틴. 개인적으로는 참 재밌게 봤었습니다.

물론 묵시록적 액션을 기대하고 갔던 나에겐 약간 배신감 느껴지는 영화긴 했지만

액션 외적인 면에서 꽤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즐거운 배신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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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길이 남을 명장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리라.

영화를 보고 그렇게 크게 웃어본 게 도대체 언제였던가...

그렇다고 코미디 영화라는 건 아니다.

 

 

그 영화가 정말 좋았는지 어쨌는지를 떠나, 그런 인상깊은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이

윌 스미스를 앞세워 좀비물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유명한 소설의 영화화를 맡았다 하면

관심을 모으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일단 좀비물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평범한 좀비 영화가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을 기대한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좀비 영화의 블록버스터화라는 건 상당한 무리수가 따르는 일일 겁니다.

좀비라는 캐릭터는 그 자체로 b급 영화의 상징이라 할 만한 것이고

즐기는 관객층도 그리 넓지 않으니만큼

그런 매니악한 소재로 블록버스터를 만든다는 건 나름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모험적인 시도에 재능이 어느정도 검증된 감독,

현재 헐리웃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윌 스미스의 지명도가 합쳐졌으니 관객들의 기대가 과해진다 한들 나무랄 수야 없겠지요.

저 또한 그런 관객의 하나였고, 그래서 저 역시 평범한 좀비물이 아닌

(하긴 평범한 좀비물이라면 12세 관람가를 받는다는 것부터 이미 불가능) 

'뭔가가 있는'충격적인 영화를 기대한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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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선생과 남우견공상급 연기를 보여준 샘君.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는 약간 못 미쳤습니다.

영화 자체의 재미와 블록버스터로서의 스펙타클, 윌 스미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지만, 사람들이 기대한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전개에 관한 언급을 한다면,

줄거리 자체는 좀 허무하다 싶을 만큼 전형적입니다.

물론 조지 로메로 이전에 출판되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모티브를 제공한,

이른바 바이블이라 할 만한 작품의 영화화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물론 이건 제 추측입니다. 서두에도 얘기했지만 전 아직 소설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영화 후반부의 전개는 좀 서둘렀다는 느낌입니다.

맛있는 재료에 양념을 더 넣지 않고 평범하게 만들어 내 왔다고 할까,

아아, 이젠 할 얘기 다 했어. 끝!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얘기.

 

텅 빈 뉴욕이라는, 압도적일 만큼 넓은 공간의 스펙타클과

사방이 흡혈 좀비들로 넘쳐나는 극한 상황의 표현은

한 개인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폭력과 개인의 소외를 말하기엔 부족함 없이 잘 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돈을 들여 동어반복하기엔

이미 너무 많이 언급된 주제가 아닌가 싶네요.

텅 빈 대도시의 스펙타클 역시 이미 [28일 후]같은 영화에서  이미 한 번 써먹은 메타포라

신선도가 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스케일도 훨씬 더 크고 원작 배경이 그러니 선택의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그러고 보니 28일 후도 같은 소설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듯) 

 

감독의 전작인 콘스탄틴에 비교해 봤을 때

내러티브의 전개와 연출력은 확실히 한 발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영화에 기대한 것이 '유망한 신인 상업영화 감독의 한단계 발전한,

그러나 아직 약간 모자란 과도기적 작품'정도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겁니다.

그런 어중간한 위치의 작품을 기대하기엔

원작의 무게나, 배우의 지명도나, 들어간 돈이나 좀 과한 게 아니었을지.

여러모로 의욕적인 시도라고 보이지만, 결과는 절반뿐인 성공이라고 보여집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영화가 재미없는 것은 아닙니다.

블록버스터에서 기대할 만한 재미는 충분하고,

윌 스미스의 연기는 그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습니다.

그 이외의 주요 등장인물이라곤 좀비를 제외하면 얼마 나오지도 않는,

다시 말해 주인공과 함께 극을 이끌어갈 만한 비중있는 조연이 전무하다시피한

이 '블록버스터'영화를 혼자서 감당하고 있음에도 무리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군요.

윌 스미스라는 배우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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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정말 not alone이긴 했지만
영화는 나 혼자 굴렸단 말이다!

 

어쩌면 비범하다 못해 건방짐까지 느껴지는 위풍당당한 영화 타이틀 덕에

기대치가 더 커졌을지도 모르는 일.

최소한 돈은 아깝지 않은 재미난 블록버스터였지만 거기서 그친,

전설적인 소설 원작의, 전설이라 불리는 남자가 나오는 영화지만,

전설적인 영화는 되지 못한 그런 영화입니다.

아니, 최소한 윌 스미스의 전설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만큼 연기는 참 잘 했으니, 윌 스미스의 팬들이라면 안심하시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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