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좀 실망*스러웠어요. 일단 기대했던 내용과 다른 흐름이었네요. 예고편에서의 피아노배틀을 보고 반한게 영화를 보게된 계기였는데, 막상 보니 왠 3류 멜로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처음에는 풋풋한 사랑이야기로 시작해서 제 3자와의 갈등으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영화내내 보여주었던 신비주의를 복선으로 한 반전(!!), 그리고 (뻔한)결말.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밀려오는 아쉬움과 일부러 집어넣었는지 알쏭달쏭한 신비주의와 미스테리는 영화 전반부에 걸쳐 나타납니다. 그리고 적절한 배우와 음악(!)과 분위기를 통해 스토리를 더욱 심플하게 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도가 좀 더 올라가지 않았나 생각해요. 영화에서 유치한 구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바로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주걸륜과 계륜미의 연기,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분위기 등이 구성이 자연스러워지도록 서로 잘 맞아 떨어져 보는 사람이 스토리에 집중하도록 하며, 한가지 방향을 간절히 기원하도록 했어요. 그리고 이를 역으로 이용해 감정이입이 잘 이루어지게 한것이 이 영화가 좋은 평이 많아지도록한 장점이라고 봐요.
반면, 아쉬움만큼의 허무함은 반감이 들정도로 영화를 악평하고 싶어지네요. 결말이 너무 순식간에 그리고 간단하게 해결되버리는, 그리고 화질떨어지는(제가 봤던 영화의 화질이 아니라 영화 신(scene) 중 소품의 화질) 단 한 신으로 뭔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하도록 (혹은 이슈되도록) 그럴듯하게 마무리 하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치명적인 헛점을 드러낸 격이에요. 제3자도 분명히 없었다고는 할 수 없구요. 반전으로 인해 다시 정리해야할 주연과 주변인물들의 주체성 등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없도록 순식간에 끝내버린 것은 제작자들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즉, 영화의 구성이 그만큼 치밀하지 못함을 감추기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이 영화의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보려고 검색했더니 결말에 대한 해석들이 여러 갈래로 많이 나오더군요.(꼬리에 꼬리를 물면 끝은 보이지 않아요.) 마지막 분위기로 봐서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해석에 대해 말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용두사미격으로 완벽한 구성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요? (기대 했었어요. 영화보는 중에 '과연 이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그리고 이 영화의 작가는 이 것을 풀어낼 만큼 뛰어난 것인가' 라구요. 결국 실망해서 이렇게 말이 많아졌나봐요;;)
개인적으로 멜로의 최고의 재미는 미묘한 감정의 굴곡을 '직접적인' 대사나 연기나 상황 없이 진행하며 그 속에서 느겨지는 긴장감과 좀 더 심화된 감정이입이 아닌가 생각해요. 하지만, 이 영화는 주연들의 말이 많은 영화, 일종의 '여백의 미'와 같은 억제된 표현을 통한 연기와 상황이 부족했으며, 스토리에 치중했으나(스토리는 물론 중요하지만 좀더 무게를 두었다고 생각해요.), 그마저도 완전치 못한 상업적인 영화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비난모드;)
재미가 없었냐라고 물으신다면 재미있었어요. 유치(;;)한게 재밌다는 말을 들었어요. sf 속에 멜로는 있었지만, 멜로 속에 sf가 들어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따지면서 영화를 무슨 재미로 볼까요. 저는 다만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것이 (조금) 많아서, 아쉬워서 이런 글을 남겼어요. 또, 언제나와 같이 그 때의 생각은 기억해두자라는 다짐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나요.(최대한 스포는 없애려고는 하지만, 이 한마디는 조금 위험) 조금 시간이 지나서 제 글을 다시 보면 '이게 나 맞아? ㅎㅎ'라는 생각이 들수 있도록 말이죠. 블로그놀이도 너무 안했구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만 써야겠어요. 정리도 못했군요. '매우' 슬프거나 아름다운 영화는 아니지만, 심플하면서도 가벼운 감동을 원하신다면 추천해드려요.
본래 블로그에 미리 써논 전문입니다. 뭔가 불안한 마음이 있어서 공개를 하지 못했어요. 리뷰를 쓰고나서 평점이나 다른 리뷰를 보는 편이라 이번에도 그랬는데, 예상외로 아주 높은 평을 받았더군요. 물론 극히 개인적인 주관에 불과하지만, 괜시리 공개했다가 욕만 먹는게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생겨서요. 취미가 이런식으로 감상평이나 리뷰를 쓰는 것인데, 계속 쓰다보니 무언가 가공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 놀이를 시작했던 것인데, 이번엔 뭔가 찝찝해요.(영화가 아니라.) 존경하는 짱공인님들께 보여드리고 욕먹는게 그래도 편하겠단 생각이 들어서 올려요. 태클좀 주세요.